올해 수도권 착공 7만7894가구···연간 목표의 29% 그쳐135만가구서 147만가구로 목표 확대···공급 속도는 제자리수도권 착공 83% 민간이 담당···공공 확대만으로는 한계
이재명 정부가 출범 후 첫 주택 공급대책에서 수도권 135만가구 착공을 약속한 지 1년이 지났지만, 첫해부터 공급 실적이 목표에 크게 못 미치고 있다. 정부가 공급 확대를 위해 추가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당초 계획의 실행력을 둘러싼 우려도 커지고 있다.
8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1~7월 수도권 주택 착공 물량은 7만7894가구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 늘었지만, 정부가 지난해 9·7 주택공급 확대방안에서 제시한 올해 착공 목표 26만9000가구와 비교하면 달성률은 29.0%에 그친다. 서울도 같은 기간 1만9507가구가 착공돼 연간 목표 6만8000가구의 28.7% 수준이다.
정부는 지난해 9월 7일 이재명 정부의 첫 주택 공급대책을 발표하면서 2026~2030년 5년간 서울·수도권에 총 135만가구를 신규 착공하겠다고 밝혔다. 연평균으로는 27만가구다. 과거 공급대책에서 주로 사용했던 인허가 기준이 실제 준공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지적을 감안해 이번에는 착공을 기준으로 목표를 관리하겠다고 명시했다.
문제는 약속한 첫해부터 공급 속도가 계획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 연간 목표를 달성하려면 8~12월 5개월 동안 수도권에서 19만1106가구를 추가로 착공해야 한다. 월평균으로 환산하면 약 3만8200가구다. 7월 한 달간 수도권에서 착공된 물량이 1만2690가구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남은 기간 현재보다 약 세 배 많은 착공이 이어져야 한다.
정부가 손을 놓고 있었던 것도 아니다. 올해 1월에는 기존 공급계획에 수도권 6만가구를 추가하는 방안을 내놨고, 8월 13일에는 다시 수도권 23만가구+α 규모의 주택 신속공급 방안을 발표했다. 기존 135만가구에 2030년까지 12만가구 이상을 추가해 임기 내 147만가구 이상을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수도권 연평균 공급 목표도 기존 27만가구에서 29만4000가구로 높아졌다.
당초 목표조차 달성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공급 물량을 더 늘린 셈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2010~2025년 수도권에서 연간 29만4000가구 이상 주택을 착공한 해는 2015~2017년과 2019년 등 네 차례뿐이다. 지난해 수도권 착공 물량은 16만7000가구로 새 목표의 56.8%에 그쳤으며, 최근 5년 평균 역시 18만1000가구 수준이다.
특히 정부가 추가 공급을 발표할수록 실제 사업장에서는 넘어야 할 과제도 늘어난다. 공공택지의 경우 토지 보상과 이주·철거, 각종 인허가 등 사업 단계마다 시간이 필요하고, 민간사업은 공사비와 금융비용 상승,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자금조달 여건이 발목을 잡고 있다.
공급 목표의 대부분을 민간이 담당한다는 점도 변수다. 건산연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수도권 주택 착공 물량의 83.4%가 민간에서 나왔다. 공공택지와 공공주택 착공을 앞당기는 것만으로는 전체 공급 목표를 채우기 어렵다는 의미다. 민간 주택사업의 사업성이 회복되고 분양시장이 정상화돼야 공급 확대가 실제 착공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정부가 올해 공급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하반기 공공 물량을 집중적으로 늘리더라도 민간 착공이 따라붙지 않는다면 한계가 있다. 정부 역시 공공택지에서 LH 직접시행을 확대하고 사업기간을 단축하는 등 공공의 역할을 강화하고 있지만, 전체 착공 물량에서 민간이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하면 시장 회복 없이는 목표 달성이 쉽지 않다.
건설업계에서는 공급 물량을 추가로 발표하는 것보다 기존 사업의 착공을 실제로 앞당기는 것이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공공 물량을 늘리는 것만으로는 수도권 전체 공급 목표를 달성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민간이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금융비용과 사업성 문제를 풀어주는 것이 병행돼야 실제 착공 물량이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올해 하반기 공공 물량이 집중되는 만큼 연간 목표 달성 여부를 아직 예단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공공주택 착공은 사업 일정상 하반기에 몰리는 경향이 있는 만큼 연말까지 실적이 얼마나 늘어날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
다만 정부가 9·7 대책을 발표한 지 1년 만에 당초 135만가구에서 147만가구 이상으로 공급 목표를 다시 끌어올렸다는 점에서 실행력에 대한 부담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미 지난 10년간 공급에 대한 압박으로 정부가 내놓은 목표 물량 규모가 과도해진 상황"이라며 "새로운 목표를 계속 내놓기보다 기존 공급계획을 실제 착공과 입주로 연결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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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주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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