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가상자산 과세 내년 강행···학계 "소득 분류부터 다시 손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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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 과세 내년 강행···학계 "소득 분류부터 다시 손봐야"

등록 2026.09.03 15:47

한종욱

  기자

과세 인프라 미비·형평성 논란 지속가상자산 통합 과세 체계 필요성 대두민병덕 "9월 중 공청회···쟁점안 조율"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문진석 의원실, 디지털자산 거래소 공동협의체 주관으로 '가상자산 과세 체계 점검 토론회'가 열렸다. 사진=한종욱 기자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문진석 의원실, 디지털자산 거래소 공동협의체 주관으로 '가상자산 과세 체계 점검 토론회'가 열렸다. 사진=한종욱 기자

내년 가상자산 과세 시행을 앞두고 현행 과세 기준을 손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매매뿐 아니라 채굴과 스테이킹, 렌딩 등 거래 방식이 다양해졌지만 현행 세법은 가상자산 소득을 기타소득으로 분류하고 있어서다. 세 차례 과세를 유예한 만큼 시행에 앞서 소득 분류와 과세 형평성 등 남은 쟁점을 정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가상자산 과세 체계 점검 토론회'에서는 과세 시행을 앞두고 제도 정비 방향이 논의됐다.

현행 소득세법은 2027년 1월 1일 이후 가상자산을 양도하거나 대여해 얻은 개인 소득을 기타소득으로 분리과세하도록 규정한다. 연간 손익을 합산해 250만원을 공제한 뒤 초과분에 20%를 과세한다. 지방소득세를 포함한 실효세율은 22%다.

가상자산 과세는 당초 2022년 시행될 예정이었지만 과세자료 확보와 신고·납부 지원 체계 부족, 이용자 보호 장치 미비 등의 이유로 세 차례 유예됐다.

학계는 제도가 시행 시점만 조정됐을 뿐 세법상 구분 기준은 충분히 정비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매매·교환·지급에 따른 처분 차익과 ▲채굴 ▲스테이킹 ▲렌딩·예치 ▲유동성공급(LP) 보상은 발생 구조가 다르지만, 현행법은 이를 양도·대여에 따른 기타소득의 범주로 규율하기 때문이다.

"세밀한 구분 필요···조세 형평성도 재검토해야"


박종수 한국조세법학회장 겸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단순 보관형 예치와 사업자가 이용자 자산을 운용하는 소비대차형 예치를 어떻게 구별할지, 스테이킹과 렌딩을 대여로 볼 수 있을지도 명확하지 않다"고 진단했다.

금융투자자산과의 세 부담 형평성도 주요 과제로 거론됐다. 국내 상장주식 일반 투자자의 장내 매매차익은 원칙적으로 비과세인 반면, 가상자산 투자자는 연간 순이익이 250만원을 넘으면 과세 대상이 된다. 해외주식은 양도차익을 양도소득으로 과세하지만 가상자산 매매 차익은 기타소득으로 분류된다.

박 교수는 "해외주식과 가상자산은 세율과 기본공제, 다음 해 5월 확정신고라는 구조가 비슷하지만 소득 분류는 다르다는 점"이라며 "투자상품 간 과세 형평성도 향후 검토 과제"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안으로 '가상자산투자소득세' 체계 도입을 제안했다. 가상자산에서 발생한 수익을 모두 별도의 하나의 소득종류로 통합하는 방식이 아니라 거래별 경제적 실질에 맞춰 기존 소득 체계에 배분하자는 구상이다.

김갑순 동국대학교 회계학과 교수는 현행 기타소득 일괄분류의 출발점이 경제적 실질보다는 회계 기준상 자산 분류에 있었다고 분석했다. 2020년 제도 설계 당시 국제회계기준 해석위원회(IFRIC)가 가상자산을 무형자산으로 분류한 점이 세법상 기타소득 분류의 근거로 활용됐다는 설명이다.

김갑순 교수는 IFRIC 판단이 가상자산을 현금·금융상품·재고자산으로 분류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 무형자산이라는 잔여 범주에 넣은 측면이 있다고 봤다.

김 교수는 "일반적인 전통 무형자산과 달리 가상자산은 가격 변동이 크고 반복 매매가 일반적이어서 매매차익의 자본이득 성격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제도 미비 공감···민병덕 "9월 중 공청회열 것"


김경하 한양사이버대학교 교수는 거래 유형별 구분 과세뿐만 아니라 실제 집행 가능성과 납세협력비용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과세 기준을 세분화하더라도 이를 뒷받침할 자료 체계가 없으면 납세자에게 이행하기 어려운 계산 의무를 부과할 수 있다는 취지다.

그는 복수 거래소와 개인지갑, 해외 사업자, DeFi 서비스를 함께 이용하는 투자 환경에서 취득가액과 거래 시점, 보상 수령 내역을 통합 관리하는 체계가 필요하다고 봤다.

끝으로 김태경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2020년 제도 도입 이후 약 6년의 시간이 있었음에도 가상자산 소득 분류에 대한 근본적인 정비가 이뤄지지 않은 점은 아쉽다"며 "가상자산만의 과세 문제로 접근하기보다 전체 금융·투자소득 과세체계 속에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한편 디지털자산기본법을 둘러싼 논의도 이달부터 본격화할 전망이다.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토론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9월 중 기본법 관련 공청회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쟁점인 대주주 지분 제한과 관련해서는 "청와대가 (대주주 지분 제한) 필요성을 느끼는 만큼 잘 조율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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