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영풍, 환경정화 비용 축소 논란···감사인 '핵심자료 못받아' 진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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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풍, 환경정화 비용 축소 논란···감사인 '핵심자료 못받아' 진술

등록 2026.09.01 16:56

신지훈

  기자

석포제련소 오염면적·매출감소 효과 누락 확인감사절차 확대 필요성 뒤늦게 밝혀져회계법인, 정보 불충분이 판단 영향 인정

1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환경보건시민센터 영풍석포제련소 폐쇄 촉구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팻말을 들고 있다. 2025.7.1 사진=연합뉴스1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환경보건시민센터 영풍석포제련소 폐쇄 촉구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팻말을 들고 있다. 2025.7.1 사진=연합뉴스

영풍이 환경정화 관련 충당부채 등을 과소계상해 금융당국으로부터 중징계를 받은 가운데, 외부감사를 담당한 회계법인이 감사 과정에서 변경된 정부 공문과 추가 토지정화계약서 등 핵심 자료를 회사로부터 제시받지 못했다고 증권선물위원회에 진술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인은 관련 자료와 사실을 당시 알았다면 감사절차를 확대해 보다 합리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었을 것이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1일 금융위원회가 최근 공개한 제10차 증권선물위원회 의사록에 따르면 영풍의 외부감사를 맡았던 한 회계법인은 2021~2022년 감사 당시 변동된 정부 공문과 토지정화계약서를 요청했지만, 영풍이 관련 정부 공문과 추가 토지정화계약서를 감사인에게 제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감사인은 당시 재경 및 제련소 담당자들과 인터뷰도 진행했지만 변경된 상황이나 관련 사실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금융감독원 감리 과정에서 영풍 석포제련소 임직원이 오염면적을 축소한 혐의로 형사기소된 사실과 오염지역 중 누락된 곳이 있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고 진술했다.

감사인은 당시 가장 신뢰성이 높은 감사증거로 판단했던 정부 공문에 왜곡 가능성이 있었다는 사실을 감사절차만으로 발견하기 어려웠다고 밝혔다. 제련소 담당자들을 대상으로 한 인터뷰에서도 오염면적 축소 혐의 등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한 증선위원이 "당시 감사할 때는 회사가 자료를 충분히 제공하지 않아 그 한계로 판단할 수 없었다는 것으로 이해하면 되느냐"고 묻자 감사인은 "그러함"이라고 답했다.

이어 관련 자료나 사실을 당시 알았다면 감사절차를 확대해 보다 합리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었을 것이라는 취지로 답했다.

영풍 직원이 감사인과의 인터뷰에서 석포제련소 환경오염 정화와 관련해 실제 정화가 가능한 면적이 20~30%에 불과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사실도 의사록에 담겼다.

감사인은 과거 감사 당시 회사 측 인터뷰 내용을 전하며 "제련소 담당자가 회사가 설정한 충당부채 면적 중 실질적으로 정화 가능한 면적이 20~30% 수준이라고 답변했다"고 밝혔다.

환경 제재에 따른 조업정지 효과를 반영하는 과정에서도 업데이트된 자료가 감사인에게 전달되지 않았다는 진술이 나왔다.

회계법인 관계자는 "금감원 감리 중에 알게 된 업데이트된 자료는 제시되지 않았다"며 "회사가 제시한 60일 매출 감소 효과를 감사시점 기준으로 영업손익과 비교한 결과 금액 차이가 크지 않아 회사 주장을 수용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업데이트된 90일 매출 감소 효과 보고서를 감사인에게 제시했다면 수정 검토를 권고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해당 감사인은 금감원이 지적한 회계처리가 회사의 기존 회계처리보다 더 타당하다는 취지의 입장도 내놨다. 감사 당시 확보할 수 있었던 자료와 이후 감리 과정에서 확인된 자료 사이에 차이가 있었으며, 추가 자료가 감사 당시 제공됐다면 감사인의 판단 역시 달라질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업계에서는 감사의견 형성에 필요한 중요 정보가 감사인에게 충분히 제공되지 않을 경우 감사 판단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감리 과정에서 중요 자료가 제출되지 않거나 감사의견 형성에 필요한 중요 정보가 감사인에게 충분히 제공되지 않는다면 감사인이 적정한 판단을 내리는 데 영향을 줄 수 있다"며 "회계감사의 전제가 되는 정보의 투명한 제공은 결국 재무정보와 자본시장에 대한 신뢰와 직결되는 문제"라고 말했다.

앞서 증선위는 영풍이 2021년부터 2024년까지 석포제련소 주변 토양·지하수 정화비용과 관련한 충당부채를 인식하지 않거나 과소계상하는 등 회계처리기준을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환경 제재에 따른 조업정지 영향을 유형자산 손상평가에 충분히 반영하지 않았다는 점도 지적했다.

증선위는 전 대표이사와 전·현직 임원에 대한 해임·면직 권고와 재무제표 시정 요구, 감사인 지정 3년 등의 조치를 의결했다. 금융위는 영풍에 204억7410만원의 과징금도 부과했다.

영풍은 금융당국의 제재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석포제련소의 토양·지하수 정화비용에 대한 회계처리는 회계적 판단의 차이일 뿐이라는 게 영풍의 입장이다. 반면 금융당국은 이미 확정된 정화의무를 재무제표에 제대로 반영하지 않은 고의적 회계처리 위반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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