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예적금 대신 '콘서트 티켓' 던졌다···음악에 빠진 은행권

금융 금융일반

예적금 대신 '콘서트 티켓' 던졌다···음악에 빠진 은행권

등록 2026.08.29 13:00

김다정

  기자

KB·우리·기업銀, 대형 음악 축제로 고객 접점 넓히기 총력전사회공헌과 브랜드 제고를 동시에···진화하는 '문화 마케팅'

사진=우리금융사진=우리금융

극심한 무더위가 한풀 꺾이자 금융권이 가을 콘서트로 고객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금리 경쟁만으로는 차별화된 고객 유인이 어려워진 금융 환경 속에서 '문화' 카드를 꺼내 들고 가을철 고객 접점 확대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우리·IBK기업은행 등은 이번 가을 대규모 음악 행사를 잇따라 개최한다. 자사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티켓 응모 이벤트를 전개하며 본격적인 '가을 마케팅'에 돌입했다.

우리금융은 오는 9월 19일 과천 서울랜드에서 '2026 우리 모모콘'을 개최한다. 지난 2023년부터 시작해 올해로 4회째를 맞은 모모콘은 음악 공연과 결합한 금융권 대표 사회공헌 활동으로 자리를 잡았다.

단순한 공연 관람을 넘어 고객 참여형 사회공헌 콘서트로, 관람객의 발걸음이 곧 기부로 연결되는 체험형 프로그램 '함께터치'를 선보인다. 현장에는 8개 주요 NGO 단체가 참여하는 'NGO 타운'과 발달장애인의 자립과 일자리 창출을 돕는 '굿윌스토어' 부스, 대한체육회 공식 파트너로 운영되는 '팀코리아' 스포츠 미니게임 체험존 등 관객이 직접 즐길 수 있는 나눔 공간도 함께 운영된다. 특히 이날 그룹 차원의 대규모 사회공헌 계획도 발표할 예정이다.

올해 행사는 처음으로 서울랜드에서 열려 관람객 전원에게 서울랜드 자유이용권을 제공해 콘서트와 놀이공원을 하루에 함께 즐기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할 계획이다.

같은 날 KB국민은행도 'KB 조이올팍 페스티벌 2026'을 개최하며 맞불을 놨다. 인기 아티스트들의 공연과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결합한 대규모 음악 축제로, 내달 19일과 20일 양일간 서울 올림픽공원 88잔디마당에서 열린다.

올해는 공연뿐 아니라 체험형·참여형 프로그램을 확대했다. 플리마켓과 푸드존·참여형 체험부스·포토존 등 다양한 공간을 마련해 공연 전후에도 축제의 즐거움을 이어갈 수 있도록 했다.

기업은행은 오는 10월 3일부터 4일까지 일산 킨텍스에서 '2026 입크페스티벌'을 연다. 2023년 시작된 기업은행의 대표 브랜드 축제로 음악과 다양한 체험 콘텐츠를 통해 고객과 소통하는 문화 행사다.

올해는 개인 고객과의 접점을 확대하기 위해 기존 1일 행사에서 이틀 행사로 규모를 확대했다. 공연과 함께 푸드존, 이벤트존, 홍보 부스 등 체험 공간도 운영해 방문객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축제의 장을 마련했다.

이처럼 은행들이 앞다퉈 대중적인 문화 행사를 여는 것은 사회공헌을 통해 상생금융을 확장하는 동시에 미래 주력 고객인 젊은 세대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특히 과거 은행권의 사회공헌이 취약계층에 대한 금융 지원이나 연말연시 일회성 기부 등 '일방향적'으로 이뤄지던 모습과 뚜렷한 대조를 이룬다. 음악과 공연이라는 대중적인 매개체를 활용해 상생과 나눔, ESG(환경·사회·지배구조)의 가치를 자연스럽게 전파하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능동적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최근 금융권을 향한 '이자 장사'라는 비판적 시선을 완화하고, 사회적 책임을 성실히 이행하는 따뜻한 금융사로서의 긍정적 브랜딩을 구축하는 데도 큰 몫을 하고 있다.

여기에 모바일 뱅킹 앱을 통한 티켓 응모 방식은 디지털 전환기에 접어든 은행권의 핵심 '락인(Lock-in)' 공식으로 자리 잡았다. 앱에서 '클릭 몇 번'으로 참여할 수 있는 문화 이벤트를 전면에 배치한 것이다. 인기 아티스트의 공연을 보기 위해 모바일 앱을 다운로드하고 매일 접속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은행의 디지털 플랫폼에 안착하는 효과를 노린다.

차별화된 브랜드 경험 제공을 통한 '팬덤 형성'도 주요 성과다. 독점적인 경험을 통해 고객에게 해당 은행 브랜드에 대한 강력한 이미지를 만들어 장기적 관점에서 고객을 '팬'으로 만드는 전략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융 상품의 스펙만으로는 고객에게 차별화된 가치를 전달하기 어렵다"며 "인기 아티스트가 총출동하는 콘서트 마케팅으로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동시에 브랜드 팬덤을 형성하며,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에 자연스럽게 접근하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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