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헬기용 '눈', 군함에 이식···한화, 전자광학 기술 해상 확대

산업 중공업·방산

헬기용 '눈', 군함에 이식···한화, 전자광학 기술 해상 확대

등록 2026.08.14 17:05

이건우

  기자

군수지원함·구조함 4척 전자광학관측장비 탑재LAH용 TADS 기술 활용···'현존전력 극대화' 사업 속도

그래픽=이찬희 기자그래픽=이찬희 기자

헬기에 달던 '눈'이 군함으로 옮겨간다. 한화시스템이 소형무장헬기(LAH)에 적용한 전자광학 기술을 해군 군수지원함과 구조함에 탑재한다. 새 함정을 건조하는 대신 이미 검증된 장비를 기존 함정에 적용해 야간·악천후 작전 능력을 끌어올리는 방식이다.

14일 한화시스템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달 국방기술품질원과 '군수지원함 및 구조함 전자광학관측장비(EO·IR) 탑재 사업' 계약을 체결하고 개발에 착수했다. 대상은 해군이 운용 중인 군수지원함 1척, 수상함구조함 2척, 잠수함구조함 1척 등 총 4척이다.

전자광학관측장비는 카메라와 적외선 센서 등을 활용해 주변 물체를 탐지하고 식별하는 장비다. 야간이나 안개·비 등 시야가 제한된 상황에서도 주변 상황을 확인할 수 있다.

기존 함정에는 이런 장비가 충분히 갖춰지지 않았다. 전투함에는 표적 탐지와 사격통제를 위한 전자광학추적장비(EOTS)가 탑재되는 반면 군수지원함과 구조함 등 일부 비전투함은 건조 당시 장비 탑재를 고려하지 않은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한화시스템은 LAH용으로 개발한 표적획득지시장비(TADS)를 해상 플랫폼에 맞게 적용하기로 했다. TADS는 헬기에서 정찰과 표적 탐지·식별, 타격을 지원하는 장비다. 항공기에 탑재하기 위해 크기와 무게를 줄인 만큼 기존 함정에 장착할 때도 유리하다는 판단이다.

특히 TADS는 영하 35도에서 영상 55도까지의 운용 환경과 간접 낙뢰 등 항공용 군 요구조건을 충족했다. 군 규격 적합성 판정을 받고 양산 체계까지 확보한 상태다. 검증된 장비를 다른 플랫폼에 적용해 개발 기간과 위험을 줄이는 것이 이번 사업의 핵심이다.

기존 함정에 장비를 추가하는 만큼 설치 공간과 중량 등 제약도 해결해야 한다. 한화시스템은 기존에 확보한 국방규격 등을 활용해 2년 안에 전력화한다는 계획이다.

장비가 포착한 영상은 작전영상전송체계와 연동해 지휘부와 다른 함정에 실시간으로 공유할 예정이다. 단순히 함정의 '시야'를 넓히는 데 그치지 않고 주변 상황을 여러 플랫폼이 공유하는 상황인식·지휘통제 능력까지 높이겠다는 것이다.

이번 사업은 한화시스템이 항공 분야에서 확보한 전자광학 기술을 해상으로 확장한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한화시스템은 차기고속함(PKX-A), 차기호위함(FFX-I·II·III), 차기상륙함(LST-II) 등에 EOTS와 적외선탐색추적장비(IRST)를 공급해왔다. 한국형 차기구축함(KDDX)용 EOTS도 개발하고 있다.

항공 분야에서는 KF-21에 탑재되는 전자광학 표적추적장비(EO TGP)와 항공용 IRST 기술도 확보했다. 한 플랫폼에서 개발한 기술을 다른 무기체계로 확장하면서 연구개발 투자 효율을 높이는 전략이다.

이런 방식은 군에도 장점이 있다. 신규 함정을 건조하는 데는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필요하지만 기존 전력에 검증된 장비를 추가하면 상대적으로 빠르게 성능을 높일 수 있다. 전력 공백을 최소화하면서 기존 무기체계의 활용 기간을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군이 노후 무기체계의 성능을 개량해 활용하는 '현존전력 성능 극대화'에 힘을 싣고 있는 만큼 관련 시장도 커질 가능성이 있다. 한화시스템 입장에서는 이미 전력화한 기술을 다른 플랫폼에 적용하는 방식으로 새로운 사업 기회를 확보할 수 있다.

유문기 한화시스템 해양사업부장은 "앞으로도 군의 요구사항을 선제적으로 파악하고 현존 전력의 성능을 극대화할 수 있는 최적의 솔루션을 공급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