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의원 집중 공세···"시장 혼란·피해만 키웠다""상장폐지·국정조사 필요···정책 결정과정 규명해야"전문가들 "투자금액보다 투자비율 규제가 실효적"

삼성전자·SK하이닉스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를 시장에서 퇴출해야 한다는 주장이 국회에서 제기됐다. 정책 취지와 달리 증시를 '카지노판'으로 만들고 개인투자자 피해를 키웠다는 이유에서다. 전문가들은 투자금액 규제보다 투자비율 관리 등 실효성 있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21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우리 주식시장, 이대로 괜찮은가-롤러코스터 삼전닉스 레버리지 ETF' 정책토론회는 최근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를 둘러싼 시장 혼란과 투자자 피해를 진단하고 제도 개선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종욱·박수영·김장겸 국민의힘 의원이 공동 주최한 이날 토론회에는 김대종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와 조동근 명지대학교 경제학과 명예교수, 윤재홍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 수석연구위원,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 편은비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 등이 참석했다.
장동혁 대표 등 한 자리에 모인 국민의힘 의원들은 단일종목 레버리지를 정부의 대표적인 정책 실패로 규정하며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이들은 해당 상품이 개인투자자 피해를 키우고 국내 증시를 '카지노', '강원랜드'로 전락시켰다며 시장 퇴출과 단계적 상장폐지 필요성을 제기했다. 아울러 정책 추진 과정 전반에 대한 감사원 감사와 국정조사를 통해 책임 소재를 명확히 규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날 발제를 맡은 김대종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가 충분한 검토 없이 도입되면서 개인투자자 피해와 시장 변동성을 키웠다고 비판했다. 그는 "상장 40여일 만에 정부가 사실상 실패를 인정하고 보완책을 내놨지만 미봉책에 불과하다"며 "건전한 주식시장 육성을 위해서는 시장 안정과 투자자 보호를 최우선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레버리지 ETF는 미수와 신용거래를 제한하고 현금 거래만 허용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정부가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는 정책을 추진할 때는 충분한 검토와 시장 여건을 고려해 투자자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 "증시 변동성 증폭···상폐보단 배율 낮춰야"
토론자로 나선 조동근 명지대학교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단일종목 2배 레버리지 ETF는 시장 변동성을 크게 증폭시킨 최악의 패착"이라며 "변동성이 커질수록 개인투자자의 자산은 음의 복리 효과로 빠르게 훼손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다만 조 명예교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를 당장 시장에서 퇴출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봤다. 그는 "투자자 보호를 이유로 상장폐지를 추진하기보다 충격을 줄일 수 있는 완화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현실적인 대안"이라며 "현재 2배인 추종 배율을 최대 1.1배 수준으로 낮추거나 예탁금을 현행 1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높여 투자 진입 장벽을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윤재홍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 수석연구위원은 단일종목 레버리지가 목표 배율을 유지하기 위해 매일 기초자산 익스포저를 재조정하는 과정에서 시장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가격이 오르면 더 사고 내리면 더 파는 방향으로 리밸런싱이 이뤄지는 구조적 특성상 지수의 상승과 하락을 모두 증폭시키는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며 "순자산과 거래대금이 급증한 만큼 투자자 보호 장치를 보다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윤 수석연구위원은 단일종목 레버리지가 일반 지수형 레버리지 ETF보다 변동성이 큰 만큼 현행 투자자 교육도 보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현행 의무교육보다 실제 손익 시나리오와 변동성 잠식 효과를 체감할 수 있는 교육으로 개편하고, 최초 1회 교육도 정기적으로 갱신하는 방식으로 실효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외에 유사하거나 대체 가능한 상품이 지속적으로 출시되고 있는 만큼 국내 규제의 영향과 해외 상품으로의 자금 이동 가능성도 함께 살펴봐야 한다"며 "투자금액 한도보다 개인 자산 대비 투자비율 한도를 설정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투자자의 정당한 선택권을 과도하게 위축시키지 않도록 데이터에 근거해 규제를 정교하게 설계하고 효과도 지속적으로 점검해야 한다는 말도 곁들였다.

개인투자자 "코스닥 TF 구성 및 국정감사 필요"
개인투자자를 대표한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출시 이후 코스닥 시장의 거래가 급감하고 유동성이 크게 위축됐다"며 "정부가 코스닥 활성화 TF를 꾸리고 침체된 시장을 살리기 위한 종합 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공매도 세력이 코스닥을 집중 공략하면서 개인투자자 피해가 커지고 있다"며 한시적 공매도 금지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정 대표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 레버리지 거래 규모가 코스닥 거래량을 웃돌 정도로 시장 왜곡이 심화됐고 외국인의 대규모 차익 실현과 반대매매 증가까지 겹치며 개인투자자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며 "대다수의 투자자는 상장폐지를 원하고 있고 즉각적인 상장폐지가 어렵다면 단계적인 폐지 절차라도 추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정 대표는 정부의 정책 결정 과정도 문제 삼았다. 그는 "공청회와 여론조사, 전문가 자문, 개인투자자 의견 수렴, 부작용 검토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정부가 답해야 한다"며 "정책 추진 과정이 떳떳하다면 국정조사를 거부할 이유가 없다"고 촉구했다.
끝으로 편은비 국회 입법조사처 재정금융과 입법조사관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도입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국내 시장 특성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 정책이었다고 평가했다. 개인투자자 비중이 높고 모바일 거래가 활발한 국내 시장 특성을 감안해 정책 효과뿐 아니라 투자자에게 미칠 영향도 충분히 논의됐어야 했다는 지적이다.
편 조사관은 "광고와 마케팅도 초기부터 보다 엄격하게 관리했어야 했다"며 "변동성이 일정 수준을 넘을 경우를 대비한 대응 체계를 미리 마련하는 등 국내 시장에 미칠 영향을 사전에 검토하는 절차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뉴스웨이 박경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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