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 글로벌 디지털자산 업계와 여러 나라가 미국에서 막바지 입법 단계에 접어든 법안에 주목하고 있다. 페이먼트 스테이블코인 규율 체계를 확정한 GENIUS ACT에 이어, 포괄적으로 디지털자산 시장 규율 체계를 명확히 제도화하려는 Clarity Act(Digital Asset Market Clarity Act) 법안이 바로 그것이다.
상원 은행위원회는 하원에서 법안을 넘겨받아 더 정교하게 수정해서, 지난 1월과 5월 두 차례에 걸쳐 수정 버전을 공개했다. 한 번 더 수정될 예정이고, 앞으로 최종 법률로 성립되려면 상원에서 은행·농업 위원회의 법안 통합과 본회의 가결, 하원과의 조율(양원 협의회), 대통령 서명까지 이어지는 네 단계를 더 거쳐야 한다. 7월 20일 시작되는 주간에는 공직자 윤리 규정, 디파이 개발자 등에 대한 적용 면제 규정과 불법 금융에 대처하는 수사기관의 권한, 스테이블코인 보상 등을 둘러싼 이견을 한 번 더 조정한 새 버전이 공개될 예정이다. 8월 휴회 전에, 상원에서 법안을 처리할 시간은 대략 3주 정도밖에 없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물리적으로 일정이 매우 촉박해 법안 통과가 어려워질 수도 있다고 우려한다. 신속한 법안 처리를 강조하는 발언도 이어지고 있다. 신시아 루미스 상원의원은 지난 8일 의회 발언에 이어 X를 통해서도 "디지털자산 관련 포괄적인 규율 체계를 마련할 최고의 기회이자, 2030년 전에 실질적인 디지털자산 입법을 통과시킬 '마지막 기회'다. 법안 통과가 무산되면 다른 나라가 규칙을 먼저 쓰게 되고, 미국은 이를 따라잡는 데 다음 10년을 써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라이언 밴그랙 코인베이스 부사장도 법안은 "결승선까지 1야드만 남았다. 놓칠 수 없는 기회"라고 말했다. 회기 내에 처리되지 못하면 지금껏 공들여 온 법적 규율 체계의 공식적인 시행이 한참 늦어지고, 그 제도적 공백으로 시장의 불확실성이 지속될 수 있다. 형식 면에서 보면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미국이 금융·기술 부문의 패권을 틀어쥐기 위해 이미 설계를 마친 로드맵을 고려하면, 그러한 견해는 착시에 가깝다. Clarity Act 법안에 담긴 사안은 이미 실질적으로 시행되기 시작됐기 때문이다. SEC와 CFTC 간의 관할권 정리, 명확한 기준에 따른 혁신적 스타트업 규제 면제(혁신 샌드박스와 세이프 하버), 전통 금융기관의 커스터디(디지털자산 보관·관리 수탁) 장벽 제거, 그리고 자금세탁방지(AML) 체계 고도화 등 법안이 지향하는 핵심 가치는 최종 입법 전이지만, 기존 권한을 활용하는 연방 규제당국의 손끝에서 실무적으로 집행되고 있다.
그 장대한 움직임은 의사당이 아닌 백악관이 마련해 준 열쇠에서 비롯됐다. 금융·기술의 패권 확보와 국가 안보 차원에서 전략적 시행 방안을 마련하도록 지시한 대통령의 행정 명령과 대통령 직속 실무단이 그려낸 로드맵에 따라 일사불란하게 이행되고 있는 여러 조치를 '사후에 성문화'하는 것이 Clarity Act 법안이다. 우리가 미국이 설계한 '디지털 금융 제국'의 밑그림을 이해하고, 이미 실무적으로 작동을 시작한 사례들을 추적하고, 이것이 거시적으로 글로벌 디지털 금융 생태계에 주는 시사점을 냉철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는 이유다.
미국 대통령 직속 실무그룹이 설계한 로드맵
우리가 미국의 Clarity Act 법안 통과 여부에만 집중하면서 놓치고 있는 게 바로, 미국이 그 결정적 설계를 이미 마친 국가적 마스터플랜이다. 그 시작점은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서명한, "디지털 금융·기술 부문의 미국 리더십 강화"(Strengthening American Leadership in Digital Financial Technology)라는 제목의 행정 명령이다. 재무부, SEC, CFTC, FDIC 등 연방의 규제기관 수장들을 총망라하는 '디지털자산 시장 실무단'(President's Working Group, PWG)이 그 행정 명령에 따라 대통령 직속으로 전격 구성됐다. 단순한 정책 자문 기구가 아니며, 미국이 디지털 온체인 금융 부문의 주도권을 장악하기 위해 통제탑으로서 각 규제기관이 즉각 시행해야 할 실무적 지침과 입법 가이드라인을 180일 안에 조율해 낼 조직이었다.
PWG는 디지털자산 시장 생태계의 실상을 면밀히 연구한 내용과 기관 간 조율을 거쳐 마련한 마스터플랜을 종합 보고서에 담아 제출했고, 백악관은 2025년 7월 30일, 행정 명령과 같은 제목으로 된 그 역사적인 보고서를 만천하에 공개했다. 단순한 정책 제안서가 아니라, 미국 금융 시스템의 체질과 인프라를 디지털로 완전히 전환하기 위한 정교한 '액션플랜'이었다. ▲ SEC·CFTC의 자의적 해석을 배제하는 일원화된 디지털자산의 분류 기준 정립, ▲ 전통 금융기관의 디지털자산 수탁 및 결제 인프라 진입 장벽의 즉각적 완화, ▲ 미국이 통제하는 민간 페이먼트 스테이블코인을 통한 디지털 달러 영토 확장, ▲ 온체인 불법 자금에 대한 전방위 감시망 구축이 보고서의 핵심이다(번역본은 업비트 투자자보호센터 게시물 참조).
이 PWG 리포트에 담긴 실행 방안의 내용과 권고안은 놀랍게도 상원 은행위원회가 공개한 Clarity Act 법안 수정 버전의 세부 조문에 그대로 복사해 붙여 놓은 수준으로 반영되고 있다. 보고서에 담긴 로드맵 자체는 규제당국 수장들이 마련한 전략과 스스로가 실행할 방안이었기 때문에, 법률 제정 전이라도 규제당국은 가능한 권한 범위 내에서 실무적 이행에 들어갈 수 있었다. 의회는 사후적으로 그 실행 경로를 법적으로 탄탄하게 지지해 주는 역할을 맡은 것이다. PWG 리포트가 2025년 7월 공개된 순간부터 Clarity Act 체제가 이미 실질적 실행 궤도로 진입했음을 보여주는 몇 가지 실증적 사례가 있다.
❶ 2026년 3월 SEC가 발표한 증권법 적용 해석 지침: PWG 리포트의 로드맵을 실무적으로 이행하는 가장 구체적인 사례는 지난 3월 17일, SEC가 CFTC와 조율해 발표한 "특정 암호자산 및 암호자산이 결부된 트랜잭션에 대한 연방 증권법 적용 지침"이다. 종전 SEC 보좌진이 보수적 관점에서 발표했던 모든 지침을 무효로 돌리는 위원회 차원의 규칙성 지침으로, 비트코인·이더리움·XRP 등 16개 암호자산을 CFTC 관할인 '디지털 상품'(digital commodity)으로 전격 명시하는 등 암호자산을 5대 유형으로 분류했다.
나아가, 어떤 요건을 충족할 때 특정 암호자산이 '증권'을 구성하는 법적 굴레에서 벗어나 '상품' 영역으로 전환되는지, '투자 계약'의 목적물은 언제 그 계약에서 분리되는지, '분산원장 네트워크의 탈중앙화 성숙도'를 판단하는 기준은 무엇인지도 구체적으로 명시했다(번역본은 업비트 투자자보호센터 게시물 참조). 이 SEC의 획기적인 해석 지침의 논리와 핵심 구조는 지난 6월 1일 상원 은행위원회가 공개한 2차 수정 법안 조문에 그대로 이식되고 있다.
이는 곧, 의회가 독자적으로 법률을 만들어 규제당국에 일방적으로 하달하는 것이 아니라 그 수장들이 PWG 실무그룹의 구성원으로 보고서 작성에 참여한 SEC와 CFTC가 친-혁신 기조로 전환하고 두 기관이 실무적으로 완벽하게 합의하고 조율해 현장에서 집행하게 된 디지털자산 분류 표준과 규율 체계 그대로를 의회가 넘겨받아 성문화하고 있음을 뜻한다. 규제기관들은 그들이 이미 시행하고 있는 가이드라인이 법제화되도록 법조문 수정 과정에도 깊숙이 관여하고 있다. 따라서, Clarity Act 법안에 따른 관할권 정리는 사실상 이미 지난 3월에 끝났다고 볼 수 있다.
❷ 월가 자본의 커스터디 진입 장벽 제거와 규제-샌드박스: Clarity Act 제정으로 예상되는 엄청난 효과 중 하나는 월가 금융 자본의 온체인 금융 부문으로의 본격적인 유입이다. 디지털자산 커스터디 서비스를 제공하려던 전통 금융기관들은 고객 커스터디 자산을 기관의 재무제표상 부채로 인식해 적정 자본을 충당하도록 강제한 SEC '보좌진의 회계처리지침'(SAB 121) 때문에 커스터디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입할 수 없었다. 이 SAB 121은 SEC가 전통 금융권의 강력한 요구를 적극 수용하면서 2025년 1월 공식 폐지되고, 그와 같은 방향으로 규제를 창설할 수 없다는 내용도 PWG 리포트와 Clarity Act 법안에 반영되었다.
한편, 서비스 중개기관이 파산하더라도 고객이 맡긴 디지털자산은 법인 파산 재단에 귀속되지 않고 고객 자산으로서 고객에 최우선 반환되어야 한다는 법리 즉 '도산-절연'(bankruptcy remoteness) 원칙도 고객 재산 보호를 규정하는 Clarity Act 법안 제7편에 반영되었다. 규제기관은 이 원칙 또한 유권해석을 통해 선제적으로 적용을 시작했다. 블랙록의 비들(BUIDL) 등 토큰화 펀드로 유입된 대규모 자금에 대한 커스터디 서비스 개시는 그러한 규제 장벽 제거가 선행되었기에 가능했다.
또한, 책임 있는 규제 혁신을 규정하는 Clarity Act 법안 제5편에 명시된 초기 프로젝트를 대상으로 하는 '스타트업 규제 적용 면제'(세이프 하버) 역시 이미 작동하고 있다. SEC와 CFTC는 폭넓은 재량권과 '비-조치 의견서'(no-action letter) 제도를 활용해, 일정 요건을 갖춘 초기 기술 업체들에 적용 면제 기회를 부여하고 있다. 공식적인 법적 문서가 발효되기 전에, 시장의 핵심 플레이어들을 규격화된 운동장 내로 편입하는 실무적 이행이 이미 진행됐다. 중앙예탁기관에 예탁된 증권의 토큰화 및 매매 체계 역시 SEC가 2025년 12월과 올해 3, 4월에 내준 비-조치 의견서를 바탕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❸ 헌법상 표현의 자유를 보호하는 '적용 면제'와 초정밀 '불법 금융 대응 체계' 병행: Clarity Act 법안의 가장 세련된 법적 성취는 '인프라 레이어'와 '금융성 서비스 레이어'를 정교하게 분리한 대목이다. 사용자의 자산을 직접 보관·통제하지 않는 순수한 탈중앙화금융(DeFi) 개발자, 검증자, 비-위탁형 지갑(self-custodial wallet) 제조사들을 자금세탁방지 의무를 규정한 법률에 따른 '무인가 송금업자' 처벌 범주에서 원천 배제하고 있다. 이는 수정헌법 제1조의 '표현의 자유'를 원용하는 것이다. 1990년대 초반, 디지털 코드 수출 제한을 우회하는 소스 코드를 배포했다는 혐의로 기소됐다가 철회된 사건에서 "코드는 표현이다"(code is speech)라면서 정부가 통제할 수 없다고 했던 철학을 입법적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표현의 자유를 선언할 수 있는 이면에는, 법안 통과 여부와 무관하게 이미 총동원될 수 있는 미 재무부와 그 산하 기관의 초강력 법 집행이라는 방어막 때문이다. FinCEN(금융범죄단속네트워크)과 OFAC(해외자산통제국)은 기존의 은행비밀법(BSA) 등을 토대로 온체인 디지털 금융 전방위에 걸쳐 집행력을 강화하고 있다. 프라이버시 프로토콜 개발자들이나 비-위탁형 지갑일지라도 불법 자금의 세탁 경로로 지목되면 강력한 제재가 즉각 발동된다. Clarity Act 법안에는 PWG 리포트에서 권고한 '특별 조치' 등 보완 방안도 반영되고 있다.
Clarity Act 체제와 PWG 리포트에서 기획된 '양날의 검'과 같은 이중 감시 구조라 할 수 있다. 한편으로는, "개인의 사적 자유와 오픈소스 코드 개발을 보장"하며 천재적인 개발자들과 천문학적인 웹3 자본을 미국 법적 영토 안으로 유인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법적으로 보호해 주려는 시스템을 악용하는 모든 트랜잭션을 실시간으로 감시하고 해부할 수 있는 인프라 수준의 감시망을 가동하려는 것이다.
나아가 상원 은행위원회의 수정 법안 제903조에서는 FinCEN에 5년간 1억5000만 달러에 달하는 특수 예산을 배정해, 기본급 20%를 추가 인상하는 고액 연봉으로 전문가를 스카우트할 수 있게 허용하고 있다. 이는 실리콘밸리의 최고급 화이트해커와 온체인 포렌식 분석가들을 국가 안보 요원으로 대거 흡수해, 해킹이나 제재 회피 자금 경로에 대한 실시간 감시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뜻인데, 현장에서는 의회의 법안 통과 일정과 관계없이 예산 편성과 전문 인력 특채라는 행정 메커니즘이 맞물려 돌아가면서 그러한 초강력 국가 안보망 구축도 이미 시작됐다.
거시적 관점에서 Clarity Act 법안이 주는 시사점
클래러티 법안을 단순히 "미국의 디지털자산 규율 체계 입법안"이라는 시각으로만 바라봐서는 안 된다. 이 법안의 진정한 본질을 보아야 한다. 과거 브레턴우즈 체제를 통해 세계 기축통화라는 지위를 선점했던 미국이, 온체인 디지털 금융이라는 차세대 글로벌 영역에서도 달러의 지배력을 유지하며 크립토 부문 지배력도 강화하겠다는 목표에 맞춰 정교하게 설계한 "디지털 금융 패권 선언문"이 그 본질이다. 거시적 관점에서 Clarity Act 법안이 드러내는 야망은 두 개의 축으로 완성될 것이다.
❶ '중국식 디지털 감시' 체제에 맞서는 '미국식 표준의 확장': 법안 제605조(코인 자기-보관 보장법)에서는 "어떠한 연방기관도 미국인 유저가 합법적인 거래를 수행하기 위해 '자기-관리 지갑' 등을 이용해 스스로 디지털자산을 보관·관리할 능력을 금지, 제한, 침해할 수 없다"고 규정하여, 간접적으로는 Fed가 CBDC 발행을 주도하고 통화 정책 도구로 활용하는 것도 금지하고 있다. 이는 국가가 모든 개인의 트랜잭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통제하는 중국식 디지털 '판옵티콘' 체제를 근본적으로 거부하는 이념적 선언에 해당한다.
대신 미국은 디지털 달러인 페이먼트 스테이블코인 발행 권한을 연방정부의 엄격한 감독을 받는 Circle 같은 민간 발행사에 주고, 이를 통해 전 세계 웹3 결제 레이어의 표준을 달러-기반의 민간 스테이블코인으로 통일하면서, 동시에 미국 통제권 바깥에서 유통되는 역외 스테이블코인이 미국 표준에서 벗어나는지 그 실상을 파악해 언제든 2차 제재(secondary boycott)를 발동해 글로벌 유통망에서 배제할 수 있는 장치도 마련하고 있다. 민간의 자율성을 존중하는 측면 이면에는, 미국 재무부의 지휘 아래 글로벌 온체인 유동성을 달러 패권 아래에 결속시키는 고도의 전략이 숨어 있다.
❷ 온체인 헤게모니 장악을 위한 이중 트랙 설계: 미국은 Clarity Act 법안 및 선제적으로 시행되는 여러 조치를 입체적으로 결합해 디지털자산 생태계를 이중 구조로 재편하고자 한다. 그 두 축은 바로 ▲ 전통 금융(TradFi), 즉 제도권 뱅킹 레이어에서는 철저한 컴플라이언스 기준과 도산-절연 보호막 내에서 월가 자본이 수조 달러 유동성을 안전하게 굴리는 초고속 금융 도로를 구축하고, ▲ 탈중앙화금융(DeFi), 즉 오픈소스 프로토콜 레이어에서는 코딩의 자유와 자기-보관 권리를 보장하는 듯하지만, 실상은 FinCEN 등의 최첨단 온체인 감시망 아래에 완벽하게 포섭되도록 하는 기술 영역의 완성이다. 이처럼 정교하게 설계된 이중 트랙을 통해 미국은 글로벌 혁신 인재와 막대한 유동성을 흡수하며, 동시에 글로벌 디지털자산 시장에 미국 표준을 이식하는 소위 'Pax Cryptoca'를 꿈꾸면서 그 서막을 열고 있다.
미국이 주도해 나갈 미래는 이미 시작됐다
미국의 입법 절차가 다소 지연되거나 회기를 넘길 수 있다는 점만 보고, "미국의 규율 체계 도입은 아직 먼 미래의 일"이라고 생각하면 치명적인 오판이다. 2025년 1월의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 명령과 그해 7월 30일 발표된 PWG의 마스터플랜 보고서, 그리고 백악관은 미국 연방기관의 행정·규제 실무를 이미 완벽하게 통제하고 있고, 해당 기관들은 가이드라인과 실무 지침에 Clarity Act 법안에 담긴 기본 철학과 뼈대를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종 성립될 법률은 이미 현장에서 질주하고 있는 열차에 차단기를 열어주는 사후적 통과 장치에 불과하다. 안전장치에 대한 보호망이 법적으로 추가될 뿐이다.
글로벌 각국의 정책 설계자들과 디지털자산 업계는 이 엄중한 현실적 상황에 깊은 경각심을 갖고 준비 태세를 다져나가야 한다. 미국이 주도하는 표준이 글로벌 표준으로 굳어지는 건 이제 시간문제다. 우리가 명확한 법적 규율 체계 정립을 차일피일 미루는 동안, 월가의 자본은 미국의 법적 표준과 보호막을 등에 업고 온체인 디지털자산 영토를 선점해 나가고 있고, 미국 재무부는 모든 초국경 트랜잭션을 실시간으로 들여다볼 감시망 구축을 완성해 나가고 있다.
이제 우리에게 필요한 건 미 의회의 표결 결과를 그저 관망만 할 게 아니라, 이미 확립된 GENIUS Act 체제, 나아가 Clarity Act 체제를 기정사실화된 거시경제적 환경으로 받아들이고, 국내에서도 그에 상응하는 규율 체계를 정비하고 속히 독자적인 디지털 금융 영토 생존 전략을 수립하는 일이다.
미국이 그린 '팍스 크립토카'의 거대한 물결은 우리의 발등 위로 이미 차오르기 시작했다. 이 정교하면서도 거대한 디지털 금융 제국의 설계도 속에서 수동적으로 대응해 갈 것인가, 아니면 앞서 언급한 이중 트랙의 규율 틈새에서 생존하며 K-혁신의 기틀을 공고히 해나갈 것인가? 그 게임은 이미 시작됐고, 주사위가 던져진 지 오래다. 명철한 준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해붕 업비트 투자자보호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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