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렌트유·WTI, 한 달 만에 최고치 기록미국-이란 긴장, 원유 공급 차질 우려
세계 경제가 혼돈에 빠졌다. 케빈 워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을 선포한 가운데 국제유가는 한 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월가에서는 공급 부족으로 인해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까지 오를 것이라는 경고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청문회 출석한 케빈 워시 연준 의장 "인플레 잡을 것"
케빈 워시 미 연준 의장은 14일(현지시간) 미국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트럼프 행정부의 금리 인하 압박에 대해 "정치적 고려 없이 연준의 독립성을 유지하겠다"고 단호히 선을 그었다.
그는 "연준의 최우선 목표는 통화정책을 올바르게 운용하는 것"이라며 "위원들은 지속적으로 높은 수준의 인플레이션을 용납하지 않고, 물가 안정을 회복하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공유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책을 올바르게 운영할 것이고 지난 5년간의 물가 급등은 과거의 일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제유가 상승 속 진짜 위기는 '비축유 고갈'
워시 의장이 물가 안정을 외친 후 에너지 시장에는 초대형 악재가 터졌다. 미국이 이란에 대한 해상 봉쇄를 재개하면서 유가가 상승해 한 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15일 디지털자산 전문매체 비인크립토에 따르면 이날 ICE선물거래소에서 9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종가는 배럴당 85달러를 돌파했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8월 인도분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종가는 배럴당 79.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브렌트유는 상승세를 이어가며 6월 12일 이후, WTI는 6월 15일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시장 관계자들은 매일의 가격 변동보다 더 큰 위험은 향후 닥쳐올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예비 생산 능력이 얼마나 남아있는지 여부라고 지적한다.
원자재 데이터 회사 스파르타커머디티스의 수석 석유시장 분석가인 준 고는 중동 매체 알자지라와의 인터뷰에서 "원유는 전략적 석유 비축량이라는 완충 장치를 빠르게 잃어가고 있으며, 양측의 강경한 발언이 누그러질 때까지 급격한 가격 상승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는 전쟁 기간 내내 전략석유비축량(SPR)을 방출해 왔다. 전투가 격화될 때마다 그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비축량을 동원한 것이다.
준 고는 미국과 이란이 긴장을 계속 고조시킨다면 유가가 급등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원유 재고 부족 현상이 몇 주 안에 심각한 수준에 이를 것이며, 이는 실물 공급이 조속히 회복되지 않으면 가격이 급등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던 닐 채프먼 엑손모빌 수석 부사장의 경고와도 일맥상통한다.
월가 "국제유가 배럴당 100달러까지 오를 가능성 높아"
국제유가가 요동치면서 월가 주요 투자은행들을 중심으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선을 위협할 수 있다는 경고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TD증권의 바트 멜렉 글로벌 상품 전략 책임자는 "이번 상승세가 더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그는 "실물 공급 부족 위험이 실재하며 그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음이 분명해진다면, 100달러까지의 가격 상승도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미국 에너지부는 공급 부족 주장에 반박했다. 에너지부는 최근 군사적 지원을 받아 850만 배럴의 원유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했다며 이는 평상시 흐름과 유사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월가에서 유가 100달러 시나리오에 긴장하는 이유는 단순히 에너지가격 상승에 그치지 않고 글로벌 매크로(거시경제) 환경 전체를 흔들 수 있기 때문이다. 유가 상승은 고스란히 물가 상승 압력으로 이어진다. 이는 각국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 경로를 방해하고 고금리 장기화를 유도할 수 있다.
뉴스웨이 이윤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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