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 '거버넌스' 외쳤지만···홈플러스 파산에 내부 책임론 커진다

보도자료

MBK '거버넌스' 외쳤지만···홈플러스 파산에 내부 책임론 커진다

등록 2026.07.08 15:00

신지훈

  기자

경영진 인사조치·조직 쇄신 미비 논란주주가치·거버넌스 원칙 부합 여부 재조명광범위한 이해관계자 피해 우려

이의환 홈플러스 물품구매전단채 피해자 비상대책위원회 집행위원장이 2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정문 앞에서 열린 김병주 MBK 회장-김광일 홈플러스 공동 대표 겸 MBK 부회장 등에 대한 구속영장 재청구 촉구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이의환 홈플러스 물품구매전단채 피해자 비상대책위원회 집행위원장이 2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정문 앞에서 열린 김병주 MBK 회장-김광일 홈플러스 공동 대표 겸 MBK 부회장 등에 대한 구속영장 재청구 촉구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

홈플러스가 법원의 회생절차 폐지 결정으로 청산 가능성이 커지면서 최대주주 MBK파트너스의 책임경영과 내부 거버넌스(Governance)를 둘러싼 논란도 확산하고 있다. 투자기업에는 지배구조 개선과 책임경영을 강조해온 MBK가 정작 홈플러스 투자 실패에 대해서는 내부 책임 규명이나 조직 쇄신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8일 업계에 따르면 MBK는 기업 인수 과정에서 주주가치 제고와 자본 효율성, 책임경영을 핵심 투자 원칙으로 내세워 왔다. 최근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에서도 지배구조 개선과 경영 투명성 강화를 핵심 명분으로 제시했다.

반면 MBK가 2015년 인수한 홈플러스는 지난 3일 서울회생법원의 회생절차 폐지 결정으로 청산 가능성이 커졌다. 법원은 회생계획 이행에 필요한 약 2000억원의 운영자금 확보가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계에서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MBK가 외부에 강조해 온 거버넌스 원칙을 내부에도 동일하게 적용하고 있는지 되돌아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홈플러스 투자와 경영에 관여했던 핵심 경영진에 대한 공식적인 인사 조치나 책임경영 차원의 후속 조치가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고 있어서다.

홈플러스 경영 참여했던 김광일 부회장···현재도 MBK 핵심 경영진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은 2015년 홈플러스 인수 프로젝트를 주도한 핵심 인물 가운데 한 명으로 알려져 있다.

이후 홈플러스 대표이사를 맡아 경영에 직접 참여했으며 현재도 MBK파트너스 부회장으로 주요 투자와 경영 의사결정에 참여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MBK 인수 이후 점포 매각과 세일앤리스백(매각 후 재임차) 등을 지속해 왔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과정에서 투자 축소와 경쟁력 약화가 이어졌고 결국 기업회생 절차에 이르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홈플러스 회생절차가 폐지된 이후에도 MBK 내부에서는 투자 및 경영 실패와 관련한 공식적인 인사 조치나 책임경영 차원의 후속 조치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국내 주요 기업들은 대규모 경영 실패나 사회적 논란이 발생할 경우 최고경영자(CEO)를 교체하거나 경영진 쇄신에 나서는 사례가 적지 않다. 실제 MBK 포트폴리오 기업인 롯데카드는 대규모 고객정보 유출 사고 이후 조좌진 당시 대표가 "대표이사로서 마지막 책임을 지겠다"며 사퇴했다. 당시 기타비상무이사였던 김광일 MBK 부회장도 이사회에서 물러났다.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금융권에서도 대형 금융사고나 내부통제 실패가 발생하면 대표이사 교체 등 책임경영 차원의 인사가 뒤따르는 경우가 많다. 신세계 역시 스타벅스의 탱크데이 마케팅 논란 이후 대표이사를 교체한 바 있다.

반면 홈플러스는 회생절차 폐지로 약 1만2000명의 직원과 4600여개 협력업체, 투자자와 채권자 등 광범위한 이해관계자에게 피해가 예상된다. 체불임금 지원 등 정부 재정 투입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으며, 국민연금도 투자금 회수 불확실성이 커진 상태다. 보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홈플러스 상환전환우선주(RCPS) 공정가치 평가액을 0원으로 반영했다.

이처럼 사회적 파장이 큰 사안임에도 MBK 내부에서는 홈플러스 투자와 경영에 대한 책임경영 차원의 후속 조치가 확인되지 않으면서 책임론은 더욱 커지고 있다.

외부에는 거버넌스, 내부에는 책임론···"실패를 대하는 방식도 거버넌스"

재계에서는 이번 사태가 MBK가 그동안 강조해 온 거버넌스 원칙과 실제 내부 운영 사이의 간극을 보여주는 사례가 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MBK는 주요 투자기업을 대상으로 주주가치 제고와 책임경영, 자본 효율성, 지배구조 개선을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다. 최근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에서도 이러한 원칙을 핵심 논리로 내세웠다.

반면 홈플러스 사태에서는 투자 실패에 대한 내부 책임 규명이나 인적 쇄신이 가시화되지 않으면서 '외부에는 엄격한 거버넌스를 요구하면서 내부에는 다른 기준을 적용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재계 한 관계자는 "거버넌스는 평상시 원칙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실패 이후 어떤 방식으로 책임을 지느냐에서 드러난다"며 "홈플러스 사태는 국내 사모펀드의 책임경영과 내부 거버넌스를 다시 점검하는 계기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홈플러스 사태를 단순한 투자 실패를 넘어, 대주주인 MBK의 책임경영과 내부 거버넌스가 시험대에 오른 사례로 보고 있다. 특히 직원과 협력업체는 물론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가까지 이해관계자가 광범위한 만큼 향후 MBK가 어떤 후속 조치를 내놓을지도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