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조 차입 부담 속 IPO도 안갯속현금 확보 차질, 상장 재추진 난항
호텔롯데가 추진해온 롯데렌탈 지분 매각이 무산되면서 재무구조 개선 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차입금 부담 완화라는 핵심 과제가 해결되지 않은 가운데 기업공개(IPO) 재추진에도 제동이 걸리면서 재무안정성 확보 전략 전반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한 상황이다.
22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부산롯데호텔은 지난 5월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와 체결했던 롯데렌탈 지분 매각 계약을 해제했다. 앞서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1월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의 롯데렌탈 지분 취득이 국내 렌터카 시장의 경쟁을 제한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해 기업결합을 불허했다.
이에 따라 호텔롯데가 기대했던 약 1조6000억원 규모의 자금 유입도 무산됐다. 회사는 매각 대금 일부를 국내외 차입금 상환에 활용해 재무구조를 개선할 계획이었으나 핵심 자금 조달 방안이 막히면서 부담이 커지게 됐다.
호텔롯데의 연결 기준 순차입금은 올해 1분기 말 8조1403억원에 달한다. 특히 전체 차입금 가운데 1년 이내 만기가 도래하는 유동성 차입금 비중이 58.81%를 차지하고 있어 단기 상환 부담이 큰 상황이다.
반면 보유 중인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4796억원 수준에 머물고 있다. 차입금 상환에 필요한 자체 현금 여력이 충분하지 않은 만큼 차환 부담이 지속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호텔롯데는 만기 도래 차입금을 재차입하는 '롤오버(Roll-over)' 방식으로 유동성을 관리하고 있다. 기업어음(CP) 발행 등을 통해 운영자금을 조달하고 있으며, 올해 들어 두 번째 회사채 발행에도 나선 상태다.
롯데렌탈 매각 지연은 기업공개 일정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호텔롯데는 지난 2016년 지배구조 개선을 목적으로 상장을 추진했으나 총수 일가 관련 사법 리스크와 코로나19 사태 등 대내외 변수로 일정이 계속 연기됐다.
당시 회사는 IPO를 통해 약 4조원의 자금을 조달해 단기 차입금 상환과 시설 투자에 활용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상장 작업이 장기간 지연되면서 계획 역시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시장에서는 호텔롯데가 '재무개선이 선행돼야 IPO가 가능하지만, 차입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는 IPO 자금 조달이 필요한' 구조적 딜레마에 직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호텔롯데는 수익성 개선을 위해 해외 사업 확대에 나서고 있다. 미국과 베트남 등 해외 시장에서 신규 호텔을 지속적으로 개장하고 있으며, 합작 투자와 신규 점포 확대를 통해 성장 동력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롯데렌탈을 비롯한 비핵심 자산 매각을 통해 차입금 부담을 낮추고 재무구조를 개선한 뒤 IPO를 재추진한다는 계획도 유지하고 있다.
호텔롯데 관계자는 "롯데렌탈 매각 방침 자체에는 변함이 없으며 다양한 잠재 투자자들과 협의를 통해 연내 재매각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재무구조 개선과 우호적인 시장 여건 조성 등 전반적인 환경이 긍정적으로 판단될 경우 상장도 재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서승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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