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삼성·SK, 호남 반도체 지도 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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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K, 호남 반도체 지도 그린다

등록 2026.06.10 15:39

신지훈

  기자

첨단 패키징 공장 후보로 광주·전남 부각재생 에너지와 초순수 공급 여건 주목협력사·인력·인프라 등 현실적 과제

그래픽=홍연택 기자그래픽=홍연택 기자

수도권과 충청권에 집중됐던 국내 반도체 생산 지도가 호남으로 확장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신규 패키징 투자 후보지로 광주와 전남 지역이 거론되면서 AI 반도체 시대를 겨냥한 새로운 생산 거점 구축 여부에 시장의 이목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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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ick Point!

국내 반도체 생산 거점이 수도권·충청권에서 호남으로 확장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신규 패키징 투자 후보지로 광주와 전남이 거론된다

AI 반도체 시대를 겨냥한 새로운 생산 거점 구축 여부에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배경은

최근 반도체 산업 경쟁력이 미세공정에서 패키징 기술로 이동하고 있다

HBM, AI 가속기 경쟁 심화로 첨단 패키징 중요성이 커졌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충남, 충북에 후공정 및 패키징 생산체계를 구축 중이다

호남의 강점

전남·전북은 국내 최대 재생에너지 생산지역으로 RE100 대응에 유리하다

대규모 산업용수 확보도 상대적으로 용이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의 지역균형발전 정책과 맞물려 지방 투자 가능성에 주목이 쏠린다

현실적 제약

전공정 공장은 수도권 클러스터와 협력업체, 공급망이 밀집해 지방 이전 가능성 낮다

인력 확보, 정주 여건, 교육·문화 인프라 등도 숙제로 지적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확정된 사안 없다"며 신중한 입장

향후 전망

AI 반도체 수요 증가로 생산시설 지방 분산 필요성 커지고 있다

호남이 새로운 반도체 후공정 거점으로 부상할 가능성 충분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패키징 분야는 입지 제약이 적어 광주·전남이 유력 후보지로 거론된다

10일 관련 업계와 정치권에 따르면 최근 광주광역시와 전남 장성 등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신규 반도체 투자 후보지로 거론되고 있다. 검토 대상으로 언급되는 시설은 최첨단 패키징 공장이다. 반도체 칩을 최종 제품으로 완성하는 후공정 분야로, 최근 고대역폭메모리(HBM)와 AI 가속기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중요성이 급격히 커지고 있다.

과거 반도체 산업 경쟁력이 미세공정 기술에서 갈렸다면 이제는 여러 칩을 하나로 묶고 쌓아 성능을 극대화하는 패키징 기술이 승부처로 떠오르고 있다. 엔비디아를 비롯한 글로벌 AI 기업들이 HBM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는 것도 결국 패키징 역량과 직결된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첨단 패키징 생산능력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충남 온양과 천안을 중심으로 후공정 생산체계를 구축하고 있으며, SK하이닉스는 충북 청주에 대규모 패키징 공장을 건설 중이다. 업계에서는 향후 추가 증설이 불가피한 만큼 새로운 생산 거점을 검토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특히 호남은 최근 반도체 산업 입지 측면에서 여러 장점을 갖춘 지역으로 평가받는다.

가장 큰 이유는 전력이다. AI 반도체 생산시설은 대규모 전력 공급이 필수적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집중 투자 중인 경기 평택과 용인 일대는 향후 전력 수요가 급격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전남과 전북은 국내 최대 재생에너지 생산 지역으로 꼽힌다. 태양광과 해상풍력 발전 비중이 높아 향후 RE100 대응 측면에서도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물론 재생에너지만으로 반도체 공장을 운영하기는 어렵다. 반도체 생산라인은 24시간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향후 정부가 추진 중인 초고압 송전망 구축과 에너지 인프라 확충이 이뤄질 경우 호남의 경쟁력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용수 확보 역시 비교적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반도체 공정에는 초순수 생산을 위한 대규모 산업용수가 필요하다. 수도권과 충청권 일부 지역에서 용수 확보 문제가 제기되는 가운데 호남은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청주시 SK하이닉스 신규 팹(Fab) P&T7 조감도. 사진=SK하이닉스 제공청주시 SK하이닉스 신규 팹(Fab) P&T7 조감도. 사진=SK하이닉스 제공

정부 정책과의 접점도 주목된다. 이재명 정부는 지역균형발전을 핵심 경제정책 가운데 하나로 내세우고 있다. 최근 대통령이 직접 기업들의 지방 투자를 요청한 데 이어, 이달 말 주요 그룹 총수들과의 간담회도 예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에서는 이 자리에서 비수도권 투자 계획이 일부 공개될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광주·전남 지역 역시 반도체 산업 유치에 적극적이다. 이미 광주에는 세계적인 반도체 후공정 기업인 앰코테크놀로지가 생산시설을 운영하고 있으며 추가 투자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의 패키징 시설이 들어설 경우 관련 소재·부품·장비 기업들이 함께 유입되면서 새로운 반도체 생태계가 형성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온다.

다만 현실적인 제약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 전공정 공장의 지방 이전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반도체 제조 핵심 공정은 수백 개 협력업체와 장비·소재 공급망이 집적된 수도권 클러스터와 긴밀하게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공급망 효율성과 물류비를 고려하면 용인과 평택 중심 전략이 당분간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인력 문제도 숙제로 꼽힌다. 첨단 반도체 산업은 연구개발 인력과 공정 엔지니어 확보가 핵심인데 지방 근무를 선호하지 않는 인재들이 적지 않다. 결국 정주 여건과 교육·문화 인프라 확충이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결국 현재로선 투자 검토설 이상의 단계로 보기 어렵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관련 보도에 대해 "확정된 사안이 없다"며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재계 안팎에서는 AI 반도체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수도권 중심의 기존 생산 체계만으로는 장기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시각이 커지고 있다. 전력과 용수, 균형발전이라는 세 가지 과제가 맞물린 상황에서 호남이 새로운 반도체 후공정 거점으로 부상할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평가다.

일본에서 열린 닛케이포럼에 참석한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이날 용인클러스터 반도체 공장 4기 완공 뒤 차기 공장입지에 관한 기자들의 질문에 "반도체 수요가 계속 늘고 있어 어딘가로 가지 않을 수는 없고 준비가 숙제로 다가오고 있다"며 "(공장이) 어딘가에 가려고 하면 인프라가 엄청나게 필요하다. 전력도, 땅도, 그리고 사람도, 물도 다 갖춰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며 "어디에 어떻게 짓겠다는 것은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할 것"이라며 반도체 공장입지에 대한 다각도의 검토를 진행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용인 클러스터가 K반도체의 심장 역할을 한다면 향후 추가 생산시설은 지방으로 분산될 필요가 있다"며 "특히 패키징 분야는 상대적으로 입지 제약이 적어 호남이 충분히 후보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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