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란 협상 타결 시나리오별 기상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최종 합의에 매우 근접했다"며 이르면 이번 주(8일~10일 사이) 타결 가능성을 언급하자 매크로(거시경제) 시장에 대한 전망이 나왔다.
미국 5대 상업은행 중 하나인 US뱅크는 통제 해제 및 단기 정상화, 2주~6주 내 재개, 혼란이 가을까지 장기화라는 세 가지 시나리오를 최근 제시했다. 각 시나리오는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 통행이 제한되는 기간에 따라 시장에 미칠 영향을 중점으로 분석했다.
첫째, 협상 타결이나 미국 해군의 보호 강화 등을 통해 수일 내로 호르무즈 해협의 상업적 선박 통행이 정상화되는 상황을 가정한다.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아 타격이 컸던 유럽, 아시아 등 해외 증시가 빠르게 회복될 것이다.
S&P 500 역시 갈등 이전의 상승세를 회복하여 연말 목표치(7625)를 향해 나아갈 것으로 예상된다.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도 안정적으로 통제되며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4.00%~4.75% 범위를 유지할 것이다.
둘째, 해상 보험 적용 확대, 미 해군의 호송 지원, 이란의 통행 방해 능력 감소 등으로 인해 향후 2~6주에 걸쳐 점진적으로 호르무즈 해협 통행 환경이 개선되는 경우다. 이 같은 상황이 된다면 에너지 가격이 상승하고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질 것이다.
미국 증시는 변동성이 지속되면서 고점 대비 약 10% 수준의 조정(S&P 500 지수 기준 6300~6700선)을 겪을 수 있다. 글로벌 증시는 다소 엇갈린 성적을 낼 가능성이 높다. 사태가 장기화되면 인플레이션이 더 오래 지속되고 단기적으로 경제 성장에 타격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유럽 및 일부 아시아 등 에너지 수입국의 경우 미국에 비해 경제와 시장이 받는 타격이 더 클 것이다.
셋째, 호르무즈 해협 폐쇄가 여름을 지나 가을까지 몇 달 동안 지속되는 경우다. 이렇게 된다면 에너지 가격은 수개월 동안 고공행진을 이어가며 유가와 휘발유 가격이 대유행 이후 급등했던 2022년 수준을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
결국 미국 소비자들은 지난해 세제 개편으로 인해 추가로 받은 연방 소득세 환급금을 모두 소진하게 될 것이며, 지속적인 에너지 가격 상승은 이들의 소비 여력을 위축시킬 수 있다. 한편, 원유 수입국들은 기존 원유 비축량을 가동하는 동시에 에너지 소비를 제한하는 배급 정책을 도입해야 할 수도 있다.
글로벌 증시는 20% 수준의 본격적인 하락장을 맞이할 수 있으며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인해 미국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5%를 넘어설 수 있다. 시간이 지나면서 물가 상승은 가처분 소득을 감소시키고 경기 침체 위험을 높일 수 있으며, 투자자들이 긴축된 금융 시장 여건을 완화하기 위해 연준(Fed)이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기대할 경우 국채 금리는 다시 낮아질 수 있다.
원자재 데이터 회사 스파르타커머디티스의 수석 석유시장 분석가인 준 고는 최근 중동 매체 알자지라와 인터뷰를 통해 "중동 갈등 과정에서 파손된 원유 생산·물류 인프라를 복구하는 데는 3~6개월이 소요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협상이 타결되는 즉시 호르무즈 해협에 발이 묶여 있는 원유 1억 배럴이 시장에 풀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이윤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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