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상승, 에너지 시장 변화 가속전력기기·첨단소재 산업 동반 성장 예고EU·미국, 핵심산업 정책 지원 본격화
중동발 지정학 리스크가 장기화하면서 글로벌 투자 시장의 평가 기준도 달라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공급망과 산업 구조 자체가 재편되는 과정에서 반도체·전력기기·방산·조선·핵심소재 등등 '안보자산'의 전략적 가치가 높아지고 있다는 진단이다.
12일 하나증권에 따르면 현재 시장은 전쟁 자체보다 전쟁 이후 형성될 공급망 재편과 산업 질서를 가격에 반영하기 시작했다. 한국 역시 반도체·전력기기·방산·조선·핵심소재 등을 보유한 안보자산 공급국으로 재평가받고 있다는 설명이다.
하나증권은 최근 금융시장이 중동 전쟁 자체보다 이후 이어질 공급망 재편과 에너지 질서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고 짚었다. 호르무즈 해협 리스크와 국제유가 급등 이후에도 시장 관심은 단기 충격보다 에너지·원자재·반도체 공급망이 어떻게 바뀔지에 쏠리고 있다는 의미다.
특히 반도체 산업을 바라보는 시각 변화가 뚜렷하다고 봤다. 과거에는 재고와 가격 사이클 중심으로 업황을 판단했다면 현재는 인공지능(AI) 인프라 확대 속에서 구조적 수요가 형성되는 구간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나증권은 반도체를 AI와 데이터센터, 금융 시스템, 무기체계 전반을 움직이는 핵심 인프라로 규정했다.
미국과 유럽의 공급망 정책 변화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했다. 미국은 CHIPS Act를 통해 반도체 연구·개발과 제조 역량 강화에 약 500억달러 규모 지원에 나섰고 유럽연합(EU)은 핵심원자재법을 통해 특정 국가 의존도를 낮추는 전략을 추진 중이다.
한국 시장의 위치도 달라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국은 반도체와 배터리, 조선, 방산, 전력기기, 첨단소재를 동시에 보유한 안보자산 공급국으로 주목받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한국 수출은 7097억달러로 사상 처음 7000억달러를 돌파했고 반도체 수출은 전년 대비 22.2% 증가한 1734억달러를 기록했다.
전력 인프라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고 봤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글로벌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가 오는 2030년 약 945TWh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나증권은 AI 데이터센터 확대와 노후 전력망 교체 수요가 맞물리면서 국내 전력기기 산업 가치도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방산과 조선 역시 지정학 리스크 장기화의 수혜 업종으로 꼽혔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방산 수출은 전년 대비 60.4% 증가한 154억달러를 기록했고 조선업은 글로벌 발주 감소 환경에서도 점유율 상승세를 이어갔다.
김두언 연구원은 "전쟁을 피해서 투자할 것이 아니라 전쟁 이후에도 남을 산업을 선점해야 한다"며 "이 산업이 위기 때 국가가 반드시 확보하려 하는 자산인지가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자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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