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화물연대 물류센터 봉쇄 직격탄···CU 도시락 품절 사태에 점주만 '발동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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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연대 물류센터 봉쇄 직격탄···CU 도시락 품절 사태에 점주만 '발동동'

등록 2026.04.23 16:22

조효정

  기자

BGF로지스 진천 거점 마비로 연쇄적 공급차질점주들 매출 반토막, 신선식품 관리 어려움 호소현장 피해 누적, 본사·노조 상대로 내용증명 준비

서울 영등포구의 한 CU매장 냉장 매대가 비어있다. 한 칸은 실온 보관 가능한 제품으로 채워져있다. 사진=조효정 기자서울 영등포구의 한 CU매장 냉장 매대가 비어있다. 한 칸은 실온 보관 가능한 제품으로 채워져있다. 사진=조효정 기자

화물연대의 물류센터 봉쇄가 장기화되면서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 일부 매장에서 상품 공급 차질이 이어지고 있다. 도시락과 샌드위치 등 간편식 품목이 빠지면서 매대가 비는 현상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일부 점포에서는 점심시간에도 진열대가 채워지지 않은 채 영업이 이어지고 있다.

23일 오후 서울 마포구 한 CU 매장. 대학가와 오피스 상권이 맞물린 이곳은 점심시간 간편식 수요가 많은 곳이지만, 도시락과 샌드위치 코너는 군데군데 비어 있었다. 냉장고를 열어본 직장인과 학생들은 잠시 머물다 아무것도 집지 못한 채 매장을 나섰다.

점주 A씨는 계산대 뒤에서 냉장 진열대를 바라보며 말했다. "점심 장사가 핵심인데 팔 물건이 없습니다. 손님이 들어왔다 그냥 나가니 매출이 반 토막 났습니다." 평소 빠르게 회전하던 도시락 진열대는 멈춰 있는 상태였다.

영등포구 오피스 상권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1인 가구와 직장인 수요가 집중된 지역이지만 이날 점심시간 직전 매장들은 이를 충분히 받쳐주지 못했다. 삼각김밥과 음료 일부를 제외하면 도시락과 간편식 대부분이 빠져 있었고, 전체 물량도 평소 대비 30~40% 수준에 머물렀다. 고객들은 남아 있는 상품을 고르거나 발길을 돌렸다.

구로구 생활형 상권에서는 공급 불균형이 더 뚜렷했다. 아파트 단지와 학교가 밀집한 지역 특성상 간식 수요가 꾸준하지만, 하교 시간대 편의점을 찾은 학생들이 냉장고를 열어본 뒤 "먹을 게 없다"며 돌아서는 모습이 이어졌다. 일부 점포는 비교적 물량이 유지됐지만, 다른 점포는 매대가 사실상 비어 있었다.

서울 구로구의 한 CU 매장 곳곳 매대가 비어 있었다. 사진=조효정 기자서울 구로구의 한 CU 매장 곳곳 매대가 비어 있었다. 사진=조효정 기자

이번 사태는 생산·물류 핵심 거점 봉쇄에서 비롯됐다. BGF로지스와 화물연대 간 갈등으로 지난 17일 진천 BGF푸드 공장 출입이 막히면서 김밥, 삼각김밥, 샌드위치 등 즉석식품 공급이 사실상 중단됐다. 진천 공장은 중앙물류센터(CDC) 기능을 함께 수행하는 핵심 허브로, 수도권을 포함한 전국 점포 공급망과 직결돼 있다.

업계에서는 해당 공장 가동 중단이 곧바로 전국 단위 공급 차질로 이어지는 구조에 주목한다. 일부 생산 물량은 출하되지 못하고 폐기됐으며 현재 공장 가동도 멈춘 상태다. 한 관계자는 "한 곳이 멈추면 전체로 영향을 미치는 구조"라고 말했다.

앞서 화물연대 CU지회는 이달 5일 무기한 총파업을 선언하고 7일부터 주요 물류 거점에서 동시 파업에 들어갔다. 이후 일부 센터를 활용한 대체 물류가 가동됐지만, 봉쇄가 생산기지로 확산되면서 수도권 공급망까지 영향을 받고 있다. 현재 일부 물량은 우회 공급되고 있으나 정상 수준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다.

갈등은 지난 20일 진주 물류센터 인근 사망 사고 이후 더욱 격화됐다. 이후 22일 양측은 첫 실무 교섭에 나섰지만, 업계에서는 "이제 막 테이블에 앉은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구체적인 합의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화물연대 사망 조합원 진상규명 및 책임자 처벌 촉구 결의대회'가 열린 21일 오후 경남 진주시 정촌면 BGF로지스 진주센터 주변에 전날 발생한 차 사고의 화물차가 주차돼 있다. 사진= 연합뉴스화물연대 사망 조합원 진상규명 및 책임자 처벌 촉구 결의대회'가 열린 21일 오후 경남 진주시 정촌면 BGF로지스 진주센터 주변에 전날 발생한 차 사고의 화물차가 주차돼 있다. 사진= 연합뉴스

물류 차질이 장기화되면서 가맹점주들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 특히 유통기한이 짧은 신선식품은 공급 차질의 영향을 가장 먼저 받는 품목이다. CU 측은 "대체 물류를 통해 공급을 유지하고 있다"면서도 신선식품 매출 영향 등 구체적인 수치는 공개하지 않았다.

CU가맹점주연합회는 단체 대응도 예고했다. 점주들은 "노사 갈등의 부담을 현장이 떠안고 있다"며 본사와 화물연대를 상대로 손실 보상을 요구하는 내용증명 발송을 준비 중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교섭 개시 자체를 분수령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운임 단가와 교섭 구조를 둘러싼 이견이 커 단기간 해결은 쉽지 않지만, 최소한 대화 국면으로는 전환됐다는 평가다. 오는 27일 정부의 고유가 피해지원금 지급 시점이 또 다른 변수로 거론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물류가 정상화되기 전까지 점주 피해는 누적될 수밖에 없다"며 "회복 이후에도 소비 흐름이 정상화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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