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사상 첫 청문보고서 채택 '불발'···한은 총재 '송곳 검증' 2라운드에 쏠린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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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첫 청문보고서 채택 '불발'···한은 총재 '송곳 검증' 2라운드에 쏠린 눈

등록 2026.04.16 13:39

문성주

  기자

초유의 청문보고서 채택 불발···발목 잡은 '자료 미제출'野 "검머외·부적격 후보" 맹공···與 "글로벌 금융 석학"20일 이창용 총재 임기 만료···경제 수장 공백 우려 고조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가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재경위)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인사말을 마친 뒤 고개를 숙여 인사하고 있다. 사진=강민석 기자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가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재경위)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인사말을 마친 뒤 고개를 숙여 인사하고 있다. 사진=강민석 기자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이 당일 최종 무산됐다. 한은 총재 후보자의 청문보고서가 채택되지 않은 것은 지난 2014년 한은 총재 인사청문회 제도 도입 이래 처음이다. 여야는 신 후보자의 추가 소명 자료 제출을 바탕으로 재논의에 나설 예정으로, 추후 전개될 '송곳 검증' 2라운드에 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16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에 따르면 전날 신현송 한은 총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진행됐지만 여야 간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결국 보고서 채택이 무산됐다.

채택 불발의 가장 큰 원인은 '자료 제출 부족'이었다. 전날 청문회 초반부터 야당 의원들이 핵심 의혹 관련 소명 자료를 제출할 것을 신 후보자에게 끊임없이 요구했지만 이뤄지지 않은 점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특히 천 의원이 요구한 신 후보자의 딸과 관련된 자료가 미제출됐다. 이에 임이자 재경위원장은 신 후보자에게 16일까지 관련 자료를 보완해 제출할 것을 재차 요구한 상태다.

인사청문회 2라운드의 핵심 쟁점은 단연 신 후보자를 둘러싼 각종 신상 의혹이 될 전망이다. 신 후보자 일가의 재산 형성 과정, 영국 고등학교 졸업 직후 수학 이력 없이 이루어진 고려대 편입학 과정, 자녀들의 국적 문제 등이 다시 도마 위에 오를 예정이다.

야당은 신 후보자를 향해 "부적격 후보"라며 날을 세우고 있다. 전날 신 후보자는 "고의적 이익 추구는 없었다"며 해명을 하고 나섰지만 야당 의원들은 ▲영국 4년제 고등학교 졸업을 대학 수료로 인정받아 편입했다는 이중 학적 논란 ▲아들의 병역 회피 의혹 ▲영국 국적을 취득한 장녀의 위장 전입 의혹 등을 강도 높게 비판하며 중앙은행 수장으로서의 자질 부족을 지적했다.

박대출 국민의힘 의원은 "가족 모두 외국 국적이고 본인도 외국에 거의 살고 있고 이러면 '검머외' 총재라는 말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은 "입학 유예 신분을 유지하고 고려대 재학을 유지했다면 이는 명백히 이중 학적"이라고 언급했다. 천하람 개혁신당 의원은 "국적 상실 후 24년이 지나 딸이 내국인 자격으로 강남구에 전입 신고했다"며 "위장 전입은 인사 검증 과정에서 대표적 결격 사유"라고 밝혔다.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신 후보자의 전문성을 부각하며 방어선을 펼쳤다. 이소영 민주당 의원은 "커리어와 학문적 성과 측면에서 세계적인 평가를 갖고 있는 말하자면 국위 선양을 해오신 분"이라고 말했다. 진성준 민주당 의원은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아주 국제적인 금융 전문가"라고 평가했다.

이날 오전 10시 이정문 민주당 의원은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후보자가 밝힌 스테이블코인 관련 입장을 의미 있게 평가하며 이를 환영한다"며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와 미래 통화 생태계 구축을 향한 후보자의 청사진에 힘을 실었다.

다만 여당인 민주당 내부에서도 후보자를 향한 뼈있는 지적이 교차했다. 박민규 민주당 의원은 통화정책의 파급력과 시장 소통의 중요성을 짚으며 "시장과 국민이 이해하기 쉬운 언어로 전달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이어 "후보자에게 총재의 상징성과 말 한마디가 가진 무게감을 유념해주길 강조했다"라고 덧붙였다.

시장에서는 한은 총재 후보자의 사상 첫 청문보고서 채택 불발로 인해 총재 공백 사태가 현실화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당장 오는 20일이면 이창용 현 총재의 임기가 만료된다.

총재 공백이 현실화할 경우 거시경제적 타격이 적지 않다. 현재 한국 경제는 대내외적 불확실성 속에 물가 상방 압력과 경기 하방 압력이 교차하는 엄중한 시기를 겪고 있다. 이러한 때에 한은 총재의 리더십 부재는 자칫 통화정책의 적기를 놓치게 하고 정부 당국과의 정책 공조에도 적지 않은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결국 한은 총재 임명 절차의 향방을 가를 최대 분수령은 신 후보자가 국회가 요구한 소명 자료를 얼마나 충실히, 신속하게 제출하느냐에 달렸다. 여야는 신 후보자의 추가 소명 자료 제출 여부와 그 내용을 면밀히 검토한 뒤 보고서 채택 여부를 재논의할 예정이다. 다만 추가 검증 과정에서 여야 간 공방이 재차 격화될 경우 총재 임명 절차가 장기 표류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국회 한 관계자는 "신현송 한은 총재 후보자의 신상 문제가 있긴 하지만 총재 공백 사태까지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신 후보자가 자료를 제출하고 여야가 심도 있게 다뤄볼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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