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 매출 37% 급감, 주류·음료 동반 부진2년 만에 전략 수정, 브랜드 이미지 재정립 과제경쟁 심화된 라이트 맥주 시장서 반등 시도
롯데칠성음료가 부진한 맥주 사업을 만회하기 위해 '크러시' 리뉴얼 카드를 꺼내 들었다. 출시 이후 2년간 기대에 미치지 못한 성과를 거둔 가운데 제품 콘셉트와 판매 포지셔닝을 조정하며 전략을 재정비한 것이다. 다만 맥주 매출 감소와 주류 부문 전반의 실적 둔화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재출시가 실질적인 반등으로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칠성음료는 크러시를 리뉴얼한 '클라우드 크러시'를 재출시했다. 출시 초기 4세대 맥주를 내세워 MZ세대를 공략했던 전략을 수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클라우드 크러시'는 기존 크러시 제품 전반을 재정비한 제품이다. 기존 빙산 디자인 요소는 제외하고 '클라우드'를 전면에 내세우고 크러시를 하위 브랜드로 재배치했다. 디자인 역시 기존 크러시보다 '클라우드 생 드래프트'에 가까운 방향으로 변경됐다. 제품 특성도 조정됐다. 귀리 맥아를 적용해 풍미를 개선하고 비열 처리 공법을 도입해 생맥주 콘셉트를 강화했다. 알코올 도수는 4도로 낮추고 저칼로리 구조를 적용해 라이트 맥주 성격을 반영했다.
크러시는 지난 2023년 유흥 시장 공략을 목표로 출시됐다. 그러나 판매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출시 1년 만에 가정용 시장 중심으로 판매 전략을 전환했다. 이후에도 반등에 실패하면서 이번에는 저도수 라이트 맥주 콘셉트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재정비됐다. 출시 이후 짧은 기간 내 판매 채널과 제품 콘셉트가 잇따라 변경된 셈이다.
잦은 전략 변경으로 크러시의 브랜드 존재감이 약화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맥주 시장은 브랜드 인지도와 소비 경험 축적이 중요한 구조인 만큼 콘셉트와 타깃이 반복적으로 바뀔 경우 제품 정체성 형성에 제약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크러시는 차별성이 뚜렷하지 않다는 평가 속에 시장 안착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크러시의 부진은 실적에도 반영됐다. 롯데칠성의 지난해 맥주 매출은 518억원으로 전년(825억원) 대비 37.3% 감소했다. 맥주 부진은 주류 부문 전반으로 확산됐다. 같은 기간 주류 부문 매출은 7527억원으로 전년(8134억원) 대비 7.5% 감소했다. 맥주 부문 감소 폭이 가장 큰 가운데 소주를 비롯해 청주, 와인, 스피리츠, RTD 등 주요 카테고리 전반에서도 부진이 이어졌다.
이 같은 주류 부문 부진은 전체 실적에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지난해 롯데칠성의 매출은 3조9711억원으로 전년(4조245억원) 대비 1.3%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1672억원으로 전년(1849억원) 대비 9.6% 줄었다. 외형 감소보다 이익 감소 폭이 더 크게 나타나며 수익성도 둔화됐다.
음료 부문 역시 실적 방어에 힘을 보태지 못했다. 같은 기간 음료 부문 영업이익은 739억원으로 전년(1042억원) 대비 29.0% 감소했다. 탄산, 주스, 커피 등 주요 제품군 전반에서 부진이 이어지며 내수 소비 둔화 영향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주류와 음료 모두 감소세를 보이면서 포트폴리오 기반의 실적 방어력도 약화된 모습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크러시 재출시는 맥주 사업 부진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 조정으로 해석된다. 저도수·저칼로리 중심으로 재편되는 시장 흐름을 반영한 조치라는 평가도 나온다.
다만 후발 주자로 재정비된 만큼 차별성 확보 여부는 변수로 꼽힌다. 이미 경쟁사들이 라이트 및 제로 콘셉트 제품을 선보인 상황에서 단순한 콘셉트 조정만으로 경쟁력을 확보하기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기존 크러시가 뚜렷한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지 못한 상태에서 포지셔닝을 재조정한 점도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맥주 브랜드는 일정 기간 일관된 전략을 유지하며 시장에 안착시키는 과정이 중요한데, 단기간 내 방향이 여러 차례 바뀌면서 소비자 인식 형성에 제약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제품 경쟁력과 브랜드 전략을 동시에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다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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