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삼천당제약 '설명 공백'이 키운 불신···바이오주까지 흔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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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천당제약 '설명 공백'이 키운 불신···바이오주까지 흔들었다

등록 2026.04.09 15:11

현정인

  기자

reporter
삼천당제약은 시장에 거창한 '비전'을 던졌지만, 정착 투자자가 되묻는 핵심 질문에는 끝내 명확한 답을 내놓지 않았다. 바이오 기업의 신뢰는 보도자료의 화려한 수식어가 아니라 껄끄러운 질문에 답하는 태도에서 증명되기 마련이다.

삼천당제약을 둘러싼 논란이 개별 종목을 넘어 바이오 업종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주가 변동성 확대와 함께 투자 심리도 빠르게 위축되는 모습이다. 일부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바이오는 결국 믿을 수 없다"는 식의 회의론까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기술이나 사업성에 대한 평가를 넘어 회사의 커뮤니케이션 방식 자체에 대한 의문이 불거진 점이 결정적이었다.

시장에선 이번 논란의 핵심을 '설명의 공백'으로 보고 있다. 정보가 없어서라기보다 마땅히 있어야 할 설명이 빠졌다는 의미에 가깝다.

기술이전 계약 설명 방식이 대표적이다. 통상 기술이전의 본질은 총 계약 규모와 업프론트(선급금) 그리고 마일스톤의 구조에 있다. 그러나 회사는 시장 규모를 전면에 내세우는 한편, 마일스톤 반환 의무가 없다는 등 본질과 거리가 있는 요소만 강조했다. 파트너사의 실질적 부담을 가늠할 '업프론트 유무' 등 핵심 정보에 대해서는 함구한 것이다. 무엇을 강조하고 무엇을 설명하지 않을지 선택하는 회사의 이른바 '체리피킹'식 소통이 오히려 시장의 의구심을 키운 셈이다.

S-PASS(패스) 플랫폼을 둘러싼 대응 역시 유사한 흐름을 보였다. 특허 유효성에 대한 합리적 의심이 이어지는 동안 회사의 설명은 제한적이었다. 이후 주가가 급락한 뒤에야 대만 특허 허여 결정 등을 근거로 제시하며 해명에 나섰지만, 뒤늦은 대응만으로는 이미 커진 의문을 해소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주가 급락 이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도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질의응답 과정에서 핵심 쟁점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지만, 발언 주체와 설명 구조가 명확히 정리되지 않아 혼선을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구용 GLP-1과 인슐린 개발 관련 설명도 마찬가지다. 회사는 '60%, 90% 프로핏 쉐어링'이라는 파격적인 숫자를 내세우지만, 계약금 규모나 파트너사의 비용 부담 구조 등 계약의 실질적 조건은 베일에 가려져 있다. 인슐린 파일럿 데이터 확보 여부에 대해서도 '존재한다'는 주장만 반복될 뿐, 정작 해당 데이터의 구체적 내용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는 입을 닫았다.

결국 이번 사태는 설명 방식에서 비롯된 측면이 크다. 핵심 질문에는 침묵하고 유리한 표현만 반복하면서 시장과의 간극은 회복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벌어졌다.

바이오 산업은 본질적으로 불확실성의 영역이다. 그 불확실성을 상쇄하고 기업 가치를 지탱하는 유일한 버팀목은 시장과의 '신뢰'다. 그리고 그 신뢰를 구축하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껄끄러운 질문에도 피하지 않는 투명한 '설명'이다.

좋은 뉴스보다 중요한 것은 납득 가능한 설명이다. 선급금(Upfront) 유무를 묻는 기본적인 질문에조차 답변을 피하는 회사, 그리고 고소까지 거론되는 불통이 계속되는 한 시장은 더 이상 기업의 장밋빛 청사진을 믿기 어렵다. 이번 사례가 K-바이오 전반에 던진 메시지는 명확하다. 기업이 침묵을 선택할 때 시장은 그것을 '악재'로 번역한다. 그 과정에서 피해는 특정 기업에 그치지 않고, 업종 전체로 확산된다는 점에서 더 큰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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