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업 펀더멘털은 그대로다. 사업 목적을 새로 추가하거나 성장 전략에 변화를 준 곳은 손에 꼽힌다. 주주가치 제고를 말하지만, 실제로 가치가 제고된 기업은 없다.
코스피가 뜨거운 불장을 이어간 동안에도 식품업계는 외면받았다. '성장성 한계'라는 꼬리표가 붙어 있었기 때문이다. 1년 전과 비교해 CJ제일제당 –0.41%, 롯데웰푸드 –0.45%, 매일유업 –1.39%, 농심 –4.13%, 오뚜기 –9.46%, 하이트진로 –12.55%, 빙그레 –19.89%, SPC삼립 –20.51%, 남양유업 –26.06%를 기록하며 주가가 뒷걸음질쳤다. 반도체나 원전, 방산, 바이오 헬스케어 등의 주가가 질주한 것과는 반대되는 모습이다. 그나마 상승세를 나타낸 곳들은 롯데칠성음료(10.75%), 오리온(13.45%), 삼양식품(29.46%) 정도다. 해외시장 매출 비중이 높은 곳들만 살아남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기업은 흔히 내수경기 악화, 실적 부진을 핑계로 들지만, 투자자들은 이를 받아주지 않는다. 기업이 생존하고 성장하려면 활로를 찾아야 한다. 단순히 배당과 자사주 소각으로 주주를 달래는 것은 임시방편일 뿐이다.
식품업계는 미래를 향한 포트폴리오 전환과 전략적 투자를 늦추고 있다. 해외 시장 진출이 비상구라면, 과감하게 인재를 모으고 시장을 개척해야 한다. 그런데 현실은 R&D 투자를 줄이며 비용을 억제하는 쪽으로 움직이고 있다. 이는 결국 '죽어가는 기업'의 길이다.
경기는 더욱 악화되고 있다. 제조원가 상승은 물가로 이어지고, 소득 증가는 이를 따라가지 못하며 소비자의 지갑은 쉽게 열리지 않는다. 예측 가능한 미래를 준비하지 않으면, 기업은 제자리걸음에 머물 수밖에 없다.
진정한 주주환원 정책은 배당률이나 자사주 소각이 아니다. 회사의 미래 성장과 기대감을 시장에 보여주는 것이다. 펀더멘털을 강화할 구체적 계획을 제시하고, 투자자들의 질문에 답해야만 주주가치를 실제로 높일 수 있다.
식품기업 주주총회의 허울만 남은 '환원 정책'은 이제 결코 시장을 속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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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서승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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