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정부·정유4사 '사회적 대화'··· 사후정산 폐지·정산 단축 공감정유사도 '폐지 가능' 언급··· 정산 주기·혼합 비율 '숫자 합의'가 관건
주유소는 매입가가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판매가부터 정해야 하니 가격을 공격적으로 내리기 어렵고, 조금만 보수적으로 굴려도 소비자 입장에선 "왜 여기만 비싸지?"가 나오기 쉬운 구조가 된다. 정치권이 깜깜이 가격으로 주유소를 운영하게 할 순 없다고 문제를 제기해온 배경도 이부분이다.
중동 전쟁 장기화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이 관행은 다시 뜨거운 이슈가 됐다. 유가가 출렁일수록 '나중에 얼마가 될지 모르는 거래'는 위험해지고, 가격 통제 환경이 겹치면 주유소는 불확실성을 안고 규제 국면으로 들어가게 된다.
결국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는 지난 1일 산업통상부·금융위원회·공정거래위원회, 그리고 SK에너지·GS칼텍스·S-OIL·HD현대오일뱅크 등 정유사 관계자들과 국회에서 사회적 대화기구 회의를 열고 사후정산과 전속(전량)구매 관행을 손보는 논의를 진행했다.
회의 뒤 민주당은 정유사들이 사후정산을 폐지하거나 정산 시점을 앞당기는 방식 모두를 수용할 수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밝혔고, 주유소 측은 일주일 정도 후 정산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냈다고 전했다.
정치권에선 정산 주기를 1주 이내로 단축하고, 2주 단위로 가격을 미리 정하는 '선 확정가' 방식으로 과감히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정산 문제와 함께 손질 대상으로 오른 건 전속거래, 즉 전량 구매 관행이다. 특정 정유사와 계약한 주유소가 사실상 한 회사 제품만 100% 취급하는 구조는 그동안 선택권이 없다는 불만을 키워왔다.
을지로위는 전속거래 범위를 50% 수준으로 낮추는 방안을 목표로 논의 중이이다. 또한 회의 결과에 대해선 "전속거래를 없애고 혼합 거래를 하는 방향은 받아들일 수 있다"는 설명이 나왔지만 일부 정유사가 추가 논의를 예고하면서 최종 수치 합의는 남아 있는 상태다.
그럼에도 방향만 놓고 보면 '정산은 빨리, 구매는 섞어서'라는 문장으로 정리되는 변화가 시작된 것이다.
사후정산이 과거 판례에서 불공정거래로 보기 어렵다는 판단이 나온 적도 있어 제도를 흑백으로 자르기 쉽지 않다. 다만 고유가 국면에선 가격 결정 구조가 불투명할수록 주유소의 가격 결정이 위축되고, 그 부담이 소비자 가격표에도 불안으로 얹힐 수 있다는 문제는 부정할 수 없는 부분이다.
그래서 이번 논의는 '폐지냐 유지냐'보다 정산 주기 단축과 가격 고지 강화, 혼합 거래 허용처럼 거래를 더 투명하고 시장답게 만드는 쪽에 무게를 둔 것이다.
사후정산이 투명해지고 혼합 거래가 열리면 정유사도 가격과 서비스로 경쟁할 수밖에 없다. 주유소의 선택권이 생기는 순간 거래 조건이 바뀌고, 소비자 가격표에 붙던 불안분도 줄 여지가 생긴다. 이번 논의가 '시장다운 시장'의 첫 단추가 될지 유통업계와 시장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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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이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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