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강경 대응, 해외 고객 신뢰도까지 흔들대규모 파업 예고에 생산중단·고객사 불안 가중주가 10% 이상 하락···임직원·주주 자산 동반 증발
일각에선 눈앞의 실속에 매몰된 노조의 요구안이 역효과를 낳을 것이란 관측도 흘러나온다. 기업의 재무 건전성을 악화시켜 미래 성과급 재원을 고갈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얘기다.
31일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생노동조합에 따르면 지난 29일 쟁의행위(파업)을 위한 찬반 투표를 진행한 결과 투표 권한이 있는 선거인 3678명 중 95.28%가 참여, 이중 95.52%가 찬성표를 던졌다.
앞서 노사는 13차례 걸친 임금·단체협약(임단협) 교섭을 진행했으나 결론을 맺지 못했고 지난 23일 조정 절차를 중단했다.
무리한 요구안이 불씨가 됐다. 노조는 평균 14% 임금 인상, 영업이익 20% 재원으로의 성과급 배당 및 1인당 격려금 3000만원, 3년 재직 시 자사주 보상 등을 요구사항에 담았다. 여기에 채용, 승진, 징계, 포상, 배치전환 등 인사·제도 운영 전반은 물론 분할·합병·양도 등 경영권에 대해서도 노사 합의를 거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노조에 가입하지 않거나 탈퇴한 직원을 회사가 해고해야 한다는 '유니온 숍(Union Shop)' 조항도 요구한 상황이다. 이에 사측은 총 6.2%의 임금 인상률과 격려금 200% 등을 제시했지만 조정에 실패했다.
노조는 추가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다음달 22일부터 단체 행동에 나서고 오는 5월1일부터 전면 파업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파업 참여 인원은 약 1500~2000명으로 예상돼 생산 공장 가동 중단이 불가피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엔 큰 악재다. 세포 배양 기반 생산이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생산 중단 자체가 고객사 신뢰 저하로 이어질 수밖에 없어서다. 게다가 노조는 대행업체를 통해 영문 보도자료를 해외로 송출하며 고객사에 관련 내용을 알리는 것으로 파악됐다.
노조를 향한 외부의 시선은 냉랭하다. 이 경우 기업가치와 대외 신뢰도 하락으로 추가 수주에 차질을 빚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에선 이상징후가 포착되고 있다. 노조의 강경 투쟁 예고가 즉각적인 리스크로 반영되며 기업가치를 떨어뜨리는 모양새다. 한국거래소 기준 임단협 상견례를 시작한 지난해 12월 23일 171만8000원이던 주가는 갈등이 표면화된 올해 지난 30일 기준 153만2000원으로 10% 이상 급락했다. 이날도 전 거래일 대비 1.7% 하락한 150만4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불과 석 달 만에 주주 가치는 물론 임직원들의 잠재적 자산 가치까지 증발한 셈이다. 결과적으로 노조가 요구하는 '자사주 배정' 등의 보상안조차 그 가치가 하락하는 역설적인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그렇다고 사측이 노조의 요구를 수용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인천 송도 제2·3 바이오캠퍼스 건립과 미국 록빌 공장 인수 등 글로벌 주도권 확보를 위해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고 있어서다. 시설 투자가 집중되는 시기에는 누적 잉여현금흐름(FCF)이 적자 구간에 머물게 된다. 이는 성과급 산정의 직접적인 기준이 되는 영업이익과 가용 재원에도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한다.
이에 외부에서는 노조가 지금의 기조에서 선회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현재 요구하는 임금 인상과 격려금이 회사의 미래 투자 재원을 고갈시킬 뿐만 아니라 투자의 결실이 맺어지는 시점 임직원에게 돌아가야 할 성과급의 기초 재원을 사전에 소진하는 결과를 불러온다는 진단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래의 더 큰 보상을 담보로 당장의 현금을 끌어다 쓰겠다는 것은 결국 임직원 모두의 미래 수익을 훼손하는 '제 살 깎아먹기'식 투쟁"이라고 지적했다.
금융투자업계 역시 CDMO 사업의 핵심인 '안정적 공급 능력'에 대한 의구심이 글로벌 고객사의 신뢰 저하로 이어질 경우, 향후 수주 실적과 매출 확대에 치명적인 약점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결국 성과급의 기반인 '실적 달성' 자체를 불투명하게 만든다는 분석이다.
이에 회사는 지난 30일 입장문을 통해 "지금은 지속 가능한 성장의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과감한 미래 투자가 절실한 시기이며 그 어느 때보다 원팀(One Team)으로서의 합심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임직원들의 이해와 협조를 구했다. 주주들조차 단기 배당보다는 성장을 통한 기업가치 상승에 힘을 실어주는 상황에서 노조의 요구는 그간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쌓아온 위상을 뿌리째 흔들 수 있다는 입장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글로벌 고객사들은 노사 갈등을 단순한 내부 문제를 넘어 공급망 리스크로 간주한다"며 "지금은 무리한 요구로 성장의 발목을 잡기보다, 기업의 기초체력을 키워 미래 성과를 극대화하고 그 결실을 더 크게 나누는 전략적 협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뉴스웨이 임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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