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바이오 좌초 위기 '통신 안면인증'···어디부터 잘못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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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초 위기 '통신 안면인증'···어디부터 잘못됐나

등록 2026.03.20 17:26

강준혁

  기자

시범 운영 결국 연기···6월 30일까지'기술 오류·정보 유출 우려' 해결 못해홍채 등 대체 수단 고려 중···별도 발표

정부가 추진 중인 휴대전화 개통 시 '안면인증 의무화' 정책이 정식 도입을 앞두고 좌초 위기에 놓였다. 정부는 명의도용과 부정 개통을 막기 위한 취지로 시범 운영 중이지만, 이 기간 현장 혼란만 남긴 모양새다. 일부 소비자는 개인정보 침해 소지가 크다며 정책 전면 폐기를 촉구하는 상황이다. 업계 안팎 날선 비판이 이어지자, 정부는 업계 의견 수렴과 더불어 취약점 점검에 나섰고 결국 시범 운영 기간을 3개월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20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휴대전화 개통 시 안면인증 의무화 정책의 정식 시행일이 6월 30일로 3개월가량 연기됐다. 당초 해당 정책은 오는 23일 시행될 예정이었다. 정책 도입에 앞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해 12월23일부터 휴대전화를 개통할 때 안면인증을 의무화하는 정책을 시범 시행 중이다.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생체 정보 유출 시 '막대한 피해'···실효성도 의문



안면인증이 도입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소비자들은 반발했다. 정보 유출에 대한 불안감 때문이었다. 통신업계의 경우 지난해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진통을 앓아, 전국적으로 공포감이 자리 잡은 터였다. 이들은 생체정보 특성상 한번 유출되면 복구가 불가하다는 점을 들어 격렬히 반대했다.

시범 시행 초기 관련해 국민 청원이 올라오기도 했다. 청원인은 헌법상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개인정보 자기결정권' 등을 근거로 반대했다.

참여연대·디지털정의네트워크·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디지털정보위원회·정보인권연구소 등 시민단체는 법률적 근거를 들어 도입 철회를 요구했다.

이들은 안면인증 의무화 정책이 ▲전기통신사업법 제32조의4(이동통신단말장치 부정이용 방지 등)와 시행령 제37조의7 등 법적 근거가 없어 법률유보원칙을 위반한 것 ▲명시적 개별 동의를 받지 않는 것은 개인정보보호법 제23조 등 개인정보보호법을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효성에 대해서도 의문을 표했다. 정부가 '대포폰' 근절을 목적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대포폰 이용자 70% 이상이 외국인인데 내국인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것은 모순적이라고 반발했다. 보이스피싱 피해도 과도한 개인정보 수집 관행과 주민등록번호 및 연계정보(CI)와 같은 보편적 국민식별번호 제도 때문이라고 소리 높였다.

기술적 오류에 시름···대안도 없다


기술적 문제로 시장은 혼선을 빚었다. 추출 정보와 실제 얼굴 생체정보를 대조하는 과정에서 조도 등 외부 환경에 따라 인식 오류가 빈번하게 발생했다. 특히, 비대면 개통이 주를 이루는 알뜰폰 사업자들이 고객 응대에 난항을 겪었다.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는 통신사의 경우 문제 발생 시 현장 직원이 안내를 통해 인증 단계를 넘길 수 있지만, 알뜰폰(MVNO) 업체들은 이 같은 대응이 어렵다. 이 때문에 개통을 포기하고 돌아서는 이용자도 더러 있었다. 시범 운영 초기 40%에 머물던 인식률을 80%대까지 끌어올렸지만, 반응은 여전히 차갑다.

대면 개통의 경우도 상황은 녹록지 않았다.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없어 안면을 대조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일례로 신분증 사진이 너무 오래됐거나, 얼굴과 차이가 큰 경우 발생하는 오류에 대응 방안이 없는 상황이다. 유통 채널에서는 정부와 통신사로부터 받은 지침이 없어 난관에 부딪혔다.

안면인증이 정착한 금융권과도 비교되면서 비판에 직면했다. 금융권의 경우 인공지능(AI) 기술을 바탕으로 높은 인식률을 유지하고 있는 데다가 가이드라인도 비교적 명확하다. 금융권은 2015년 비대면 계좌 개설을 허용하면서 ▲신분증 사본 제출 ▲영상통화 ▲접근 매체 전달 시 확인 ▲기존 계좌 활용 ▲바이오인증 등 5가지 방식 중 2가지 이상을 의무적으로 조합해 사용하도록 규정했다.

결국 정부는 이날 시범 기간을 6월 30일까지 연장했다. 정부는 기술적 문제를 해소하고 통신사 및 유통채널 의견을 추가로 수렴하겠다는 입장이다. ▲영상통화 ▲행정안전부 모바일 신분증 ▲지문·홍채 등 생체인증 ▲계좌인증 등 대체수단을 지속 검토해 추후 발표하겠다고 공표했다.

최우혁 과기정통부 정보보호네트워크정책실장은 "안면인식 기술을 활용한 본인확인 절차는 혹여 발생할지 모르는 휴대폰 명의도용·명의대여 방지에 가장 실효성 있는 수단"이라며 "이용자와 현장의 불편을 최소화하면서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안전하고 신뢰받는 통신 환경이 구축될 수 있도록 업체, 관계기관, 전문가 등과 소통하고 다양한 의견을 청취해 필요한 사항들을 지속 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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