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바이오 "진짜 문제는 지속성"···'메디컬 코리아'서 나온 K-의료 확장 해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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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문제는 지속성"···'메디컬 코리아'서 나온 K-의료 확장 해법

등록 2026.03.19 17:13

이병현

  기자

AI, 진단 넘어 진료 프로세스 최적화 역할 부각보험체계 개선·국경 넘는 분쟁 관리 제안보험·사후관리 체계까지 확장되는 미래형 시스템

메디컬코리아 2026 콘퍼런스 세션이 19일 서울 코엑스에서 진행되고 있다. 사진=한국보건산업진흥원 제공메디컬코리아 2026 콘퍼런스 세션이 19일 서울 코엑스에서 진행되고 있다. 사진=한국보건산업진흥원 제공

한국 의료가 외국인 환자를 많이 유치하는 단계를 지나 국경을 넘어선 진료의 연속성과 책임, 이를 뒷받침할 시스템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단계로 넘어가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9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메디컬 코리아 2026'에선 인공지능(AI)이 의료 세계화를 가속하고 있으며 환자가 한국에서 치료를 받은 뒤 본국으로 돌아간 이후 누가 그 치료를 이어받고, 누가 책임을 질 것인가 하는 물음들이 이어졌다.

이날 현철수 예일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는 해당 문제를 정면으로 짚었다. 그는 "접근성은 문제가 아니고 진짜 문제는 지속성이고 또 거기에 책임감이 따라야 된다"며 "그 책임감을 만들어줄 수 있는 것은 어디까지나 믿을 수 있는 의료인의 네트워크 활동일 것"이라고 말했다. 기술이 아무리 정교해져도 헬스케어는 결국 인간의 신뢰 위에 서는 시스템이라는 진단이다.

해당 문제의식은 이희진 서울아산병원 국제진료센터 임상전임강사의 발표에서 더 실무적인 형태로 이어졌다. 서울아산병원이 2025년 도입한 AI 통합진료 플랫폼은 해외 환자의 의무기록과 영상자료를 사전에 정리하고 번역하며, 필요한 경우 원격 진료와 실제 내원 치료를 연결하는 구조다.

이 강사는 "환자 입장에서는 어떤 의무기록 항목이 자신의 컨디션을 평가하는 데 필요한지 알 수가 없다"며 "PDF 파일로 300페이지가 넘는 자료를 보낼 때도 있다"고 했다. 이어 "문서는 자동으로 8개 언어로 번역이 되고, 영상 자료도 자동으로 등록돼 커뮤니케이션이 굉장히 빨라졌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AI가 맡는 역할은 진단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국경을 넘는 복잡한 진료 과정의 병목을 줄이고 치료의 연결 가능성을 높이는 데 있다.

외국인 환자 유치가 커질수록 뒤따르는 리스크 역시 더 구조적으로 관리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태한 에이치디아이 홍콩 전무는 현재 외국인 환자의 상당수가 피부·미용·성형 분야에 집중돼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이 영역이 현행 보험 체계 밖에 놓여 있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160만명, 170만명이 오더라도 120만명 정도에 해당하는 환자는 보험에서 담보받을 수 없는 의료진의 책임으로 남게 된다"고 전했다. 이어 "좋은 보험 상품은 개개인을 지킬 수 있지만, 훌륭한 보험 상품은 전체 커뮤니티를 지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K-의료가 성장 산업이 되기 위해서는 진료 역량뿐 아니라 분쟁, 배상, 동반 가족 보호, 유치기관 책임까지 포괄하는 리스크 관리 체계를 함께 키워야 한다는 뜻으로 읽힌다.

이어진 발표에서 공개된 데이터는 한국 의료가 이미 세계 시장에서 상당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김진규 한국리서치 부서장은 각종 국제 조사에서 한국 헬스케어가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설명하면서도, 그 경쟁력이 실제 시장 성과로 이어지려면 디지털 접점과 국가별 맞춤 전략이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21년도에는 오프라인 비중이 과반수 가까이 나왔는데 25년도 결과를 보면 온라인 비중이 70% 이상으로 압도적으로 높게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또 "응답자의 60% 이상이 건강 회복을 전제로 해외에 나가서 치료를 받을 수 있다"는 조사 결과를 소개하며, 의료관광 수요가 분명히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 의료의 평판은 높아졌지만, 이제는 온라인 정보 접근과 디지털 브랜딩, 실시간 대응, 사후관리 모델이 실제 선택을 좌우하는 국면으로 넘어가고 있다는 의미다.

김진아 APEX 헬스케어 컨설턴트는 GCC(걸프협력회의) 국가가 더 이상 단순한 환자 송출 시장이 아니라고 진단했다.

그는 "예전에는 해외에 의존하고 환자를 보내는 국가였다면, 지금은 자국 내 헬스케어 인프라를 월드클래스 수준으로 올리고 헬스케어 허브를 만들려는 방향으로 완전히 바뀌었다"고 말했다. 또 "중동 국가가 단순히 우리한테 와서 치료를 받고 서비스를 받는 국가가 아닌, 나중에는 경쟁 국가가 될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했다"고 덧붙였다.

이 발언은 한국 의료의 글로벌 전략이 더 이상 '인바운드 환자 유치'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점을 보여준다. 앞으로는 병원 운영, 전문센터 구축, 의료진 교육, AI 진단 솔루션, 의료 기술 이전 같은 형태로 한국 의료가 현지 시스템 안에 들어가는 방식이 중요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의료관광, 성형, 검진, 한류 이미지가 한국 의료의 진입 경로였다면, 이제는 그 위에 AI 기반 사전심사와 원격진료, 의사 네트워크, 보험과 책임 구조, 현지 협력 모델이 얹혀야 지속 가능한 경쟁력이 만들어질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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