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케이뱅크, 이달 '집중투표제 배제 조항' 삭제 안건 상정4대 시중銀, 안건에서 제외···인터넷은행, 지배구조 선진화 '선도'사외이사 교체·이사회 규모 축소 병행···상장사 걸맞는 체질 개선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는 각각 오는 26일과 31일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집중투표제 배제 조항을 회사 정관에서 삭제하는 안건을 결의할 예정이다.
집중투표제는 2명 이상의 이사를 선임할 때 주주가 보유한 1주당 선임할 이사의 수만큼 의결권을 부여하는 제도다. 예컨대 3명의 이사를 뽑을 때 1주를 가진 주주는 3표를 행사할 수 있으며, 이 3표를 특정 후보 1명에게 몰아주는 것이 가능하다. 이를 통해 소액주주들이 뜻을 모으면 자신들을 대변하는 인물을 이사회에 진입시킬 가능성이 커진다.
그동안 국내 다수의 상장사들은 행동주의 펀드 등의 경영 간섭이나 적대적 인수합병(M&A) 리스크를 막기 위해 정관에 집중투표제를 배제한다는 조항을 두고 강력한 경영권 방어막으로 활용해 왔다.
한 인터넷전문은행 관계자는 "개정 상법에 따라 집중투표가 의무화됨에 따라 소수 주주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집중투표 배제 정관을 삭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이번 결정은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기조에 발맞추는 동시에, 이사의 충실 의무 대상을 주주로 확대하는 내용 등을 담은 상법 개정 움직임에 앞서 선제적으로 지배구조를 선진화하려는 포석이다.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가 이사회 안정성을 우선시하며 이번 정기 주총 안건에 집중투표제 배제 조항 삭제를 포함하지 않은 것과 뚜렷한 대비를 이룬다.
두 인터넷전문은행은 이번 정관 변경과 함께 사외이사 교체 및 이사회 규모 축소 등 이사회 진용도 대대적으로 개편한다. 집중투표제 도입 효과를 극대화하고 이사회 운영의 효율성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종합적인 조치로 해석된다.
우선 카카오뱅크는 26일 열리는 주총에서 새로운 이사진을 꾸린다. 주주사인 서울보증보험 출신의 김부은 사외이사가 임기 만료로 물러나고, 남상일 후보가 신임 사외이사로 합류할 예정이다. 또한 권대열 카카오 그룹 ESG 담당을 기타비상무이사 후보로, 김륜희 한국과학기술원(KAIST) 기술경영학부 교수를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후보로 각각 추천했다.
특히 카카오뱅크는 이번 주총에서 사외이사의 명칭을 '독립이사'로 변경하는 안건도 함께 올렸다. 이사회의 독립성 강화 의지를 명확히 함으로써, 최근 카카오 그룹 전반에 걸친 경영 쇄신 기조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전자주주총회 도입 근거를 마련하고 의결권 대리 행사 수단을 확대하는 등 주주 참여 문턱을 낮추기 위한 정관 변경도 추진한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상법 개정에 맞춰 전자주주총회 병행 개최 규정을 신설하고 대리권 증명 방법 또한 서면 외 전자문서로 가능하도록 개정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상장을 완료하며 본격적인 외형 확장에 나선 케이뱅크는 31일 주총에서 상장사 체급에 맞춰 이사회 조직을 대폭 슬림화한다. 기존 11명(사내 1명, 사외 8명, 기타비상무 2명)으로 운영되며 인터넷은행 중 가장 비대했던 이사회 정원을 7명(사내 1명, 사외 5명, 기타비상무 1명) 체제로 축소할 방침이다.
케이뱅크는 이사회 규모를 줄여 의사결정의 신속성을 높이는 한편, 이번 주총을 통해 자본시장법 요건에 부합하는 여성 인사를 포함한 새로운 사외이사 진용을 구축해 이사회의 다양성과 전문성을 한층 강화할 계획이다.
금융권에서는 인터넷은행들의 이 같은 선제적 조치가 향후 금융권 지배구조 트렌드에 미칠 파장에 주목하고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인터넷전문은행들이 대형 시중은행보다 먼저 집중투표제를 수용하고 나선 것은 소액주주 권리 보호라는 자본시장의 시대적 요구를 적극적으로 수용한 결과"라며 "이사회 슬림화 및 사외이사 개편 작업이 집중투표제 도입과 맞물리면서 향후 주주총회에서 소수 주주의 목소리가 이사회 구성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뉴스웨이 문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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