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탁매매 미수금 사상 첫 2조 돌파, 단기 충격 심화은행권 신용대출, 마이너스 통장까지 증가세 지속국제 유가 상승시 인플레이션·환율 압력 동반 위험

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33조6945억원으로 집계됐다. 투자자가 증권사에서 자금을 빌려 주식을 매수한 규모로 역대 최대 수준이다.
신용융자 잔액은 올해 1월 말 처음으로 30조원을 넘어선 뒤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코스피가 큰 폭으로 하락했던 지난 4일 이후 증가 폭이 확대됐다.
단기 투자 자금으로 분류되는 위탁매매 미수금도 급증했다. 5일 기준 미수금 잔액은 2조1488억원으로 집계됐다. 하루 전보다 약 1조원 가까이 늘며 처음으로 2조원을 넘어섰다.
미수거래는 투자자가 증권사 자금을 활용해 주식을 매수한 뒤 이틀 안에 대금을 상환하는 방식이다. 기한 내 결제가 이뤄지지 않으면 증권사는 해당 주식을 강제로 매도하는 반대매매 절차를 진행한다.
실제로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 비중도 크게 상승했다. 현재 비중은 6.5%로 지난해 평균(0.76%)과 비교하면 약 8배 높은 수준이다.
은행권 신용대출 역시 증가 흐름을 보이고 있다.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 등 5대 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5일 기준 105조7065억원으로 집계됐다. 2월 말과 비교하면 영업일 기준 사흘 만에 1조5622억원 늘었다.
특히 마이너스 통장 잔액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같은 기간 잔액은 39조1185억원에서 40조7227억원으로 약 1조6000억원 늘었다.
시장에서는 최근 증시 조정을 저가 매수 기회로 판단한 투자자들이 레버리지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단기 충격이라는 인식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다만 중동 긴장이 장기화할 경우 증시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국제 유가가 상승하면 인플레이션 압력과 환율 상승이 동시에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증시가 추가로 하락할 경우 신용융자로 매수한 주식이 반대매매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담보 가치가 일정 수준 아래로 떨어지면 증권사가 투자자의 주식을 강제로 매도하게 되기 때문이다.
일부 증권가에서는 지정학적 리스크가 장기화할 경우 증시 하방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국제 유가 상승과 환율 불안이 동시에 나타날 경우 외국인 자금 이탈이 확대되면서 코스피가 5000선까지 밀릴 수 있다는 시나리오도 거론된다.
염동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주가 흐름을 미리 보여주는 지표라기보다 뒤따르는 성격이 강하다"며 "주가 하락 이후 시간이 지나면서 신용잔고가 줄어드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용잔고 감소 자체가 곧바로 증시 반등 신호로 해석되기는 어렵다"며 "레버리지 투자 축소는 시장 조정 과정에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흐름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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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이자경 기자
ljkee93@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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