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연쇄 상승 우려, 주유소 담합 조사 착수UAE 원유 긴급 도입 추진, 수급 안정 조치정부, 석유 최고가격 제도·유류세 인하 등 검토
8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전날 밤 11시 기준 전국 주유소 평균 휘발유 가격은 ℓ당 1890.87원으로 집계됐다. 서울 평균 가격은 1942.08원으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중동 정세가 불안해지면서 국제 원유 시장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국제 유가는 배럴당 90달러를 넘어섰다.
국제 유가 상승 흐름이 국내 주유소 가격으로 빠르게 번지자 정부도 대응 수위를 높였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5일 열린 임시 국무회의에서 석유류 가격 상승 상황을 점검하고 최고가격 지정 검토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시장 교란 행위 단속에도 나섰다. 범부처 합동 점검단이 불법 석유 유통과 매점매석, 가짜석유 판매 등을 점검하고 있으며 공정거래위원회는 주유소 가격 담합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원유 수급 안정 조치도 병행되고 있다. 정부는 아랍에미리트(UAE)에서 600만 배럴 이상의 원유를 긴급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시장에서는 중동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에너지 가격 상승이 물가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원유 가격이 오르면 휘발유와 경유뿐 아니라 물류비와 전력 비용까지 자극하면서 소비자 물가 전반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있었던 2022년에도 에너지 가격 급등은 국내 물가를 크게 흔들었다. 당시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1%를 기록했고, 석유류 가격 상승은 전체 물가를 1%포인트 이상 끌어올린 요인으로 분석됐다.
전문가들은 중동 지역 원유 공급 차질이 현실화할 경우 물가 충격이 더 커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한국은 원유 수입의 약 70%를 중동 지역에 의존하고 있어 공급 불안이 길어질 경우 에너지 가격 상승이 국내 물가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정부가 검토하는 대응책 가운데 하나는 '석유 최고가격 지정제'다.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법 제23조에는 석유 가격 급등이 국민 경제에 영향을 줄 경우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판매 가격의 상한을 정할 수 있도록 규정돼 있다.
하지만 실제 제도가 발동될 가능성은 아직 불확실하다는 평가다. 가격을 인위적으로 누를 경우 정유사와 주유소의 수익성이 악화하면서 공급 물량이 줄어드는 등 시장 왜곡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또한 가격 통제로 발생한 손실을 국가 재정으로 보전해야 할 가능성도 있다. 석유사업법에는 가격 통제로 피해를 본 사업자의 손실을 정부가 보전할 수 있다는 규정이 포함돼 있어 유가 상승세가 장기화할 경우 재정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는 유류세 인하 확대와 비축유 방출 등 다른 대응 방안도 함께 검토하며 국내 석유 가격 흐름을 지켜본 뒤 최고가격제 발동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석유 최고가격 지정을 포함해 다양한 정책 수단을 검토하고 있다"며 "시장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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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이자경 기자
ljkee93@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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