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바이오 구글, 19년 만에 '고정밀 지도' 얻었다···일각선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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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19년 만에 '고정밀 지도' 얻었다···일각선 우려도

등록 2026.02.27 17:06

유선희

  기자

정부, 구글에 영상 보안 및 가림막 처리·서버 조건 제시관광 산업 영향력 확대 기대···지도 사업자 타격 우려

그래픽=이찬희 기자그래픽=이찬희 기자

정부가 구글이 요구하는 고정밀 지도의 국외 반출을 조건부 허가하겠다는 결정을 내렸다. 구글은 2007년 첫 반출 요구 이후 19년 만에 한국 고정밀 지도를 받는 대신 영상 보안 처리는 물론 좌표 표시 제한, 국내 서버 활용, 보안 사고 대응 체계를 갖춰야 한다. 일각에선 해외 기업의 첫 고정밀 지도 반출 허가가 낳을 파장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토교통부는 27일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에 있는 국토지리정보원에서 '측량 성과 국외 반출 협의체' 회의를 열고 1대 5000 고정밀 지도의 국외 반출 여부를 논의한 결과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협의체는 구글 맵스와 구글 어스의 글로벌 서비스에서 대한민국 영토에 대한 위성·항공사진을 서비스하는 경우 보안 처리가 완료된 영상을 사용하고, 과거 시계열 영상(구글 어스)과 스트리트뷰에 대해서도 군사·보안 시설을 가림 처리하도록 했다. 아울러 같은 서비스에서 대한민국 영토에 대한 좌표 표시를 제거하거나 노출을 제한해야 한다는 조건을 제시했다.

특히 구글의 국내 제휴 기업이 국내에 보유한 서버에서 원본 데이터를 가공하고, 정부 검토·확인을 거친 데이터만 반출하되 내비게이션·길찾기 서비스를 위해 필요한 데이터만 반출할 수 있도록 제한했다. 아울러 교통 네트워크에 한정한 데이터만 반출이 가능하고, 등고선 등 안보적으로 민감한 데이터는 반출 대상에서 제외했다.

또 군사 보안 시설이 추가·변경돼 수정을 필요로 하는 경우 정부 요청에 따라 구글이 국내 제휴 기업에 수정을 요청하고, 국내 제휴 기업의 국내 서버 수정 절차를 관리하도록 했다. 이와 함께 구글이 데이터 국외 반출 전 정부와 협의해 보안 사고 대응·관리·처리를 위한 방안을 수립하고, '한국 지도 전담관'을 국내에 상주하도록 하는 내용도 반출 조건에 담겼다. 또 정부가 내건 조건의 충족 여부를 확인한 뒤 데이터를 반출하고, 조건을 불이행하면 허가를 중단·회수할 수 있도록 했다.

협의체는 "정부 검토·확인을 거친 정보만 반출하는 체계를 통해 사후관리 통제권이 확보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며 "이번 반출 결정으로 외국인 관광 증진, 지도 서비스 기반 경제적·기술적 파급 효과, 국내 공간 정보 산업 등에 대한 영향 등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구글은 2007년부터 한국의 고정밀 지도 국외 반출을 요청해왔다. 정부는 2007년과 2016년 국가안보상 이유로 구글에 고정밀 지도 국외 반출을 불허한 데 이어, 지난해 2월 같은 요청을 받고 같은 해 세 차례(5·8·11월) 결정을 연기한 바 있다.

19년 만의 지도반출 허가 결정에 대해 구글은 환영의 뜻을 내비쳤다. 이날 크리스 터너(Cris Turner) 구글 대외협력 정책 지식·정보 부문 부사장은 "구글은 한국 정부의 지도 반출 허가 결정을 진심으로 환영하며 깊은 감사를 드린다"며 "뛰어난 기술 리더십으로 세계를 선도하는 한국에서 구글 지도의 역량을 선보일 기회를 갖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구글이 얻은 고정밀 지도가 산업 생태계에 미칠 영향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구글은 고정밀 지도에 대한 구체적인 서비스 적용 시점이나 범위를 제시하지 않은 상태다. 한 국내 플랫폼 업계 관계자는 "고정밀 지도가 해외 업체에도 공개되면서 경쟁 구도가 바뀌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소규모 사업자들의 경우 타격이 클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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