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풋옵션 분쟁 다시 불거진 교보생명··· 지주사 전환 영향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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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옵션 분쟁 다시 불거진 교보생명··· 지주사 전환 영향 주목

등록 2026.02.26 17:44

수정 2026.02.26 18:28

이은서

  기자

FI와 풋옵션 갈등, 판세 다시 뒤집혀IMM·EQT와의 법적 갈등 재점화신창재 회장 재무리스크 확대 우려

사진=박혜수 기자사진=박혜수 기자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이 재무적 투자자(FI)와의 풋옵션 분쟁에서 판세가 다시 기울었다. 앞서 국제중재판정부가 신 회장에 부과한 하루 20만 달러(약 2억9000만원)의 간접강제금 결정이 무효라는 국내 법원 판결이 상급심에서 뒤집혔기 때문이다. 이에 숙원 사업으로 꼽혀온 교보생명의 금융지주사 전환 작업에 다시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3일 서울고등법원은 신 회장과 FI인 사모펀드 운용사 IMM프라이빗에쿼티·EQT파트너스(이하 IMM·EQT) 간 풋옵션 분쟁에서 사모펀드 측 주장을 일부 받아들이기로 했다. 풋옵션은 거래 당사자들이 미리 정한 가격으로 장래의 특정시점 또는 그 이전에 특정 대상물을 팔 수 있는 권리를 사고 파는 계약이다.

앞서 2024년 12월 ICC 중재판정부는 신 회장에게 풋옵션 가격 산정을 위한 감정평가기관을 선임할 것을 결정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하루 20만 달러의 간접강제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대해 신 회장은 ICC 간접강제금 부과가 부당하다며 국내 법원에 소송을 냈고, 1심에서는 ICC 판정 자체는 인정하되 간접강제금 부과 부분은 승인하지 않았다. 그러나 IMM·EQT가 항고하며 이번 2심에서 해당 부분이 뒤집혔다.

또한 이번 2심에서 서울고등법원은 신 회장이 "평가보고서 제출을 위해 필요한 노력을 모두 다했으므로 더 이상 이행 의무가 없다"고 주장한 부분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신 회장이 새로운 평가기관을 선임해 평가보고서를 제출하는 데 실질적인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으며 평가보고서 제출 등 관련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한 셈이다.

교보생명 IPO 기한 내 안이뤄져...2018년 갈등 본격화


교보생명과 IMM·EQT의 계약은 2012년 시작됐다. 당시 재무적 투자자에는 IMM·EQT 외에도 어피너티, 싱가포르투자청(GIC) 등이 있었으며 이들은 컨소시엄을 구성해 교보생명 2대 주주였던 대우인터내셔널이 보유한 지분 24%를 주당 24만5000원에 인수해 신 회장과 주주간계약(SHA)을 체결했다.

계약 조건에는 2015년 9월 말까지 교보생명의 기업공개(IPO)를 완료하지 못하면 FI가 신 회장에게 풋옵션을 행사해 지분을 되팔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IPO는 기한 내 이뤄지지 못했고, 2018년 10월 어피너티 등 FI는 풋옵션 권리를 교보생명에 통보했다. 안진회계법인이 산정한 주당 가격은 40만9000원으로, 매입가의 약 1.7배에 달했다.

신 회장 측은 "평가 기준일이 FI에 유리하게 적용됐다"며 이를 인정하지 않았고 어피너티 등은 2019년 ICC에 국제중재를 신청했다. 2021년 1차 중재에서는 풋옵션 자체가 유효하다고 판단됐으나 신 회장이 감정평가기관 선임을 거부해 가격 산정 절차가 진행되지 않아 사실상 신 회장의 승리로 평가됐다.

이에 불복한 어피너티는 2차 중재를 제기했고 중재판정부는 신 회장에게 감정평가기관 선임과 보고서 제출, 간접강제금 지급을 명령했다. 신 회장은 ICC의 권한 부당을 이유로 국내 법원에 소송을 냈고, 풋옵션 분쟁은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 과정에서 지난해 3월 어피너티와 싱가포르투자청은 주당 23만4000원으로 풋옵션을 행사해 매입가보다 낮은 가격에 교보생명 지분을 매각하며 컨소시엄을 사실상 해체했다. 현재 소송을 진행 중인 IMM과 EQT는 각각 지분 5.23%를 보유 중이다.

2심 판결로 교보생명 리스크 재부각...전문가 "오너 리스크 변수"


업계 안팎에서는 이번 2심 판결로 법적 불확실성이 일부 해소되던 상황이 다시 바뀌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만일 신 회장이 새롭게 평가기관을 선임하지 않는다면 후속 중재판정에서 간접강제금 부과가 가능해졌다는 설명이다.

더 나아가 만일 신 회장이 새로운 평가기관을 선임하지 않고, 실제 간접강제금으로 이어질 경우 재무 불확실성과 함께 지주사 전환 승인과 절차 진행에도 제약이 따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교보생명은 지주사 전환을 위해 SBI홀딩스로부터 SBI저축은행 지분 50%+1주를 올해 10월까지 인수할 계획이지만, 이번 사안이 지주사 전환 일정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다.

이에 대해 교보생명 측은 이번 고법의 2심 판결은 중재판정부에게 간접강제명령을 내릴 권한이 있느냐 없느냐에 대한 내용인 만큼 대법원 판단까지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한 간접강제금 부과에 대한 전제 조건인 감정평가 기관 선임도 앞서 이행했기 때문에 현재로선 새롭게 강제금이 부과되진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고법은 신 회장 측이 평가기관으로 한영회계법인을 한 차례 선임한 사실을 인정했다. 이후 2차 중재가 제기되기 전 한영회계법인이 평가를 포기했지만, 고법 측은 "평가기관 선임 의무 자체는 이행된 측면이 있다"는 취지로 판단한 바 있다.

전문가는 이번 고법 2심 판결로 ICC의 간접강제 명령이 집행력을 가질 가능성이 커진 데다, 실제 이행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신 회장의 재무 리스크가 현실화될 수 있어 지주사 전환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봤다.

김대종 세종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이 같은 재무나 오너 리스크는 교보생명의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대주주 적격성 심사와 경영 안정성 평가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다른 시각도 있다. 신 회장이 고법 판결에 따라 평가기관 선임 등을 이행하지 않더라도 이미 우호 지분이 상당해 지주사 전환에 결정적인 장애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난해 말 SBI홀딩스가 교보생명의 2대 주주로 올라서며 우호 지분이 20%를 넘어선 데다, 신 회장의 개인 지분 33.78%와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지분율도 46.19%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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