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정부, 기후금융에 790조 푼다···ESG 공시도 28년 의무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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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기후금융에 790조 푼다···ESG 공시도 28년 의무화

등록 2026.02.25 09:30

박경보

  기자

연결자산 30조 이상 코스피 상장사 공시 시작2035년 NDC 2018년 대비 53~61% 감축 목표한국형 전환금융 도입·금융배출량 플랫폼 구축

사진=금융위원회 제공사진=금융위원회 제공

정부가 2035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달성을 뒷받침하기 위해 10년간 790조원 규모의 기후금융을 공급하고, 2028년부터 대형 코스피 상장사를 대상으로 ESG 공시를 단계적으로 의무화한다. 정부는 공시 제도화와 전환금융 도입, 기후금융 인프라 고도화를 통해 기업의 녹색 전환(GX)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25일 대한상공회의소 20층 챔버 라운지에서 제4차 생산적금융 대전환 회의를 개최하고 ESG 공시 제도화 방안과 기후금융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이날 회의에는 관계부처와 유관기관, 경제단체, 전문가 등이 참석해 우리 경제와 기업의 녹색 전환을 위한 과제를 논의했다.

금융위는 ESG 공시 로드맵 초안을 공개하고 2028년 회계연도(FY27)부터 연결자산총액 30조원 이상 코스피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공시를 시작한다. 2029년(FY28)부터는 연결자산총액 10조원 이상 코스피 상장기업으로 확대한다.

공시 첫 해에는 일정 기준을 충족한 국내외 종속회사, 예컨대 자산이나 매출액이 연결기준 10% 미만인 종속회사를 공시 대상에서 제외할 수 있도록 했다. 산업구조가 유사한 일본은 2027년 6월(FY26)부터 시가총액 3조엔 이상 프라임시장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공시를 시행하고 있으며, 일부 국내 대기업은 2029년부터 EU 공시의무가 역외 적용된다는 점도 고려됐다.

스코프3(가치사슬 전반의 배출) 온실가스 배출량은 산정·추정 인프라를 구축한 뒤 원칙적으로 2031년 회계연도(FY30)부터 공시를 시작하도록 검토됐다. 다만 중소기업기본법상 소기업이면서 고탄소 배출 업종이 아닌 가치사슬은 공시를 면제하고, 제도 안착 후 면제 범위를 재검토한다.

공시채널은 우선 거래소 공시로 운영한 뒤, 제도가 안착되면 자본시장법상 법정공시로 전환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초기 단계에서는 예측 또는 추정 정보를 활용한 공시에 대해 면책을 허용하고 제재보다는 계도 중심으로 운영한다.

공시시점은 원칙적으로 연말 결산 기준 3월 말로 정하고 배출권거래제에 따라 기후에너지환경부가 매년 5월경 배출량을 인증하고 있는 점을 고려해 온실가스 배출량 정보에 한해 반기 결산 시점인 8월 중순 공시를 허용한다. 제3자 인증은 도입 초기에는 자율로 운영하고, 국제 동향에 따라 단계적 의무화 방안을 검토한다.

국내 지속가능성 공시기준은 ISSB 제정 기준을 기반으로 마련됐다. 제조업 비중이 높은 국내 산업구조를 고려해 톤당 내부탄소가격이나 산업별 지표는 선택적 공시를 허용했다. 초안에 포함됐던 정책공시(제101호)는 국제적으로 기준이 마련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해 최종기준에서 제외했다. 금융위는 로드맵 초안에 대해 다음달 31일까지 의견을 수렴하고 4월 중 확정·발표할 계획이다.

또한 금융위는 올해부터 2035년까지 10년간 총 790조원 규모의 기후금융을 공급한다. 이는 기존 2024~2030년 420조원 계획보다 기간과 규모를 모두 늘린 것이다.

공급 자금의 50% 이상을 지방에, 70% 이상을 중소·중견기업에 집중 투입한다. 정책금융기관이 고위험·장기 자본이 필요한 부문에 선제적으로 자금을 공급해 민간 자본의 참여를 유도한다는 구상이다.

또 철강·시멘트·화학 등 고탄소 산업의 저탄소 전환을 지원하는 '한국형 전환금융'을 도입한다. EU K-Taxonomy 개념체계를 벤치마킹한 기후부 기반 전환금융과, 업종별 탄소감축 이행 로드맵 기반 전환금융을 포괄하는 방식이다.

금융위는 신용정보원을 중심으로 기후금융 정보 인프라를 고도화한다. 기후금융 웹포털을 구축해 K-Taxonomy 적용 판단 가이드를 제공하고, 기업의 공정·기술·프로젝트가 녹색 또는 전환금융 기준에 부합하는지 확인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또 금융회사 포트폴리오의 탄소성과를 관리하는 '금융배출량 플랫폼'을 구축한다. 금융배출량은 금융회사가 대출·투자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배출하는 탄소배출량(Scope3)을 의미한다. 플랫폼은 기업별 탄소배출량 데이터와 글로벌 표준인 PCAF 기반 통일 산출식을 제공하며, PCAF는 2025년 기준 약 700개사가 가입한 민간 협의체다.

이 위원장은 "기후위기는 우리 경제의 지속가능한 성장과 우리 국민의 삶에 직결되는 문제"라며 "우리 기업과 경제의 녹색전환(K-GX)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시장 인프라로서 기업의 공시체계를 마련하고, 금융이 K-GX의 중추적 조력자로서 우리 경제와 산업의 탄소중립과 녹색 신산업의 성장을 견인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금융위는 관계기관이 참여하는 실무 워킹그룹을 구성해 ESG 공시 안착과 기후금융 공급 활성화를 지속 점검·보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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