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최종 판단, 방송유통 재편 영향 미칠 전망중장년 여성 패션앱 운영사 인수배경 초점상품기획자 경쟁사 이직, 사업 연속성 위기
SK브로드밴드노동조합 SK스토아지부는 27일 오후 2시 과천 정부청사 앞에서 'SK스토아 매각 반대' 기자회견과 총파업 집회를 열었다. 현장에는 SK스토아 전 조합원이 참여했으며 SK하이닉스, SK11번가, SK쉴더스, SK넥실리스 등 주요 계열사 노조를 포함한 전국정보통신미디어노동조합연맹 소속 지도부와 법률·노무 전문가들이 참석했다.
노조는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방미통위)에 ▲라포랩스를 향한 최다액 출자자 변경 승인 불허 ▲2033년까지 SK텔레콤의 대주주 지위 유지 등을 촉구하는 의견서를 제출하고, 조합원과 협력사들의 매각 반대 서명을 함께 전달했다.
노조는 라포랩스가 방송 산업 운영 경험이 부족한 스타트업으로, SK스토아와 같은 공적 기능이 요구되는 T커머스 사업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누적 결손, 낮은 신용등급 등 열악한 재무구조도 우려의 배경이다. 협력사와의 정산 시스템, 고객 정보 보호 능력 등에서도 리스크가 클 수 있다는 주장이다.
김대홍 SK스토아지부장은 "SK스토아가 SK텔레콤 체제에 편입된 지 7년밖에 안 됐는데 대주주가 책임을 방기하고 졸속으로 스타트업에 넘기려 한다"며 "방미통위가 오는 2033년까지 SK텔레콤의 대주주 지위를 유지하도록 승인 불허를 결정해달라"고 밝혔다.
윤세홍 SK브로드밴드노조 위원장은 "이 매각은 단순한 지분 이전이 아니라, 방송 생태계와 협력사 기반을 흔드는 구조조정 성격의 문제"라며 "공적 책임과 시장 안정성을 기준으로 냉정히 판단해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노조는 이날 총파업을 시작으로 향후 매일 아침과 점심 릴레이 시위를 이어갈 계획이다. 방미통위의 최종 판단이 나올 때까지 장기 투쟁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최종 승인' 남은 매각···방미통위로 공 넘어가
라포랩스는 지난해 12월 24일 SK텔레콤과 SK스토아·미디어S 지분 100%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으며, 법정 요건에 따라 지난 23일 방미통위에 출자전환을 통한 최대주주 변경 신청서를 제출했다.
방미통위는 접수일 기준 60일 내 승인 여부를 결정해야 하며, 필요 시 최대 90일까지 심사 기한을 연장할 수 있다. 심사 과정에서는 출자전환 규모, 지분율 변화, 기존 주주 지분 희석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며, 방송의 공공성과 인수 기업의 경영 안정성이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라포랩스는 중장년 여성 대상 패션 커머스 앱 '퀸잇'을 운영하는 5년차 스타트업으로, 인수 이후 구조조정은 없으며 오히려 사업 확장에 따라 추가 채용과 중장기 보상 방안도 검토 중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노동조합은 "단일 앱 운영 경험만으로 방송 채널 사업의 복합성과 공적 책임을 감당하기엔 부족하다"고 보고 있으며, 유통 인프라와 협력사 생태계 유지에 있어서도 불확실성이 크다고 반박하고 있다.
방미통위의 최종 판단은 SK스토아의 중장기 지배구조뿐 아니라 향후 방송 유통 산업 전반의 구조 재편 흐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갈등 장기화 시 PMI 비용·내부 리스크 커질 우려
이번 인수 갈등은 SK스토아 내부의 조직 불안과 인력 이탈로 확산되고 있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일부 핵심 상품기획자(MD)들이 경쟁사로 이직했으며, 추가적인 이동도 잇따를 것으로 알려졌다. 내부에선 '회사를 떠나려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으며, 주요 홈쇼핑 업체들이 이들을 스카우트하려는 움직임도 포착되고 있다.
특히 SK스토아는 방송 콘텐츠 기획력과 상품 운영 역량에 기반한 사업 구조를 갖고 있어, MD급 핵심 인력의 공백은 서비스 품질과 수익성 모두에 타격을 줄 수 있다. 협력사와의 커뮤니케이션, 판매 전략, 실시간 방송 운영 등에서 쌓인 노하우의 단절은 사업 연속성을 해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내부 혼란이 인수 후 통합 과정에서 고스란히 리스크로 전이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복지 확대 요구, 조직 충돌, 집단 저항 등 예상치 못한 내부 갈등이 경영 계획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인수 기업인 라포랩스 입장에서도 평판 리스크, 규제 리스크와 더불어 불필요한 추가 비용이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한 업계 관계자는 "매각 이슈가 장기화되고 있는 지금의 상황에서는 조직 안정성 회복이 쉽지 않다"며 "혼란이 장기화될수록 SK스토아의 기업 가치에도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스웨이 조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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