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바이오 이뮤노반트, 한올에 바토클리맙 권리 반환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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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뮤노반트, 한올에 바토클리맙 권리 반환 논의

등록 2025.12.12 15:03

이병현

  기자

IMVT-1402 집중, 바토클리맙 상업화 지연TED 3상 결과 발표, 내년 상반기로 연기한올, 기술반환 시도에 강력 반발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미국 이뮤노반트가 한올바이오파마에 기술이전 받은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바토클리맙(IMVT-1401)의 권리 일부 반환을 논의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뮤노반트가 차세대 FcRn 억제제 아이메로프루바트(IMVT-1402)로 전략의 무게중심을 옮기는 과정에서 바토클리맙의 개발 우선순위가 뒤로 밀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12일 이뮤노반트는 SEC 공시를 통해 바토클리맙 권리 반환 가능성에 대해 한올과 논의를 시작했다고 지난 10일(현지시간) 밝혔다. 바토클리맙의 갑상선안병증(TED) 3상 결과 역시 기존 올해 말 발표에서 2026년 상반기 두 건을 동시에 공개하는 방식으로 일정을 변경했다.

이뮤노반트 측은 "파트너사인 한올과 바토클리맙의 일부 권리를 한올에 반환하는 가능성에 대해 논의를 시작했다"면서 "이뮤노반트는 해당 계약상의 의무를 모두 이행했다고 판단하지만, 한올이 우리의 입장에 동의하지 않을 수 있으며 권리 반환 문제에 대해 합의에 이르지 못해 중재 또는 소송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이뮤노반트는 바토클리맙에서 확보한 운영적 임상 경험, 연구자 네트워크, 기존 결과 등의 데이터와 통찰을 활용해 IMVT-1402 개발 프로그램을 보완하고 잠재적으로 속도를 높이고 있다"면서 파이프라인 무게중심이 후속 물질인 IMVT-1402로 쏠린 점을 인정했다.

IMVT-1401과 IMVT-1402는 모두 FcRn 억제제 계열 자산으로, 1세대인 IMVT-1401은 경쟁약 비브가르트(Vyvgart) 대비 더 높은 혈중 IgG(면역글로불린 G) 감소 효과를 보여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뮤노반트는 1401의 효능을 유지하면서 부작용을 최소화한 차세대 분자인 IMVT-1402 개발에 속도를 내왔다.

이외에도 시장에서는 이뮤노반트가 IMVT-1401 대신 IMVT-1402에 집중하는 배경에 대해 TED 상업화의 불확실성이 커진 점을 지적한다. 현재 TED 시장에서 널리 인정받고 있는 치료제는 IGF-1R 억제제인 테페자(Tepezza)다. 반면 IGF-1R이 아닌 기전으로 접근한 후보물질은 글로벌 개발 과정에서 뚜렷한 성공 사례를 보여주지 못했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FcRn 억제제 계열인 IMVT-1401 역시 TED에서 강력한 시장성을 확보할 수 있을지에 대해 이뮤노반트 측이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비리디안 테라퓨틱스(Viridian Therapeutics)의 VRDN-001·003이 빠른 반응성과 높은 효과로 강력한 TED 치료제 후보로 떠오르면서 향후 TED 시장 경쟁 구도가 IMVT-1401에게 우호적이지 않다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일각에서는 IMVT-1401 TED 3상 결과가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한다 하더라도 앞서 2상에서 나타난 안구 돌출(Proptosis) 감소 폭을 고려할 때 상업적 성공 가능성은 불확실하다고 보고 있다. TED 치료 시장은 환자 수가 적어 임상적으로 조금이라도 더 강력한 약을 선택하는 경향이 있는데, IMVT-1401은 경쟁 약물에 비해 임상적 우위가 뚜렷하지 않아서다.

이뮤노반트는 최근 5억5000만달러(약 8094억원) 규모 증자를 시행하며 전략 변화에 힘을 싣고 있다. 회사는 조달한 자금과 기존 현금을 합쳐 IMVT-1402의 그레이브스병(GD) 상업화 시점까지 운영자금을 충당하겠다고 밝혔으며, 최대주주 로이반트까지 증자에 참여하면서 차세대 자산 중심의 개발 체계가 더욱 공고해졌다.

한올바이오파마 측은 바토클리맙이 중증근무력증(MG) 임상에서 유효성과 안전성이 검증된 자산임을 강조하며, 이뮤노반트가 계약상 바토클리맙을 합리적으로 개발·상업화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MG 적응증에서 이미 임상이 성공적으로 종료됐는 데도 허가 신청(BLA) 준비가 지연되고 있다는 점을 문제삼으며, 바토클리맙의 신속하고 효율적인 개발·사업화와 그에 따른 마일스톤 지급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올바이오파마 관계자는 "이뮤노반트와 바토클리맙 개발 방향성 관련 협의를 위한 논의에 진입한 것은 맞다"면서 "아직 확실한 결정이 있거나 한 상황은 아니고, 가급적 양사가 모두 이득을 볼 수 있는 방향으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뮤노반트가 집중하고 있는 IMVT-1402 관련해서는 "계약상 'HR161'이라고 하는 프로젝트 단으로 기술이전 된 것으로, 그 안에 바토클리맙과 IMVT-1402가 같이 후보 물질로 들어있던 것"이라면서 "동일한 계약 안에서 움직이게 된다"라고 했다.

한편 TED 3상 결과는 내년 상반기 중 이뮤노반트의 임상시험보고서 도착 시점에 따라 한올 공시를 통해 순차적으로 공개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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