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납기냐 NATO냐···캐나다 잠수함 사업, 韓·獨 막판 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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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기냐 NATO냐···캐나다 잠수함 사업, 韓·獨 막판 승부

등록 2026.06.17 17:06

김제영

  기자

CPSP 우선협상대상자, 이달 중 선정 전망'실전 배치·납기' 한국 VS 'NATO 연계' 독일사업 이행 가능성·리스크 관리 능력 승부처

그래픽=이찬희 기자그래픽=이찬희 기자

최대 60조원 규모의 캐나다 차세대 잠수함 사업(CPSP)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이 이달 중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한국과 독일의 수주 경쟁이 막판으로 치닫고 있다. 한국은 신속한 인도 일정과 실전 운용으로 입증된 잠수함 기술력을 강점으로 내세운 반면, 독일은 NATO 연계성과 기존 방산 협력 네트워크를 무기로 수주전에 나선 모습이다.

17일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캐나다 정부는 CPSP 우선협상대상자를 이달 중 선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스티븐 퓨어 캐나다 국방 조달 국무장관은 캐나다 언론사를 통해 "6월 말까지 선정될 것"이라며 대규모 조달 사업을 매우 빠른 속도로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쟁 구도는 한화오션·HD현대중공업 연합과 독일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스(TKMS)의 양강 체제로 압축됐다. CPSP는 빅토리아급 잠수함 4척을 대체할 디젤 잠수함 최대 12척을 건조하는 사업으로, 유지·보수·정비(MRO) 사업을 합하면 최대 60조원 규모로 추산된다.

한화오션은 도산안창호급(KSS-Ⅲ) 잠수함을 기반으로 내세우고 있다. 도산안창호급은 이미 한국 해군이 운용 중인 3000톤급 잠수함이다. 최근 도산안창호함은 캐나다 인근 해상에서 현지 해군·공군과 연합훈련을 수행하며 캐나다 현지에 실전 운용 능력을 보여준 바 있다. 캐나다 입장에서는 실전 배치된 함정의 성능을 직접 확인했다는 점이 의미가 있다.

빠른 납기도 핵심 강점이다. 기존 캐나다군의 잠수함 4척은 2035년 퇴역을 앞두고 있으며, 납기가 늦어질 경우 전력 공백이 불가피하다. 한화오션은 2032년 첫 잠수함 인도, 2035년까지 4척 공급하는 계획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TKMS는 NATO 동맹국 간 공동 운용 체계를 앞세우고 있다. TKMS의 잠수함 모델 212CD는 독일·노르웨이가 공동 개발 중으로 실전 배치된 이력이 없다. 다만 NATO 표준에 기반한 운용·정비 체계로 유럽 방산 공급망과 연결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운용 경험이 없더라도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운용이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한 모습이다.

특히 TKMS는 상대적으로 약하다고 평가받는 납기 능력을 보완했다. 독일과 노르웨이 해군에 배정된 생산슬롯 일부를 조정해 캐나다에 우선 배정하기로 하면서다. 이를 통해 2036년까지 잠수함 4척을 인도할 수 있다는 수정안을 내세우며 가세했다. 그동안 한국이 강조해온 빠른 납기 전략이 캐나다 측에 상당한 평가를 받아 이를 의식했다는 해석도 있다.

당초 이번 수주는 잠수함 기술력보다 절충교역과 자국 산업 및 경제 발전에 대한 기여도를 중시한 만큼, 사실상 국가 간 산업협력 패키지 경쟁으로 확대된 모습이다.

실제 한국은 철강, 에너지, 수소, 인공지능(AI), 위성통신과 유지·보수·정비(MRO) 인프라 구축 등을 포함한 대규모 투자형 산업협력 패키지를 제안했다. 독일 역시 NATO 연계 유럽 공급망 편입, 우주산업 협력, 방산 기술 이전 등을 포함한 절충교역을 내세우며 맞섰다.

다만 양국 모두 캐나다 정부가 요구하는 수준 이상의 산업협력 패키지를 제안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어 협력 규모 자체로 승률을 가늠하기 어려워진 상황이다. 수십조원 규모의 경제 효과와 고용 창출을 약속하면서 산업 협력 분야에서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한화그룹은 CPSP 수주 시 올해부터 2044년까지 캐나다 국내총생산(GDP)에 최대 963억 캐나다달러(약 104조원)를 기여하고 연평균 2만2500명 이상의 고용 효과를 창출할 수 있다고 추산하고 있다. 독일 측 역시 860억 캐나다달러(93조4000억원) 규모의 GDP 효과와 연평균 5만명 수준의 고용 창출 효과를 제시하며 경제적 파급력을 강조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최종적으로 사업 이행 가능성과 리스크 관리 능력이 승부를 가를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캐나다 정부가 양국의 강점 중 어느 쪽의 사업 리스크를 더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고 판단하느냐가 최종 선택의 기준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 가운데 정부 차원에서도 막판 지원에 나섰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차 프랑스 에비앙을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은 현지 시간 16일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졌다. 회담에서는 국방·안보·에너지·핵심광물 등 주요 분야에서 전략적 파트너십 강화를 합의한 가운데 CPSP와 관련해서도 심도 있는 논의가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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