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스테이블코인 공존 시험대···회의론 속 돌파구 찾기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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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블코인 공존 시험대···회의론 속 돌파구 찾기 고심

등록 2025.12.09 11:20

문성주

  기자

한은, 내년 CBDC 2차 테스트 재개...은행권 동참 가닥한은 'CBDC·스테이블코인 공존' 구상...상호 연동 계획정부·여당과 입장차 여전..."과도한 통제 벗어나야" 지적도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한국은행이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2차 테스트를 예고하면서 한은이 그리는 'CBDC-스테이블코인 공존'이 담긴 디지털화폐 생태계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다만 이미 전세계 금융시장이 미국 주도의 스테이블코인 시장으로 재편되고 있는 만큼 업계에서는 두 디지털화폐가 공존할 수 있을지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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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ick Point!

한국은행이 내년 CBDC 2차 테스트를 예고

CBDC와 스테이블코인 공존하는 디지털화폐 생태계 구상

전세계 스테이블코인 시장 미국 주도로 재편 중

현재 상황은

CBDC 테스트 일시 중단 후 내년 재개 예정

정부,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공식화

CBDC-스테이블코인 연동 및 은행 중심 도입 논의

맥락 읽기

CBDC와 스테이블코인 공존에 업계 회의론 존재

정부·여당·한은 간 입장차 여전

은행 중심 발행, 리스크 최소화 방안 검토

반박

한은, 스테이블코인 통한 자본유출과 코인런 우려

과도한 공포 조장 비판도 제기

혁신 배제 시 거시적 손실 우려 목소리

주목해야 할 것

CBDC 인프라와 스테이블코인 연계 틀 논란

CBDC, 정부 정책 연계·안정성 측면에서 필요성 제기

통제와 혁신 사이 균형점 모색 과제

9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CBDC 테스트 재개와 함께 추후 CBDC와 스테이블코인을 함께 활용하는 디지털화폐 생태계를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기관 전용 CBDC를 기반으로 은행이 토큰 예금을 발행하고 스테이블코인은 외부 블록체인에서 운영되지만 필요할 땐 두 디지털화폐가 상호 연동되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한은은 내년 잠정 중단됐던 CBDC 테스트를 재개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한은은 지난 4월 소비자 10만명을 대상으로 CBDC 실거래 테스트를 진행하고 2차 테스트를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정부가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공식화하며 잠정 중단한 바 있다.

김동섭 한은 디지털화폐기획팀장은 지난달 말 '코리아 핀테크위크'에서 "디지털 화폐가 도입된다고 중앙은행이나 은행들의 역할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며 "블록체인과 토큰화 기술을 금융 인프라에 어떻게 접목해 발전시킬지 계속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중앙은행과 상업은행의 투 티어(Two-Tier) 금융 제도 틀을 유지하면서 금융 시스템 안정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디지털 혁신을 도모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시장에서는 CBDC와 스테이블코인의 공존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뚜렷하다. 이미 전세계 금융시장이 미국 주도 스테이블코인 시장으로 재편되는 등 스테이블코인 중심으로 무게가 쏠린 상황에서 CBDC가 양립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다.

CBDC와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상호 공존을 위해서는 현재진행형인 대치적 시각부터 해결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스테이블코인을 두고 정부와 여당, 한은이 여전히 시각차를 보이고 있는데 이제는 어느 정도 입장을 하나로 모아야 할 때"라며 "서로 다른 의견만 고수할 경우 CBDC와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공존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여전히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은행 중심으로 발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은행부터 단계적으로 도입해야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의견이다. 이 총재는 "인공지능(AI) 에이전트가 빠르게 의사결정을 내리고 자동으로 거래를 수행하는 시대엔 사람이 하나하나 개입할 수 없기 때문에 화폐 자체가 프로그램으로 돼야 한다"며 "당분간은 은행 중심으로 만들어서 그런 수요에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정부와 여당은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지분 51% 이상을 은행 컨소시엄이 보유하도록 하는 입법 방향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민간 발행사가 스테이블코인을 찍어내게 되는 만큼 통화 안정과 금융리스크 확대 방지를 위해 과반 이상의 지분을 은행이 갖고 있게 하는 대비책을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한은은 스테이블코인을 통한 자본자유화, 코인런 등에 대한 우려를 표하고 있다. 스테이블코인이 단순 거래 수단을 넘어 기업 간 결제, 국경 간 송금까지 확장되는 금융 인프라로 자리 잡고 있기 때문에 개인이 재산을 국외로 자유롭게 가지고 나갈 수 있는 길을 열어줄 수 없다는 취지다.

이 총재는 "국민 전체 합의가 돼서 금융산업 발전을 위해 자본자유화를 하고 이를 위한 방법으로 스테이블 코인을 도입하자고 한다면 논리적으로 맞는 방식"이라면서도 "아직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있기 때문에 자본자유화를 완전 허용하는 데 대해선 공감대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한은의 '안전 제일주의'가 과도한 공포 조장이라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민병덕 민주당 의원은 한은이 스테이블코인으로 인한 코인런(대규모 인출 사태) 등을 과도하게 조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위험하다는 이유만으로 혁신을 배제하고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을 늦춘다면 광범위한 분야에서 거시적·전략적 손실이 뒤따를 것이라고 봤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미래를 CBDC 인프라와의 연계 틀 안에서만 가두려고 하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라며 "통제해야만 안전하다는 생각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신뢰도와 정부 정책 연계 측면에서 발행 주체가 중앙은행인 CBDC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CBDC 1차 테스트에서 예산 논란이나 소비자 친화적 측면 등에서 아쉬운 부분은 있었다"면서도 "어찌됐든 중앙은행이 발행 주체가 되는 CBDC가 성공적으로 흘러가면 안정면에선 더 뛰어날 테고 정부 정책 등과의 연계적 측면에서는 더욱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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