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조현준 회장의 '뚝심'···효성重, 美멤피스 초고압변압기 공장 증설

산업 중공업·방산

조현준 회장의 '뚝심'···효성重, 美멤피스 초고압변압기 공장 증설

등록 2025.11.18 10:49

고지혜

  기자

2300억원 추가 투자···28년까지 생산능력 50%↑조현준 회장의 선구안···美 765kV 변압기 시장 1위 직접 글로벌 유력 인사 만나며 전력시장 사업 모색

효성중공업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 초고압변압기 공장 전경. 사진=효성 제공효성중공업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 초고압변압기 공장 전경. 사진=효성 제공

효성 조현준 회장이 멤피스 초고압변압기 공장을 미국 내 최대 규모 변압기 공장으로 만든다. 10년 넘게 미국 765kV 초고압변압기 시장에서 독보적인 1등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주도권을 더욱 확실하게 잡겠다는 구상이다.

효성중공업은 18일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 초고압변압기 공장에 1억5700만달러(약 2300억원)를 투자해 오는 2028년까지 초고압변압기 생산능력을 50% 이상 확대하기로 했다.

효성중공업의 추가 증설은 AI 전력 인프라 시대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적기 대비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조 회장의 주문에 따른 결정이다.

효성중공업은 멤피스 공장 인수부터 이번 추가 증설을 포함해 세 차례의 증설까지 총 3억달러(약 44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해 왔다. 이번 추가증설로 효성중공업의 멤피스 초고압변압기 공장은 미국 내 최대 규모의 생산능력을 보유하게 됐다.

멤피스 공장은 미국 내에서 유일하게 765kV 초고압변압기 설계와 생산이 가능한 공장이다. 765kV 초고압변압기는 설계 및 생산 난이도가 높은 전력기기로, 기존 345kV나 500kV 대비 송전 손실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미국 송전망에 설치된 765kV 초고압변압기의 절반 가까이 공급해오면서 2010년대 초부터 미국 시장에서 독보적인 점유율 1위를 유지 중이다.

효성중공업은 이번 현지 생산 기반 강화를 통해 고객들의 대용량 전력을 안정적으로 처리할 설비의 적기 공급 요구를 충족하고, 미국 공급망 주도권을 확실히 잡겠다는 계획이다.

앞서 조 회장은 미국 내 생산 거점이 향후 전력 인프라 시장 경쟁력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보고 지난 2020년 미국 테네시주에 위치한 초고압변압기 공장을 인수했다. 인수 당시 여러 리스크가 있다는 내부 우려에도 불구하고 미 전력시장의 미래 성장성과 멤피스 공장의 넓은 부지 활용성을 고려, 현지 생산기지 확보가 필수적이라고 판단하고 과감하게 인수를 추진했다.

조 회장은 일찌감치 AI의 발전에 따른 싱귤래러티의 시대가 올 것이라고 전망하고, 효성중공업이 글로벌 산업 재편을 이끌 전력 인프라 시장의 게임체인저가 돼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또한 전 세계에 걸친 폭넓은 인적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수많은 유력 인사들과 교류하며 글로벌 전력시장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해왔다. 올해에도 크리스 라이트 미국 에너지부장관, 알 카아비 카타르 에너지부장관을 비롯해 새프라 캐츠 오라클 CEO, 파티흐 비롤 국제에너지기구 사무총장 등 실리콘밸리의 많은 IT 전문가, 에너지 업계 리더들을 만나 에너지 산업 변화와 사업 협력에 대한 심도 깊은 논의를 나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으로 알려진 빌 해거티 상원의원과 지난 10월 '한미일경제대화' 등 올해 세 차례나 만나 긴밀히 소통했고, 빌 리 테네시주지사와도 만나 멤피스공장을 북미 전력산업의 핵심기지로 만드는 데 협력하기로 했다. 이외에도 미 트럼프 행정부로부터 스타게이트 등 에너지 인프라 구축 프로젝트 참여를 제안받고 적극 검토 중에 있다.

조현준 회장은 "전력 산업의 미래는 설비뿐만 아니라 전력 흐름과 저장, 안정성을 통합 관리하는 역량에 있다"며 "이번 증설을 통한 북미 시장에서의 위상을 기반으로 글로벌 넘버 원 토털 솔루션 프로바이더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