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이후 투자 강화 업종 주목국민성장펀드·정부 정책 모멘텀 작용효율적 투자 기업, 코스피 장세 이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9일 코스피는 4000선을 돌파한 후 이틀 만에 4080선을 넘어서며 사상 최고치로 마감했다. 이날 역시 코스피 시장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 중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1.01%, 7.10% 오르며 지수를 뒷받침하는 모양새다.
증권가는 반도체에 쏠린 상승세가 점차 완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단기 실적 개선이 주도한 집중장이 이어지고 있지만, 점차 '누가 더 미래에 투자할 여력을 갖췄는지'가 주도주의 새 조건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최근에는 설비투자와 연구개발(R&D)을 확대하는 기업들이 이러한 흐름의 중심에 서고 있으며, 반도체 이후 상승세를 이어갈 동력으로 꼽힌다.
김민규 KB증권 연구원은 "설비투자(CAPEX) 확대는 단기적으로 비용 부담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생산성 향상과 현금흐름 개선을 이끄는 핵심 요인"이라며 "CAPEX와 매출 성장이 동시에 늘어날 때 초과수익이 발생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투자를 지속할 수 있는 체력과 전략을 갖춘 기업이 코스피 4000 이후 장세의 주도권을 가져갈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반도체가 쉬어가더라도 코스피 4000선을 지탱할 수 있는 힘은 대규모 설비투자 업종에서 나온다"며 "전력·방산·조선 등은 투자 사이클 재개로 다음 국면의 중심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모든 투자가 성장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투자에 따른 현금흐름 개선 속도가 업종별로 엇갈리고, 건설 등 일부 산업은 회복이 더디다"며 "효율적 투자를 지속할 수 있는 기업만이 다음 사이클의 성과를 누릴 것"이라고 했다.
정책 측면의 모멘텀도 CAPEX와 함께 증시의 뒷받침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정부가 '생산적 금융 대전환'을 기치로 추진 중인 150조원 규모 국민성장펀드 집행이 본격화되면, 정책자금이 민간 설비투자와 맞물리며 투자 기반 경기 확장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달러 약세 흐름이 이어질 경우, 과거 두 차례(1986~89년·2003~07년)처럼 3~4년간 지속된 구조적 상승장이 재현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김민규 연구원은 "달러 약세가 이어지고 정부의 재정 정책이 맞물릴 경우, 이번 코스피 4000 돌파는 세 번째 구조적 상승장의 초입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뉴스웨이 문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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