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17 반전 흥행에···부품株 '활활'

LG이노텍·삼성SDI·삼성전기 등 주가 강세

단기 주가 급등에 차익실현 매울 주의

애플 아이폰17 시리즈가 출시 초기 예상보다 높은 수요를 보이며 '반전 흥행'에 성공하자 국내 부품주가 일제히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초기 실망감으로 부진했던 주가가 판매 호조 소식에 반등하면서 투자심리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후 1시 9분 기준 LG이노텍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2.02% 오른 19만7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아이폰17 공개 전날(지난 9일) 종가와 비교하면 16% 이상 상승한 수치다. LG이노텍은 애플에 듀얼 카메라 모듈과 3D 센싱 모듈을 공급하고 있다.

고의영 iM증권 연구원은 목표주가를 23만원으로 상향하며 "초기 수요가 긍정적이어서 현 시점에서도 매수 관점이 가능하다"고 평가했다. 특히 2026년 가변조리개 탑재로 카메라 모듈 부가가치가 개선될 것이라며 영업이익을 6980억원으로 제시, 5년 만의 증익 가능성을 언급했다.

같은 시각 삼성SDI도 전 거래일 대비 0.48% 상승한 2만8500원에 거래 중이다. 삼성SDI는 아이폰에 OLED를 공급하는 삼성디스플레이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연성회로기판을 제작하는 비에이치는 0.84% 상승한 1만9320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 거래일에는 애플에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등을 공급하는 삼성전기, LG이노텍과 더불어 디스플레이 부품을 공급하는 덕산네오룩스가 각각 4.70%, 8.13% 상승하며 강세를 기록했다.

이번 반등은 애플의 아이폰 가격 동결과 사양 업그레이드가 맞물린 결과라는 분석이다. 아이폰17 일반·프로맥스 모델은 출고가를 동결하면서도 120Hz 화면 주사율을 적용하고 기본 저장 용량을 128GB에서 256GB로 확대하면서 주요 기능을 강화했다.

김민경 하나증권 연구원은 "특히 과거 아이폰11~13 시리즈 사용자들의 교체 수요가 이번 판매를 이끈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중국 내 수요 회복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김 연구원에 따르면 애플은 중국 내 초기 반응을 근거로 일반 모델의 생산량을 40%가량 늘리도록 협력사에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JP모건도 아이폰17 시리즈의 초기 반응이 예상보다 양호하다며 내년 회계연도 아이폰 판매량이 전년 대비 2%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일각에서는 단기적으로 주가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 매물이 나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지만, 금리 인하 기대감과 유동성 환경이 뒷받침되는 상황에서 아이폰17의 호조는 단순한 단기 이벤트를 넘어 국내 부품주 전반에 순환매 장세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 연구원은 "아이폰17 판매량이 전작과 유사한 1억3700만대에 이를 것으로 기대된다"며 "2026년 아이폰 출시 20주년을 맞아 대규모 하드웨어 업그레이드와 폴더블 라인업 추가가 예정돼 있어 밸류체인 실적은 저점을 지났다"고 말했다.

고 연구원은 "당초 아이폰17 시리즈의 성과가 전작 대비 유사하거나 부진할 것으로 전망했으나 초기 반응이 예상보다 긍정적인 상황"이라며 "부정적 심리가 주가에 선반영된 이후 '바이더딥(저가매수)' 기회가 열릴 것으로 판단했지만, 실제로 판매 호조가 나타났기 때문에 현 시점에서도 매수 관점의 대응이 가능하다고 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