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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실적 곤두박질 금양인터내셔날···'셀럽 와인'에 반전 기대

유통·바이오 식음료

실적 곤두박질 금양인터내셔날···'셀럽 와인'에 반전 기대

등록 2025.09.10 16:41

서승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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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이후 실적 하락 가속화고환율·경쟁 심화에 금융비용 부담프리미엄 제품+셀럽 효과로 반전 모색

실적 곤두박질 금양인터내셔날···'셀럽 와인'에 반전 기대 기사의 사진

와인 유통기업 금양인터내셔날이 실적 급감의 늪에 빠졌다. 경기 침체와 와인 수요 위축, 경쟁사의 성장세 속에서 입지가 좁아졌고 가격 전략 부재와 환율 리스크까지 겹치며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다. 영업이익은 한 자릿수로 추락했고 금융비용도 감당하지 못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금양인터내셔날은 2024년 매출 1063억원, 영업이익 9억8904만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11.4%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82.4%나 줄었다. 2023년 영업이익이 56억1669만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불과 1년 새 수익 구조가 급격히 흔들린 것이다. 지난해에는 당기순이익도 적자로 전환됐다.

이 같은 실적 하락은 단기적인 현상이 아니다. 2019년 304억원에 달했던 영업이익은 2020년 139억원으로 반토막 난 뒤 2021년 264억원으로 일시 반등했지만 2022년 186억원, 2023년 56억원, 2024년 9억여원으로 매년 내리막길을 걸었다. 같은 기간 인건비와 운영비 등 고정비는 늘었고 2024년 이자비용만 21억1726만원에 달해 영업이익보다 두 배 이상 많았다. 실질적으로는 영업으로 금융비용도 감당하지 못하는 '좀비기업' 상태라는 지적이 나온다.

기업공개(IPO) 계획도 사실상 무산됐다. 금양인터내셔날은 2023년 상장을 목표로 준비를 해왔지만 수년간 이어진 실적 부진으로 인해 기업가치 산정이 어려워지자 상장을 무기한 연기했다. 당시 내부에서는 "현 상황에서 외부 투자를 받아도 밸류에이션이 제값을 받기 어렵다"는 판단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금양인터내셔날의 실적 부진은 전반적인 와인 시장의 침체와 맞물린다.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국내 와인 수입량은 2022년 7만1020톤에서 2023년 5만6542톤, 2024년에는 5만2036톤으로 2년 새 약 27% 줄었다. 코로나19 기간 일시적으로 늘었던 와인 수요가 꺼지면서 업계 전반에 공급 과잉과 소비 위축이 동시에 나타난 것이다.

가격 전략 실패도 발목을 잡았다. 주요 경쟁사들이 가격 인상으로 원가 부담을 일부 상쇄한 반면 금양인터내셔날은 가격을 동결해 시장 점유율 유지를 시도했다. 그러나 수익성이 급격히 떨어지며 오히려 역효과를 낳았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고환율로 인한 수입 원가 상승, 고정비 증가, 노동 비용 상승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수익성은 더욱 나빠졌다.

이런 상황 속에서 금양인터내셔날은 최근 '셀럽 와인'과 프리미엄 와인을 내세우며 반전을 꾀하고 있다. 지난 8월 배우 안소희와 협업해 '쉬머 소비뇽 블랑'과 '쉬머 피노누아'를 출시했으며 글로벌 프리미엄 와인 브랜드 '돈 멜초 2022 빈티지'도 공식 론칭했다. 미국 와인 브랜드 '코퍼 케인'과 협업한 '벨레 그로스 발라드' 한정판도 선보였는데 이는 배우 김희선과 협업해 기획된 제품이다.

회사 측은 "시장 침체 속에서 소비자와의 접점을 넓히기 위해 프리미엄 제품과 셀럽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다"며 "시장 분위기를 개선하고 브랜드 인지도를 높여 수익성을 회복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단기 마케팅 전략으로 구조적인 부실을 극복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현재의 유통 중심 비즈니스 모델로는 수익성을 끌어올리기 힘든 만큼 자체 브랜드 강화, 직수입 구조 개선, 가격 전략의 정교화 등 근본적인 구조 전환 없이는 실적 회복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에서는 와인 소비가 이미 정체기에 접어들었다고 보고 있다"며 "금양인터내셔날이 '셀럽 와인' 전략으로 얼마나 실질적인 반등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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