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법 등록 10곳 중 1곳 추정···도심권 숙소 공급 급감 전망관광객 급증 속 수요 대비 한계···호텔·레지던스 반사이익 주목공유숙박 규제 장벽 '풍선 효과' 가능성도···업계 "제도 개선 시급"
11일 업계 등에 따르면 에어비앤비는 지난해 7월 플랫폼에 등록되는 숙소에 대해 영업신고증 제출을 요구하는 '등록 의무화' 정책을 발표하고 1년간의 준비 기간을 부여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오는 10월부터는 신규 등록 숙소에, 2025년 10월부터는 기존 숙소에 해당 요건이 적용된다. 이는 법적 의무는 아니지만, 공유숙박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완화하고 플랫폼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자율 조치라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에어비앤비 관계자는 "단기적으로 플랫폼 수익에 타격이 있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건전한 시장 환경 조성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업계는 이번 조치로 인해 상당수 미신고 숙소가 플랫폼에서 퇴출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국내 에어비앤비 등록 숙소는 약 7만여 곳으로 추산되지만 이 중 합법적으로 등록된 '외국인관광도시민박업' 숙소는 7000여 곳 수준으로 알려졌다. 나머지는 현행법상 영업이 불가능한 상태다.
특히 한국은 다른 나라에 비해 제도권 진입 장벽이 높은 편이다. 현행법상 등록 가능한 숙소는 집주인의 실거주 요건을 충족해야 하며 아파트는 인접 세대의 동의를 받아야 하고 오피스텔은 등록이 불가능하다. 이러한 규제로 인해 합법 숙소의 공급 속도는 매우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에어비앤비는 "공식적으로 퇴출될 숙소 수는 확인된 바 없으며 시장에서 나오는 3만 곳 추정치는 사실과 다를 수 있다"고 선을 그었다.
숙박 시장의 불균형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해 1~5월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약 720만 명에 달하며 하반기에는 중국 단체관광객 무비자 입국 허용, 국제 행사 개최, 항공노선 회복 등의 영향으로 연간 2000만 명에 육박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미 성수기 도심권과 인기 관광지에서는 '만실' 상태가 반복되고 있는 가운데 에어비앤비 숙소 공급까지 줄어들 경우 가격 급등과 예약난이 불가피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호텔, 레지던스 등 기존 합법 숙박업체들이 단기적으로 수혜를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단기 임대업체인 블루그라운드는 올해 국내에 진출해 강남, 청담, 여의도 등 주요 도심에서 평균 90% 이상의 예약률을 기록하며 빠르게 안착 중이다.
일각에서는 미신고 숙소들이 에어비앤비를 떠나 부킹닷컴, 트립닷컴 등 다른 OTA(온라인 여행 플랫폼)로 옮겨가는 '풍선 효과'도 우려된다. 실제로 일본은 2018년 미등록 숙소를 강력하게 규제한 이후, 공급 급감과 숙박요금 급등을 경험한 바 있다.
서원석 경희대 호텔경영학과 교수는 "제도권 숙소의 수용력이 한정된 상황에서 규제 강화와 공급 축소가 맞물리면 병목 현상이 심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에어비앤비 측은 "이번 조치는 단순한 규제 준수 차원이 아니라 한국 사회 내 공유숙박의 이미지 개선과 제도권 편입을 위한 선제적 노력"이라며 "정부와의 협의를 통해 제도 개선도 함께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뉴스웨이 양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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