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블코인법', 금융 시장 혁신과 글로벌 경쟁력 제고 목적이자 지급 금지·상장 심사 강화로 이용자 보호 방점실무 해석·후속 조치 필요성··· 업계 의견 적극 수렴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열린 설명회에서는 정책·학계 인사를 비롯해 업계, 언론 등 다양한 관계자들이 참석해 시장 변화에 대응한 제도 설계와 필요성 등에 대해 논의했다.
안도걸 의원은 "스테이블코인은 이미 디지털 경제 핵심 인프라로 자리 잡은 만큼 국내에서도 안정성과 신뢰를 기반으로 한 제도적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며 "비용과 편의성에서 큰 강점이 있는 스테이블코인의 힘을 제대로 활용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발행인 조건 대폭 상향···관리 감독 체계 강화
이날 설명회에서는 입법 취지와 함께 주요 법안 내용이 구체적으로 소개됐다. 이번 법안은 ▲스테이블코인 유형을 담보 기반의 '가치안정형'으로 한정하고 ▲발행인은 반드시 금융위원회 인가를 받아야 하며 ▲자기자본 50억원 이상의 금융기관과 주식회사, 국내에 지점을 둔 외국 법인으로 한정해 엄격한 자격요건을 적용한다.
또 ▲발행 잔액의 100% 준비자산 보유 및 분리관리 ▲이용자 우선상환권 보장 ▲이자 지급 전면 금지 ▲가상자산사업자(거래소)의 상장 적격성 심사·공시·정기 점검 의무 부과 ▲긴급조치권 부여 등 이용자 보호에 방점을 찍었다. 관리 감독에는 금융당국, 한국은행, 기획재정부가 협의하도록 명시했다.
법안 발의에 참여한 학계 전문가들도 설명을 이어갔다. 신상훈 연세대 교수는 "일본이나 유럽연합(EU) 등 해외는 이미 스테이블코인의 법적 지위를 분리해 관리하고 있다"며 "국가·기관별로 개념 정의와 제도설계가 다르지만 공통적으로는 자산담보 확보와 명확한 감독체계 도입이 핵심"이라고 짚었다.
문철우 성균관대 교수는 "과점화된 국내 금융시장 내 스테이블코인은 경쟁과 혁신, 포용성 확대의 촉매"라며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 금융 인프라와 합쳐져 혜택이 금융 약자·신생 핀테크·스타트업까지 폭넓게 확산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최승필 한국외대 교수는 "스테이블코인은 결제·송금에서 효율성과 글로벌 통화 호환성이 높아 공공분야와 산업부문의 결제 인프라로도 활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디지털 결제 뒤처져선 안 돼···인플레 걱정은 과도"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업계는 실무적인 해석과 우려를 제기했다. 현장에서는 VAN·PG사 등 기존 지급결제 인프라 연계, 발행인과 가상자산사업자(VASP)의 책임 범위 등에 대한 보다 명확한 후속 규정 필요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스테이블코인 법안에서는 VAN사나 기존의 금융회사들이 제공하고 있는 서비스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규제를 밝히고 있지 않다"며 "발행과 유통에만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신상훈 교수는 "거래소가 스테이블코인 상장평가 시 이용자 보호에 방점을 두도록 한 조치"라며 "다른 법안과 병합되든 이 부분은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스테이블코인의 사용처와 관련된 질문에 황세운 연구원은 "사용처는 시장 주도로 만들어져야 한다"며 "법안에서 정부가 용처를 특정하게 되면 시장의 경직성이 커질 수 있으므로 배제했다"고 답했다.
해외발행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규제 방식, 이자 지급 금지 등 구체적 조항에 대한 질의도 있었다.
이와 관련해 황 연구원은 "스테이블코인은 지급결제수단이므로 이자 지급이 이뤄지면 가치 변동이 초래된다"며 "EU의 미카(MICA) 법, 미국 지니어스 법, 일본 자금결제법 모두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의 이자 지급을 금지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스테이블코인 발행 이후 다양한 서비스, 디파이(탈중앙화금융) 시장이 생겨날 수 있다. 이건 민간의 영역"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은행이 최근 제기한 스테이블코인이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해 안도걸 의원은 "과도한 우려"라고 일축했다.
끝으로 안 의원은 "이 법안을 발의한 이유가 디지털통화로의 전환 시대에 뒤처지지 않고 앞서 나가기 위함"이라며 "지금 밀려들고 있는 달러 기반의 스테이블코인도 방어해야 한다. 빨리 합의를 이뤄내고 의견을 모으는 데 협조해주셨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뉴스웨이 한종욱 기자
onebell@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