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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9부능선 넘은 구조개편···두산, SMR 더 키운다

산업 에너지·화학

9부능선 넘은 구조개편···두산, SMR 더 키운다

등록 2024.11.26 15:24

수정 2024.11.26 15:26

황예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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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문턱 넘은 두산그룹, 주총만 남아분할·합병 성공 시, SMR 사업 탄력 전망"SMR 분야서 4년간 약 62기 수주 목표"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두산그룹이 사업 개편 추진 넉 달 만에 분할·합병 9부 능선을 넘었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는 두산이 줄곧 진행해 온 대형 원전 및 소형모듈원자로(SMR) 등 에너지 신(新)사업이 한층 더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금융감독원은 두산그룹이 제출한 정정신고서를 최종 승인했다. 이번 정정신고서는 두산이 지난 7월 15일 금감원에 처음으로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지 약 4개월 만이자, 무려 여섯 번째 제출한 정정 신고서다.

두산 분할·합병, 시기적으로 살펴보니


9부능선 넘은 구조개편···두산, SMR 더 키운다 기사의 사진

시기별로 살펴보면 두산은 지난 7월 처음으로 시장에 사업구조 개편안을 발표하면서 금융감독원에 1차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당시 두산은 사업구조를 3개 부문으로 재편하고, 지배구조 개편을 실시하겠다는 방침이었다. 구조개편 대상은 ▲두산에너빌리티 ▲두산밥캣 ▲두산로보틱스 등 3개사로, 에너빌리티 자회사인 밥캣을 떼어내 로보틱스에 편입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금감원이 같은 달 24일 두산의 증권신고서를 이례적으로 반려하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당시 금감원은 두산에 구조개편 배경과 주주가치에 대한 결정 내용 등을 구체적으로 보완하라고 요구했다. 두산은 당국의 보완 요구를 반영해 8월 5일 2차 정정신고서를 제출했으나, 금융당국이 같은 달 말 또 한 번 반려를 결정하면서 난항을 겪었다.

이에 두산은 8월 말 금융당국에 백기를 들고 밥캣과 로보틱스의 포괄적주식교환을 철회했다. 당시 양사 CEO는 각각 주주서한을 내고 "사업구조 개편 방향이 긍정적일 것으로 예상되더라도, 주주분들 및 시장의 충분한 지지를 얻지 못하면 추진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두산은 9월 10일 곧바로 세 번째 정정신고서를 제출했고 같은 달 25일 예정됐던 주주총회 일정을 연기했다. 이에 따라 ▲합병반대의사 통지접수 기간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기간 ▲채권자 이의제출기간 ▲합병기일 등 지배구조 개편 일정도 함께 중단됐다. 25일 주총을 열기 위해선 소집 통지 기간 등을 고려해 이날까지 금감원에 정정보고서를 제출해야 하기 때문에 주총 연기가 불가피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21일에는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기존 논란이었던 두산밥캣을 두산에너빌리티에서 떼어내 두산로보틱스 자회사로 두는 방안을 재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합병 비율은 1대 0.043으로 상향 조정(기존 1대 0.031)했는데, 이는 두산에너빌리티 주식 100주를 보유한 주주가 로보틱스 주식을 기존보다 약 1주가량 받을 수 있는 구조다.

박상현 두산에너빌리티 사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주주에게 최대한 많은 주식이 지급되는 방향으로 분할합병비율을 변경했다"며 "사업구조 재편으로 두산에너빌리티, 두산로보틱스 양사의 성장이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향후 주주들의 추가적 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후 금감원은 지난 22일 두산로보틱스가 제출한 두산에너빌리티 간 분할·합병 증권신고서를 최종 승인했다. 지난 7월 두산그룹이 합병 추진을 발표한 지 약 4개월 만이다.


SMR·대형 원전 등 신사업 '주목'



두산그룹이 금감원의 문턱을 넘으면서 그간 추진해오던 에너지 사업을 확장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 회사의 사업구조 개편이 최종적으로 이뤄지면 업계는 가장 눈에 띌 사업으로 소형모듈원자로(SMR)를 지목하고 있다.

두산은 당초 ▲클린에너지(두산에너빌리티) ▲스마트머신(두산밥캣, 두산로보틱스) ▲반도체 및 첨단소재(두산데스나) 등 3대 사업 부문의 개편 방안을 내놨다. 이에 따라 지배구조 개편 성공 시 두산에너빌리티가 주축으로 맡게 될 클린에너지 부문 즉, SMR과 가스·수소터빈 등의 사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SMR은 원자로, 증기 발생기, 냉각재 펌프 등 주요 기기를 하나의 용기에 모두 담아 일체화한 원자로다. 즉 규모가 작은 원자로를 뜻한다. 전기출력이 300㎿(메가와트) 이하이며 대형 원자력발전소에 비해 안전성이 강화되고 입지와 출력의 유연성이 좋다는 특징이 있다. 이에 SMR은 대형 원자로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기술로 평가받으면서 최근 시장 선점을 위한 글로벌 업계 경쟁도 치열해지는 분위기다.

두산은 에너빌리티를 중심으로 2021년부터 글로벌 SMR 사업을 적극적으로 이끌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이미 2019년 미국 SMR 업체 뉴스케일파워에 지분을 투자하며 사업 협력에 나섰고, 2022년 뉴스케일에 약 1억400만달러 규모의 지분 투자를 단행하면서 기자재 공급권도 확보했다.

두산은 파트너 협력을 기반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 중이다. 현재 두산에너빌리티는 미국 SMR 개발 기업인 엑스에너지와 손잡고 SMR 개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앞서 에너빌리티는 2021년 엑스에너지와 주기기 제작을 위한 설계 용역 계약을 맺은 바 있으며 지난해 초에는 엑스에너지에 500만달러(약 70억원) 상당의 지분을 투자하며 사업을 확장해 나갔다.

두산에너빌리티는 현재 주요 연구개발과제의 일환으로 고온로 SMR 개발에 힘 쏟는 모습이다. 최근 IR 보고서를 통해 고온로 SMR 시장 진출을 위한 해석 기술·코드를 확보하는 등의 기대효과를 바라보고 있다고 밝혔다.

또 회사는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SMR 분야에서 향후 4년간 약 62기 수주를 목표로 수립하고 시설 투자를 통해 연 20기 규모의 제작 시설 확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두산그룹은 내달 12일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하고 분할·합병 안건을 승인할 예정이다. 이번 안건은 전체 주주의 3분의 1 이상 및 참석 주주의 3분의 2 이상이 동의해야 한다. 승인 후에는 내년 1월 31일까지 사업 재편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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