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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건설 상장 엇갈린 행보···떠나는 신세계건설, 컴백하는 태영건설

부동산 건설사

건설 상장 엇갈린 행보···떠나는 신세계건설, 컴백하는 태영건설

등록 2024.10.02 17:21

수정 2024.10.02 17:24

김성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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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 신세계건설 주식 매수해 자진 상장폐지 추진"1조 유동성 확보" 주총서 확정···사전정보 유출 의혹태영, 감사의견 '적정' 자본잠식 해소···연내 재개 목표

[DB taeyoung, 태영건설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DB taeyoung, 태영건설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경색과 원자재 가격 급등 등으로 건설업계의 불황이 길어지면서 건설사들이 엇갈리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말 자본잠식에 빠졌던 태영건설은 자산 매각과 부실 사업장을 정리하면서 6개월 만에 주식 거래 재개의 발판을 마련했다. 반면 신세계건설의 경우 적자폭이 확대되면서 그룹차원의 자진상폐를 결정하며 경영효율화를 꾀하고 있어서다.

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건설 대주주인 이마트는 신세계건설 지분을 공개매수하고 자진 상폐를 추진한다. 이마트는 지난달 30일부터 부터 내달 29일까지 총 30일간 신세계건설 기명식 보통주식 212만661주(발행주식총수의 27.33%)에 대한 공개매수를 진행하기로 했다.

이마트가 보유한 보통주 546만8461주(70.46%)와 신세계건설 자사주 17만1432주(2.21%)를 제외한 나머지 유통주식을 모두 사들이겠다는 것이다.

공개매수가격은 1주당 1만8300원이다. 이마트는 이번 공개매수를 통해 자발적 상장폐지 요건인 지분 비중 95% 이상을 확보할 계획이다. 지분 100% 확보 시 필요한 자금은 약 388억원 규모다. 앞선 예정수량을 모두 사들일 경우 이마트는 발행주식총수의 97.79%(758만9122주)를 확보하게 된다.

신세계건설은 그간 그룹내 '아픈 손가락'으로 지목돼 왔다. 대구, 부산 등 지방의 주요 사업장이 미분양된 것이 치명적이었다. 대구 칠성동 '빌리브 루센트', 대구 본동 '빌리브 라디체', 부산 아파텔 '빌리브 명지 듀클래스' 등 주요 사업장의 계약률이 절반도 채 되지 않았다. 이에 올 상반기 매출액은 4284억원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46.4% 급감했고, 영업손실은 432억원에서 643억원으로 늘었다. 신용평가사들의 신용등급 하락도 잇달았다.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는 신세계건설 신용등급을 'A/부정적'에서 'A-/안정적'으로 내렸다. 이에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은 유동성 위기에 놓인 신세계건설을 구하기 위해 올해 4월 대표이사와 영업본부장 등 핵심 경영진들을 모두 교체했다.

이마트는 신세계건설의 정상화를 위해 일단은 상장폐지를 자진 결정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상장사보다는 비상장사로 신속하게 조직개편과 의사결정을 하겠다는 것이다. 그간 신세계건설의 재무건전성 회복을 위해 여러 자회사를 동원하는 등 조치를 취했지만 역부족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신세계건설은 지난해 말 신세계영랑호리조트를 흡수합병하며 약 650억원 규모 자금을 확충했다. 지난 2월에는 조선호텔앤리조트에 레저사업부문(골프장, 아쿠아필드) 일체를 2078억원에 넘겼다. 또 지난 5월 이마트로부터 자금보충약정을 받아 6500억원 규모 신종자본증권을 발행, 부채비율을 지난해 말 951.8%에서 161.1%까지 줄였다.

이마트 관계자는 "신세계건설은 올해 들어 1조원 이상의 유동성을 확보해 재무 건전성을 대폭 강화해 왔다"면서 "이를 바탕으로 부실 사업장 정리 작업을 비롯한 본격적인 구조 개편에 나설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어 "부실사업장 정리 등 사업조정 과정에서 대위변제(보증채무이행), 채무보증이행 등 추가 손실이 발생해 단기적으로 주가 하락 요인이 발생할 수 있다"면서 "소수 주주의 피해를 미리 방지하기 위해 대주주의 책임경영 측면에서 상장폐지를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자진 상장 폐지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일부 소액주주들이 정보가 사전에 샌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 회사 주가가 최근 상승세를 타고, 거래가 폭증하는 등 이례적인 모습을 보이며 일각에서 정보가 사전에 유출된 것 아니냐는 의문을 표하고 있어서다. 신세계건설의 주가는 이번 공개매수 발표 전 10영업일 동안 약 30% 상승하는 등 연일 급등세를 보여서다. 실제 지난달 11일 주가는 1만2500원이었으나, 이후 별다른 호재 없이 급등해 이날 종가기준 1만8150원에 도달했다. 아울러 신세계건설 자진상장 폐지와 관련이 있는 한 증권사 창구에서 공개매수 발표 직전 대량 매수 주문이 체결된 것으로 알려지며 일부 의구심이 불거지고 있어서다.

신세계건설 CI신세계건설 CI

반면 워크아웃을 진행중인 태영건설은 코스피 거래 재개 작업에 착수했다. 앞서 태영건설은 2023년도 재무제표에 대해 외부감사인의 '의견거절'로 상장폐지 위기에 빠진 바 있다. 하지만 이후 6개월 만에 감사보고서 '적정' 의견을 받아 주식거래 재개 발판을 마련했다.

태영건설은 재감사를 통해 2023년 감사보고서에 대한 '적정' 의견을 받았고, 자본잠식 해소를 입증하는 감사보고서도 받아 한국거래소에 제출했다고 지난달 27일 공시했다. 한국거래소는 조만간 상장폐지실질심사위원회를 열어 주식 거래 적격 여부를 올해 안에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공시에 따르면 2024년 반기 말 별도 기준 태영건설 자산 총계는 감사 전 3조3841억원에서 6285억원이 감소한 2조7556억원, 부채 총계는 감사 전 3조185억원에서 6677억원이 감소한 2조3508억원, 자본총계는 감사 전 3656억원에서 392억원 증가한 4048억원이다.

핵심은 주식거래 재개다. 한국거래소는 조만간 상장폐지실질심사위원회를 열어 연내 주식거래 적격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주식거래가 재개되면 태영건설의 영업과 수주 활동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태영건설은 올해 워크아웃을 밟는 동안에도 지난 3월 한국도로공사가 발주한 1862억원 규모의 '서산영덕고속도로 대산~당진 간 3공구' 건설공사, 5월에는 사업비 2822억원 규모의 '춘천공공하수처리시설 이전·현대화 민간투자사업' 등을 수주한 바 있다.

실제로 8월에는 광명시 자원회수시설 증설공사 실시설계적격자, 서부산의료원 신축공사 우선협상대상자로 각각 선정됐다. 지난달 26일에는 최대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사업장이던 서울 마곡지구 원그로브(CP4)를 준공했다.

태영건설은 부동산 PF 사업장을 정리하는 등 자본금 확보에도 사활을 걸고 있다. 모회사인 티와이홀딩스는 알짜계열사인 에코비트를 매각하고 태영건설은 여의도 사옥을 처분했다. 앞으로 루나엑스 골프장과 광명 테이크호텔도 매각할 계획이다. 태영건설은 핵심 계열사인 SBS를 제외하고 팔만한 물건들을 대거 정리하며 1조6000억원 규모 자구안을 속속 이행하고 있다.

태영건설 관계자는 "현재 상장폐지 사유는 2가지 모두 해소했으나 자본잠식 관련한 상장적격성 실질심사가 남아있는 상황"이라며 "실질심사가 마무리되면 주식시장에서 거래가 재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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