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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SPC 3세 허진수·허희수, 광폭 행보···'승계 시계' 빨라지나

유통·바이오 식음료

SPC 3세 허진수·허희수, 광폭 행보···'승계 시계' 빨라지나

등록 2024.10.02 15:54

김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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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은 베이커리, 아우는 신사업···경영 보폭 확대허영인 '경영 공백'···승계·계열분리 가능성 고개비알코리아·섹타나인 사옥 이전···구도 명확해져

그래픽=이찬희 기그래픽=이찬희 기

허영인 SPC그룹 회장의 두 아들인 허진수 사장과 허희수 부사장이 각자의 영역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그룹 내 경영 포복을 넓히고 있다. 허 회장의 사법리스크로 인한 공백을 메우는 한편 SPC그룹의 승계 작업에 속도가 붙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허진수 파리크라상 사장은 지난달 윤석열 대통령의 체코 순방 경제사절단에 동행해 파리바게뜨의 동유럽 시장 진출 방안을 논의했다. 허 사장은 파리바게뜨 유럽 리더십 회의를 개최하고, 체코 투자청장과 금융당국 및 주요 은행 관계자를 만났다.

허진수 사장은 파리바게뜨의 해외 진출을 총괄하며 글로벌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가 경제사절단에 동행한 건 지난해 베트남과 중동에 이어 세 번째다. 국내 베이커리 시장의 성장이 정체된 상황에서 해외로 눈을 돌려 성장 발판을 마련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허 사장은 지난 2014년 SPC그룹 글로벌부문(BU)장에 오르며 파리바게뜨의 해외 사업을 이끌었다. 2022년 1월 사장으로 승진한 후 글로벌 사업에 앞장서며 보폭을 넓히는 모양새다. 파리바게뜨는 현재 미국과 프랑스, 중국, 영국, 캐나다, 베트남 등 11개국에서 600여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허희수 SPC그룹 부사장은 베이커리를 제외한 국내 신사업을 맡고 있다. 허 부사장은 지난 2018년 일신상의 이유로 3년간 공백을 가진 뒤 2021년 11월 SPC그룹 마케팅 솔루션 계열사 섹타나인 책임 임원으로 복귀했다. 이듬해인 2022년 비알코리아 전략총괄임원에 선임됐다.

앞서 그는 지난 2016년 미국 수제 버거 브랜드 쉐이크쉑을 국내에 성공적으로 안착시켰단 평가를 받으며 경영 능력을 한 차례 입증한 바 있다. 쉐이크쉑은 오는 2025년 25개 점한다던 목표를 지난 4월 조기 달성했고, 쉐이크쉑 강남 1호점 개점 이후 강남은 수제 버거의 성지로 자리매김했다.

올해 허 부사장은 AI 기술을 활용한 브랜드 혁신에 방점을 찍고 현장 경영 행보를 밟고 있다. 비알코리아의 배스킨라빈스와 던킨이 플래그십 스토어 개점 및 신제품 행사를 직접 챙기고 브랜드 로고부터 메뉴 개발 등 과정에서 아이디어를 제시하며 사업을 주도하는 있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SPC그룹이 본격적인 승계 작업에 들어가는 게 아니냐는 예측이 나온다. 허영인 SPC그룹 회장이 보석으로 풀려나긴 했으나 당분간 경영 참여가 어렵고, 70대 중반 고령의 나이로 건강이 쇠약해진 만큼 두 아들의 역할과 책임이 더욱 중대해진 상황이다.

현재 두 형제의 승계 구도는 명확하다. 장남인 허 사장은 파리크라상과 SPC삼립을, 차남 허 부사장은 비알코리아와 섹타나인, 빅바이트컴퍼니(쉐이크쉑) 등을 물려받을 걸로 예측된다.

SPC그룹은 식품·원료·IT/서비스·유통 부문 사업 계열사를 각각 분리 운영하고 있는 상태다. 식품 부문은 SPC삼립과 파리크라상, 비알코리아가, 원료 부문은 SPL과 SPC PACK이 있고, IT/서비스는 섹타나인, 유통 부문은 SPC GFS가 있다.

SPC그룹의 상장사인 SPC삼립의 지분 구조는 파리크라상이 최대주주로 40.66%, 허진수 사장 16.31%, 허희수 부사장 11.94%, 허영인 회장이 4.64%를 보유하고 있다.

다만 파리크라상의 경우 허 회장이 63.31%, 허 사장 20.33%, 허 부사장 12.82%를 가지고 있다. 향후 허 회장 지분의 향방에 따라 승계 구도에 변화가 있을 수 있단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일각에선 계열 분리에 대한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차남인 허영인 회장이 앞서 창업주인 고 허창성 명예회장으로부터 샤니를, 장남인 허영선 회장이 삼립식품을 물려받은 전례가 있어서다. 지난해 비알코리아와 섹타나인이 양재동 사옥을 떠나 강남구 도곡동 신사옥으로 이전하면서 승계 구도가 더욱 명확해졌단 분석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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