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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신도심 건설 따라 본사 이전···'디벨로퍼' HDC현산 행보에 쏠린 눈

부동산 건설사

신도심 건설 따라 본사 이전···'디벨로퍼' HDC현산 행보에 쏠린 눈

등록 2024.09.09 16:26

장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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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운대역세권 개발 본격화···본사 이전하고 쇼핑몰·호텔·아파트 복합개발강남→용산→광운대···본사 이전 때마다 일대 대규모 개발 동참·주도본사 이전부지 인근 지역, 재개발·재건축 활성화 정책에 집중혜택 전망

HDC 강남사옥.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HDC 강남사옥.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

HDC현대산업개발이 본사 이전계획이 본궤도에 올랐다. 해당 계획을 포함한 광운대역세권 개발에 대한 사업계획 승인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개발사업 본격화와 함께 인근 지역의 도시개조사업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노원구는 지난달 30일 HDC현대산업개발(이하 현산)이 제출한 광운대역세권 개발사업의 주택건설사업계획을 승인했다. 현산은 오는 11월 본격적인 공사에 돌입할 계획이다.

광운대역세권개발은 서울시 노원구 월계동 광운대역 일대 약 15만㎡의 철도 시설 부지를 개발하는 사업이다. 4조5000억원 규모의 사업비를 투입해 3000여가구의 아파트와 스트리트몰, 상업시설, 호텔, 오피스, 웰니스 센터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서울 노원구 광운대역 물류부지 개발 조감도. 사진=서울시 제공서울 노원구 광운대역 물류부지 개발 조감도. 사진=서울시 제공

광운대역세권개발은 현산이 본사 이전을 검토하고 있다는 부분이 특히 주목을 받는다. 현산은 지난 5월22일 서울시와 노원구, 현산 간 업무협약에서 2028년까지 본사이전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계획이 실현되면 현재 서울 용산 아이파크몰 건물에 근무 중인 본사인원 1800여명 가량이 광운대로 이전하게 된다.

업계에선 현산이 단순히 서울시의 요구로 본사이전이라는 행보를 결정한 것은 아닐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오히려 더 큰 목표를 염두에 뒀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광운대역세권 뿐 아니라,동북권 일대 개발 사업을 석권하려는 포석으로 볼 수 있다는 것.

오승록 노원구청장, 오세훈 서울시장, 최익훈 HDC현대산업개발 대표이사가 광운대역 물류부지 동북권 신생활 지역·경제거점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식을 갖고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사진=노원구청 제공오승록 노원구청장, 오세훈 서울시장, 최익훈 HDC현대산업개발 대표이사가 광운대역 물류부지 동북권 신생활 지역·경제거점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식을 갖고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사진=노원구청 제공

실제로 현산은 정부와 서울시가 새로운 도심지를 개발하려는 움직임을 보일 때마다 '본사이전'이라는 강수를 두며 치고 나간 전력이 있다. 현산의 출발 자체가 압구정 등 강남일대 개발과 함께 한데다 부지를 매입하고 개발하는 디벨로퍼(부동산개발사)를 정체성으로 삼아온 것과도 연관이 깊다.

현산은 정주영 회장이 이끌던 현대그룹이 1976년 압구정 현대 아파트를 만들기 위해 주택사업부를 독립시켜 '한국도시개발'을 출범시킨 것이 모태다. 사실상 현대그룹의 주택사업을 도맡다시피 했다.

1986년부터 정몽구 회장이 맡아 운영하던 현산은 1999년 삼촌인 정세영 회장에게 경영권이 넘어가면서 그룹 분리의 길을 걸었다. 이 시기에 사옥으로 짓던 곳이 현재의 강남파이낸스센터다. 다만 외환위기의 영향으로 입주를 하진 못하고 현재 강남구 삼성동의 HDC지주 사옥자리로 가게 된다.

강남사옥 시절 현산은 삼성동 현대아이파크를 지으면서 다시금 명성을 드높였다. 사옥 바로 옆 한국전력공사에서 발주한 공사들도 든든하게 곳간을 채웠다. 한국수력원자력 등 한전의 계열사 상당수가 강남사옥에 함께 입주해 있던 시절도 있었다. 현재 강남사옥은 현산의 지주체제 전환 후 지주회사인 HDC가 사용 중이다.

HDC현대산업개발 사옥이 있는 서울 용산 아이파크몰 전경. 사진=HDC현산 제공HDC현대산업개발 사옥이 있는 서울 용산 아이파크몰 전경. 사진=HDC현산 제공

현재 본사가 입주해 있는 용산 아이파크몰은 철도청이 1999년 발주한 공사를 수행하면서 탄생한 스페이스9이 그 전신이다. 이후 현산이 1600억원을 들여 리모델링을 하며 재탄생한 것이 아이파크몰이다. 현산은 아이파크몰 8, 9층에 자리를 잡았다.

당시 서울시도 용산 일대에서 한강 르네상스 프로젝트와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등에 시동을 걸었다. 다만 이러한 계획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로 한동안 미뤄졌고, 재개발 보상을 둘러싼 갈등 속에 발생한 용산참사 등으로 우여곡절을 겪었다.

광운대역세권 개발도 인근에 호재가 많다. 부지 앞 광운대역은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 C노선이 정차한다. 부지 북측 1㎞ 거리의 월계역엔 동북선이 연결될 예정이다. 부지 서쪽 장위동과 남쪽 이문동은 뉴타운사업이 한창 진행 중이다. 서울시가 신도심으로 육성하려는 7개 광역중심지 중 하나인 창동‧상계중심도 1호선으로 4개 정거장, GTX로는 한 정거장 거리다.

미래 먹거리도 풍부하다. 반경 5㎞ 안에 재개발‧재건축 대상단지가 100여곳이 넘는다. 노원구엔 상계‧중계‧하계‧월계‧공릉, 도봉구엔 창동 등 노후택지가 자리 잡고 있다. 도봉구 번동‧쌍문동, 강북구 미아동, 중랑구 중화동‧상봉동 일대도 재개발 대상지가 많다.

정부와 서울시에서도 정책적으로 이 지역의 정비사업 활성화에 힘을 싣고 있다. 정부는 8‧8대책을 통해 역세권 일대에 법적상한의 1.3배까지 용적률 혜택을 주는 특례법을 추진 중이다. 서울시는 공시지가가 낮은 곳에 임대주택 비율을 줄여주는 '보정계수'를 이달부터 적용한다. 노‧도‧강(노원‧도봉‧강북) 일대 단지들은 1‧4‧7호선을 따라 역세권인 곳이 대부분이고, 공시지가가 25개 자치구 중 가장 낮은 곳으로 꼽힌다.

현산도 이러한 점을 염두에 두고 영업 전략을 펼치고 있다. 올해 초 2개 팀으로 나눠서 운영하던 도시정비 영업팀을 '수주팀'으로 통합하면서 강북사업소장을 전체 수주를 총괄하는 '수주팀장'으로 영전시킨 것이 대표적이다. HDC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광운대역세권 개발사업에 힘을 싣고 있는 것이 맞는다"면서 "본사 이전도 적극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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