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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몸값 치솟았다···HMM 민영화 '시계제로'

산업 항공·해운

몸값 치솟았다···HMM 민영화 '시계제로'

등록 2024.08.22 08:18

황예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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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실적 HMM···연간 '2조클럽' 눈앞몸값 상승에 재매각 여부는 '안갯속'"기업 가치 높을 때, 민영화 추진해야"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최근 HMM의 몸값이 높아지면서 회사의 민영화 작업은 더욱 안갯속으로 들어가고 있다. 해운운임 상승, 영구채 전환 등으로 인해 기업 가치가 상승한데다, 매각 가격도 치솟고 있어 올해 HMM 재매각 추진에 진통을 겪을 것이라는 게 업계 전반적인 시각이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HMM의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1조514억원으로, 전년 대비 125% 성장했다. HMM이 1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낸 것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업황 수혜를 봤던 지난 2022년 이후 2년 만이다.

올해 들어 HMM의 몸값은 크게 뛰었다. 치솟은 해상운임 영향으로 수익성을 끌어올리면서 기업가치가 상승했을 뿐만 아니라 채권단 지분 확대로 HMM의 매각 가격이 급등했기 때문이다. 다만 회사 가치가 상승하는 것과 별개로 HMM의 민영화 실현 가능성은 점차 불투명해지는 상황이다.

앞서 산은과 해진공은 지난해 말부터 HMM '새 주인 찾기'에 나섰으나, 올해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던 하림과의 협상이 결렬되면서 매각은 원점으로 돌아왔다. 당시 하림은 매각 측에 주주 간 계약 유효기간을 5년으로 제한하고, 컨소시엄으로 참여한 사모펀드 JKL파트너스의 지분 매각 기한에 예외를 적용하는 안 등을 제안했으나 매각 측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며 결렬됐다.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은 지난 6월 기자간담회에서 "산은이 HMM 주식과 영구채를 보유하게 되면서 우리 의사와는 상관없이 재무제표가 조 단위로 변동하고 있다"며 "이러한 리스크를 줄여야 하는 데다가 은행이 HMM을 효율적으로 경영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HMM 보유 주식은 조속히 매각하는 게 합리적"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채권단이 보유한 HMM 지분 규모는 계속해서 늘고 있는데, 이는 HMM 민영화에 걸림돌로 작용하는 상태다. 산은과 해진공은 공적자금 회수 명목으로 영구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물량을 도래 시기마다 보통주로 전환하고 있다. 산은·해진공이 보유한 HMM 주식 수는 4억5889만주(합산율 61.07%)로 지난해 7월 말 기준 3억9879만156주(합산율 38.9%) 대비 22.17%포인트(p) 늘었다.

여기에 오는 10월 1억3200만주와 내년 4월 1억4400만주까지 전환하면 채권단의 지분율은 71.7%(7억3480만주)까지 불게 된다. 20일 기준 HMM의 시가총액은 13조3329억원이고 영구채 전환을 마쳤을 시, 현 주가를 단순 반영해 HMM의 몸값을 추산해 보면 약 13조원에 육박한다. 지난해 하림이 내건 6조원 가량의 몸값과 비교하면 약 2배 정도 차이나는 셈이다.

또한 강석훈 산은 회장 임기가 1년밖에 안 남았다는 점도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2022년 6월 취임한 강 회장은 내년 6월 임기를 마칠 예정이다. 내년 4월까지 시행될 영구채 전환까지 끝낸 뒤, 매각 작업에 들어가면 사실상 임기 내 매각을 마무리하기엔 무리가 있다. 지난해에도 매각에 돌입해 최종 결론까지 약 11개월 정도 걸렸다.

강 회장은 지난 6월 기자간담회에서 "재매각이 추진된다면 산은 입장과 더불어 정부의 해운 정책 등 여러 이해관계자들과 다양한 요소들을 고려해 합의된 안을 가지고 임해야 한다"며 "그 시기가 수개월 내로 올 것 같지 않아 지금 당장은 매각 계획이 없다"고 말한 바 있다.

증권가에서는 HMM이 올해 연간 2조원 순이익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한다. HMM의 몸값이 커질수록 재매각은 장기 표류될 것이라는 업계 안팎에서의 우려도 짙어지고 있다.

업계 관련 전문가는 "시황이 좋은 상태에서 회사가 정상화됐으면 빠르게 민간기업으로 키워야한다"며 "매각 성공 여부에 있어 인수 금액보다 기업들의 인수 의지가 더 중요해 보인다"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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