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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배터리 투자 전선 이상無···재무구조도 숨통

산업 에너지·화학 SK 리밸런싱 본격화

배터리 투자 전선 이상無···재무구조도 숨통

등록 2024.07.17 18:55

수정 2024.07.18 08:27

김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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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합병 의결, 아·태 최대 민간 에너지 기업 탄생SK이노 재무부담 ↓···합병회사 EBITDA만 2조 증가SK온·SKTI·엔텀 합병···"배터리 원자재 경쟁력 강화"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SK그룹 에너지 계열사인 SK이노베이션과 '알짜배기' SK E&S가 합병한다. 내달 27일 임시 주주총회를 통과하면 자산만 100조원 규모의 아시아·태평양지역 최대 민간 에너지 기업으로 등극하게 된다.

이번 합병은 SK온을 지원하기 위한 리밸런싱(사업재편) 일환이다. SK이노베이션은 자회사인 SK온을 과도하게 지원하면서 '빚'이 눈덩이처럼 커졌는데 지주사인 SK㈜의 '캐시카우' 역할을 하는 SK E&S와 합병하면서 재무부담을 낮춰 SK온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와 더불어 SK온은 SK이노베이션의 100% 자회사인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이하 SKTI)과 SK엔텀을 품기로 했다. 이번 합병으로 SK온은 재무구조를 개선함과 동시에 사업 지속가능성을 강화할 예정이다.

17일 SK이노베이션과 SK E&S는 각각 이사회를 열고 양사 간 합병안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달 28~29일 SK 주요 계열사 CEO(최고경영자) 20여명이 참석한 '경영전략회의'에서 나온 리밸런싱 작업 중 하나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2021년 10월 배터리 회사를 때어내는 물적분할로 SK온을 출범시켰다. 전동화 시대를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평가하며 배터리 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는 한편 향후 IPO(기업공개)를 통해 대규모 자금을 확보하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SK온은 출범 후 10개 분기 연속 적자가 쌓였고 올해 2분기도 3000억원대 영업손실이 예상되고 있다. 전기차 캐즘(Chasm : 일시적 수요 둔화)이 덮치면서 작년 4분기 흑자전환 약속도 지키지 못했다. 그사이 1분기 기준 순차입금은 15조원을 웃돈다. SK이노베이션도 2019년 12월 대비 3배 가까이 증가한 20조원 이상이 쌓였다. 더군다나 SK온은 설비투자로 지난 3년간 20조원 이상을 쏟았으나 올해에도 추가로 7조원을 사용할 예정이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5월 SK이노베이션과 관련해 "SK온의 대규모 자금 소요와 영업손실 기조는 SK이노베이션 신용도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배터리 사업의 이익 창출 및 재무구조 안정화 여부가 SK이노베이션 신용도의 핵심적인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SK이노베이션에 따르면 합병회사는 자산 100조원, 매출 90조원 수준의 외형을 갖추고 EBITDA(상각전 영업이익)는 합병 전 보다 약 2조 늘어난 5조8000억원 수준으로 커진다. 이로 인해 재무·손익 구조가 개선된다는 설명이다. 또 지난 10년의 세전 이익 변동 폭을 분석한 결과 합병회사의 세전 이익 변동 폭은 215%에서 66% 수준으로 대폭 축소된다. 향후 SK온을 지원하기 위한 자금부담을 줄일 수 있는 대목이다.

SK온은 SKTI와 SK엔텀과 오는 11월1일, 내년 2월1일에 각각 합병할 예정이다. 두 회사 모두 SK이노베이션이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합병은 계획대로 성사될 예정이다.

SKTI는 국내 유일의 원유 및 석유제품 전문트레이딩 회사다. 지난해 영업이익만 5746억원에 달한다. SK엔텀은 국내 최대 사업용 탱크 터미널로서 유류화물의 저장과 입출하 관리가 주 사업 분야다. 이번 합병으로 SK온은 배터리 원자재 확보 경쟁력 및 사업 지속가능성을 더욱 강화할 수 있게 됐다는 설명이다.

SK온 관계자는 "배터리는 전체 원가 중 약 70%가 원자재"라며 "이번 합병으로 리튬, 니켈 등 원자재를 조금 더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이점이 생겼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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