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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中 전기차에 관세 폭탄 예고한 EU···현대차·기아 "기회이자 위기"

산업 자동차

中 전기차에 관세 폭탄 예고한 EU···현대차·기아 "기회이자 위기"

등록 2024.06.14 06:00

박경보

  기자

EU, 중국산 전기차에 최고 48% 관세 부과경쟁 완화로 현대차·기아 반사이익 '기대감'"실효성 낮다" 평가도···"정부 정책지원 절실"

中 전기차에 관세 폭탄 예고한 EU···현대차·기아 "기회이자 위기" 기사의 사진

유럽연합(EU)이 중국산 전기차에 최고 48%에 달하는 관세를 매기기로 하면서 현대차‧기아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단기적으론 유럽 전기차 시장의 경쟁이 완화돼 점유율을 높일 수 있지만, 국내 자동차 산업으로 불똥이 튈 가능성이 높아서다. 전문가들은 제품 및 가격경쟁력 제고와 더불어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 지원이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13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는 12일(현지시간)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반(反)보조금 조사 잠정 결론을 바탕으로 17.4%∼38.1%P의 잠정 관세를 추가 부과하는 계획을 중국 당국과 업체에 통보했다. EU는 중국 전기차 업체들이 부당한 보조금으로 경쟁 우위를 점했다고 판단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중국은 내연기관차보다 더 저렴한 전기차를 만들어내고 있다. 중국 BYD의 씰(Seal) 06 DM-i의 기본가격은 9만9800위안으로, 우리 돈 1886만원에 불과하다. 지난해 기준 BYD의 대당 매출원가는 1만7400달러로 완성차 업계 최저 수준이다. BYD를 비롯한 중국 전기차업체들은 배터리, 반도체 등 핵심부품을 내재화해 매출액 대비 재료비 비중을 경쟁사 대비 6~10%P가량 낮췄다.

EU는 이미 중국산 전기차에 대해 10%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고, 추가 관세율은 제조업체의 조사 협조 여부에 따라 달라진다. BYD, 지리, 상하이차(SAIC)에는 각각 17.4%P, 20%P, 38.1%P의 추가 관세율이 매겨진다. 조사에 협조한 중국 전기차 업체엔 평균 21%P의 추가 관세가 부과되며, 조사에 협조하지 않은 업체에는 일괄적으로 38.1%P의 관세율이 추가로 부과된다. 업체에 따라 최대 48.1%에 달하는 관세가 매겨진단 얘기다.

테슬라, BMW도 타격 불가피···현대차‧기아엔 일단 '호재'


중국에서 전기차를 생산해 EU에 수출하는 테슬라, BMW, 르노 등 글로벌 완성차업체들도 관세 폭탄을 맞게 됐다. 이들 업체는 중국 브랜드와 동일한 평균 21%의 추가 관세를 적용받을 것으로 예상되며, 테슬라는 별도의 관세율이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

EU 집행위가 예고한 상계관세율은 당초 예상됐던 수준(25∼30%)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중국이 자국 시장에서 유럽산 전기차에 부과하는 관세율(15%)도 EU보다 한참 낮다.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EU의 상계관세가 확정되려면 오는 11월까지 27개 회원국의 투표를 통과해야 한다. 일부 회원국들이 중국의 보복 우려 등을 이유로 반발하고 있지만, 일단 현대차‧기아에 유리해졌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에 대해 조철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뉴스웨이와의 통화에서 "현대차‧기아의 전기차들은 한국 생산이든 유럽 현지 생산이든 중국에서 만든 전기차와 (가격적인 측면에서) 경쟁이 어렵다"며 "일단 관세가 높아지면 중국 전기차의 가격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약화되기 때문에 우리 기업에는 나쁠 것 없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이어 "다만 우리 기업들도 전반적인 생산시스템을 혁신해 효율을 높여야 할 것"이라며 "유럽에서 중국차와 경쟁하기 위해 현지생산 체제를 강화하면 상대적으로 국내 생산이 떨어질 수 있어 정부 차원에서도 설비 투자에 대한 세액 공제, 공급망 안정화, 부품업체의 경쟁력 강화 등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中 전기차에 관세 폭탄 예고한 EU···현대차·기아 "기회이자 위기" 기사의 사진

전문가 "관세론 중국차 못 먹어···SW 인력양성 등 차별화 필요"


일각에선 EU가 아무리 관세장벽을 높이더라도 중국 전기차의 공습을 막긴 어려울 것이란 시각도 있다. 유럽 등 주력 시장에서 중국 전기차와의 경쟁은 불가피한 만큼, 소프트웨어 인력 양성 등을 통해 중국과 기술 격차를 넓혀야 한다는 지적이다.

해외공장을 늘리고 있는 BYD는 로컬 브랜드 꼬리표를 떼고 글로벌 완성차업체로 도약한 상태다. 태국, 브라질 등 신흥시장을 시작으로 유럽에서도 헝가리에 공장을 짓고 있다. 특히 유럽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전기차 시장(약 300만대)인 만큼 중국업체들은 현지 생산 체제를 바탕으로 점유율을 지속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항구 자동차융합연구원 원장은 "중국 전기차들은 워낙 원가가 낮기 때문에 관세가 높아지더라도 판매 가격을 낮추면 충분히 버틸 수 있다"며 "중국 전기차는 생산원가가 글로벌 완성차업체 대비 1만달러 이상 저렴하기 때문에 지금보다 가격을 더 낮춰도 수익성을 방어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중국업체들은 이미 유럽 현지에서 생산공장을 늘리고 있어 추가적인 관세의 실효성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본다"며 "현대차‧기아가 당장 위기를 느끼진 않겠지만 부품 산업 등 아래에서부터 위기가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전기차와 맞물려 SDV(소프트웨어 중심의 자동차)도 중요해지고 있지만 국내 소프트웨어 인력은 게임산업에 집중돼 있다"며 "차량용 소프트웨어에 대응할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해 이에 대한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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