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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다사다난한 제약바이오 '핫이슈'

유통·바이오 제약·바이오

다사다난한 제약바이오 '핫이슈'

등록 2024.02.11 11:12

유수인

  기자

새해가 밝은 지 한 달이 지난 가운데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는 다양한 이슈들로 다사다난한 날들을 보냈다. 그래픽=박혜수 기자

새해가 밝은 지 한 달이 지난 가운데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는 다양한 이슈들로 다사다난한 날들을 보냈다. 전례 없는 이종기업간 인수합병(M&A), 경영권 분쟁, 역대급 실적 달성 등 업계를 뒤흔든 이슈들을 정리해봤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업계의 화두는 이종기업간 M&A다. 애초 국내 제약바이오산업은 M&A를 보수적으로 바라보는 경향이 강했다. 다수 기업이 오너 위주의 경영 형태를 보이는데다, 창업주가 핵심 사업인 '신약 연구개발'을 주도하는 구조여서 업의 특성상 M&A가 쉽지 않았다.

'오리온-레고켐', 'OCI-한미약품그룹' M&A···경영권 두고 가족싸움까지
그런데 지난 달 '초코파이' 판매 기업으로 잘 알려진 제과기업 오리온이 돌연 항체-약물접합체(ADC) 전문기업 레고켐 바이오사이언스(이하 레고켐바이오)를 인수해 업계의 이목이 쏠렸다.

오리온은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및 구주 매입을 통해 레고켐바이오를 인수키로 했다. 오리온은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5만9000원에 796만3283주를 배정받았고, 구주는 레고켐바이오 창업자 김용주 대표이사와 박세진 사장으로부터 기준가 5만6186원에 140만주를 매입해 총 936만3283주를 확보했다. 이에 오리온은 레고켐바이오 전체 지분의 25% 이상을 갖는 최대주주가 됐다. 대금 납입 예정일은 오는 3월 29일이다.

인수 절차가 마무리되면 레고켐바이오는 오리온의 계열사로 편입된다. 대신 기존 경영진 및 운영 시스템은 변함없이 유지하기로 했는데, 이 점에서 오리온측이 레고캠바이오와 신약개발 사업의 잠재력을 높게 평가했다고 보여진다.

레고캠바이오가 주력하는 ADC는 특정 항원에만 반응하는 '항체'에 치료 효과가 있는 '화학 약물'을 부착하는 기술이다. 기존 화학요법과는 달리 정상세포가 아닌 종양세포만을 표적하고 사멸시키도록 설계돼 새로운 종류의 항암제로 급부상 중이다. 한국바이오협회와 리서치앤마켓 등에 따르면 ADC의 글로벌 시장 규모는 연평균 약 22%씩 성장해 2026년 약 130억 달러(약 16조5500억원)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레고켐바이오는 지난해 대장암 등 고형암 대상 ADC 치료제 후보물질 'LCB84'를 존슨앤드존슨 자회사인 얀센 바이오텍에 최대 17억 달러(2조2400억원)에 기술이전하면서 크게 주목받았다. 지금까지 회사가 글로벌 제약사들과 맺은 기술이전 계약은 총 13건으로, 최대 8조7000억원 규모다.

뚜렷한 매출원이 없는 바이오기업에게 M&A는 공격적 연구개발 전개에 필요한 자금 확보 창구가 될 수 있다. 기술수출, 기업공개(IPO), 유상증자 등에 의존하기에는 최근 글로벌 경제위기와 투자심리 위축 영향으로 자금조달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업계에선 유동성이 풍부한 기업과의 협력으로 국내 바이오 생태계가 한 단계 성장할 거란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한미약품그룹도 글로벌 제약기업으로 도약을 위해 OCI와 통합을 추진 중이다. 한미약품그룹의 지주사 한미사이언스와 OCI그룹의 지주사 OCI홀딩스는 각사 현물출자와 신주발행 취득 등을 통해 그룹 간 통합에 대한 합의 계약을 지난달 12일 체결했다.

OCI는 에너지·소재 기업으로, 지난 2018년 제약·바이오 사업에 진출한 이후 2022년 부광약품을 인수하며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송영숙 한미그룹 회장측은 이번 통합으로 인해 자금 수요에 대한 숨통이 트였고 5400억원에 달하는 상속세 문제로 인한 기업가치 하락 우려도 해소했단 입장이다.

수천억원 이상이 소요되는 글로벌 임상을 '자체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체력을 갖게 됐다는 점도 의미가 있다고 보고 있다.

임상 중간 단계에서 글로벌 빅 파마와 라이선스 협상을 할 때, 원 개발사가 해당 후보물질을 끝까지 개발해 상용화시킬 수 있는 자금을 보유하고 있는지 여부는 협상의 주도권을 좌우하는 유용한 지렛대가 될 수 있다는 것이 한미그룹측 설명이다.

또 그룹은 OCI가 보유한 해외 네트워크가 한미의 해외 시장 진출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이번에 마련된 재원을 글로벌 헬스케어 시장 확대를 위한 공격적 운영 자금으로 사용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통합 과정에서 한미그룹의 경영권을 두고 가족간 분쟁이 일어나 업계의 안타까움을 사는 일도 벌어졌다.

현재 한미그룹 오너일가의 장남인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과 차남인 임종훈 한미약품 사장은 그룹간 통합을 반대하고 있다. 특히 이들은 해당 계약과 관련해 한미 측이나 가족으로부터 어떠한 형태의 고지나 정보, 자료도 전달받은 적 없다며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그룹을 지켜내겠다는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이들은 지난 달 17일 수원지방법원에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그룹 통합을 두고 가족 간 갈등이 심화되자 업계도 아쉬움을 표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경영권과 관련한 잡음이 있는 게 회사 경영은 물론 제약산업 전반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빨리 해결을 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역대급 실적 쓴 제약바이오···'R&D' 성과 빛 발휘
실적 시즌을 맞으면서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지난 연간 매출에 대한 관심도 쏠리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업계 최초로 지난해 연간 1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냈다. 작년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13% 증가한 1조1137억원이었다. 매출은 전년보다 23% 증가한 3조6946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회사는 올해 초과이익성과급(OPI)을 역대 최대 수준이자 지급 상한선인 연봉의 50%로 확정하고 지난 달 말 전 임직원들에게 지급했다. OPI는 삼성그룹의 성과급 제도로 직전년도 경영실적을 기준으로 초과이익의 20% 한도 내에서 최대 연봉의 50%까지 지급한다.

삼성바이오는 지난해 역대 연간 최대 실적 및 수주 성과를 달성해 그룹 주요 계열사 중 최고 수준인 연봉의 50%를 받게 됐다.

지난 10년간 전통제약사 매출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는 유한양행은 지난해 1조8590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해 '2조 클럽' 가입을 목전에 두고 있다. 영업이익은 568억원, 당기순이익은 1425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57.6%, 57.4% 성장했다.

종근당도 창사 이래 최대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회사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1조6694억원으로 전년 보다 12.2% 성장했고, 영업이익은 2466억원으로 같은 기간 124.4% 성장했다. 당기순이익은 2136억원으로 167.1% 증가했다.

이는 주요 품목의 성장세와 'CKD-510'의 기술이전 성과의 영향이다. 앞서 종근당은 작년 11월 글로벌 제약회사 노바티스와 신약 후보물질 'CKD-510'에 대한 총 13억500만 달러(약 1조7302억원) 규모의 기술 수출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반환 의무 없는 선급금은 8000만 달러(약 1061억원)였다.

SK바이오팜은 자체 개발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의 미국 처방 증대 효과로 작년 4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회사의 4분기 매출액은 1268억원, 영업이익은 152억원이었고 연간 매출액은 3549억원, 영업손실은 371억원이었다.

지난해 세노바메이트의 미국 전체 매출은 2708억원으로 전년 대비 60.1% 성장했다. 금액으로는 1000억원 이상 큰 폭으로 증가했다. SK바이오팜은 올해도 분기 흑자 기조를 계속 이어가며 미국에서 신약을 직접 판매하는 비즈니스 모델의 수익성을 입증하는 원년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첨생법 개정안 통과로 CGT 시장 성장 기대감
세포·유전자치료제(CGT) 개발 업계는 첨단재생의료 및 첨단바이오의약품 안전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이하 첨생법)의 국회 본회의 통과로 산업 성장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국회는 지난 1일 본회의를 열고 보건복지부 소관 법률인 첨생법에 대한 일부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개정안의 주요 골자는 '첨단재생의료 치료제도 도입' 및 '임상연구 대상자 범위 확대'다.

그동안은 대체 치료제가 없거나 중증 희귀난치성 질환 환자들의 사용이 제한돼 연구목적으로만 투여가 가능했다. 하지만 이번 개정안 통과로 환자들은 정식 허가를 받지 않은 첨단재생의료도 안전성만 확보되면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됐다.

이는 치료를 받기 위해 해외로 원정을 떠나던 환자들의 치료 받을 권리를 확보한 것은 물론, 더 많은 임상 데이터를 쌓을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또 임상연구 규제 완화에 따라 관련 산업 발전에도 긍정적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면역세포, 줄기세포, 유전자를 활용해 질환을 치료하는 CGT 시장은 고성장하는 분야로 꼽힌다. 전세계적으로도 개발된 제품은 많지 않은데, 까다로운 개발 과정과 규제 등의 이유로 국내 기업들의 진입은 더욱 쉽지 않았다.

세포치료제를 기반으로 다양한 파이프라인을 개발 중인 차바이오텍은 관련 법령 정비로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입장이다. 특히 조건부 품목허가나 신속심사제에 대한 규정도 명확해진다면 심사기간 단축, 상용화 절차 간소화 등으로 다양한 바이오의약품의 개발 일정이 앞당겨 질 수 있다는 입장이다.

NK세포치료제(SNK) 개발기업인 엔케이맥스도 국내 상업화를 위한 임상연구에 탄력을 붙이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엔케이맥스는 자사 파이프라인에 대해 중대·희귀·난치질환 대상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GC셀(지씨셀)은 해외 중증 희귀난치성 질환 환자들의 국내 유입과 임상 연구를 통해 CGT시장의 성장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회사의 대표적인 항암면역세포치료제인 '이뮨셀엘씨주'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환자들의 국내 처방을 통해 그 효능과 국내 세포치료제의 우수성을 입증받은 바 있다.

제임스 박 지씨셀 대표는 "이번 첨생법 개정안 통과를 계기로 중증 희귀난치성 질환의 치료 기회가 확대됨에 따라 더 많은 국내 환자들에게 치료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에 기쁘다"며 "기존에 진행 중인 CGT 연구개발에 더욱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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