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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작년에만 15종 러시, 흥행작은 '제로'

IT 게임 빗장 풀린 中 게임시장

작년에만 15종 러시, 흥행작은 '제로'

등록 2024.02.14 08:08

김세현

  기자

지난해 말까지 15종 판호 발급···큰 성과는 없어"오래 걸리는 판호···유저들 음지서 즐길 만큼 즐겨""판호 받으면 좋지만···시장 진출 어려운 것 사실"

중국 외자판호를 받은 국내 게임은 15종이나, 흥행작은 없는 실정이다. 그래픽=이찬희 기자중국 외자판호를 받은 국내 게임은 15종이나, 흥행작은 없는 실정이다. 그래픽=이찬희 기자

최근 1년새 중국 외자판호를 받은 국내 게임은 15가지, 장기 흥행작은 '제로'.

중국 당국이 2022년 말 외자판호 발급을 재개한 뒤 받아든 국내 게임의 현지 성적표다. 지난해 중국은 넥슨, 엔씨소프트, 데브시스터즈 등 국내 게임사에게 판호를 연이어 발급해 왔다. 그러나 출시 직후 '반짝' 했을 뿐 이렇다 할 흥행작이 없는 실정이다. 그렇다 보니 업계 일부에선 판호 발급이 이젠 '무용지물'이라는 표현까지 나온다.

중국 판호 발급···성과는?
2022년 12월부터 1년간 중국 국가신문출판국이 발급한 외자판호 중 국내 게임은 15가지였다. 당초 넥슨 메이플스토리M을 비롯해 ▲넷마블 제2의나라:크로스월드 ▲스마일게이트 로스트아크 등이 판호를 받아 현지에 진출했고, 지난해에는 ▲넥슨게임즈 블루아카이브 ▲데브시스터즈 쿠키런:킹덤 ▲엔씨 블레이드앤소울2 ▲ 위메이드 미르M 등이 중국 진출 권한을 부여받았다.

중국 국가신문출판서가 발급하는 판호는 중국 내에서 게임을 서비스할 수 있는 일종의 허가권이다. 내자판호와 외자판호로 분류되는데 내자판호는 중국 게임 개발사를 대상으로, 외자판호는 중국 외 국가 게임 개발사가 만든 게임을 대상으로 한다.

국내 게임은 중국 시장에서 좀처럼 결실을 맺지 못하고 있다. 데브시스터즈는 지난해 12월 쿠키런:킹덤 출시를 앞두고 주가가 5만4200원까지 올랐다. 그러나 실제 진입 후 매출 55위라는 저조한 성과가 나자 주가가 급락하기도 했다. 김하정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쿠키런:킹덤의 중국 매출은 시장의 기대를 하회했고, 최근 주가 급락의 원인이 됐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6월 중국에 정식 출시한 스마일게이트의 에픽세븐은 사전등록자 400만명, 출시 하루 만에 중국 애플앱스토어 매출 순위 12위에 올라서는 등 초반 흥행 조짐을 보였으나, 출시 3개월 이후 순위권에 들지 못했다.

넥슨의 메이플스토리M 만이 일부 긍정적인 지표를 확인했다. 실제 지난해 8월 출시 후 3개월이 지난 시점에도 메이플스토리M은 구글 앱마켓 매출 20위권을 지켰다. 센서타워에 따르면 메이플스토리M은 메이플스토리의 인지도와 적절한 현지화, 다양한 오프라인 이벤트를 성공 요인으로 꼽았다. 엔씨소프트의 MMORPG인 블레이드앤소울2는 올해 중국 출시를 목표로 진출을 준비 중이다.

잇딴 실패에, 판호 무용론도

유저들을 사로잡기 어려운 실정이다. 그래픽=박혜수 기자유저들을 사로잡기 어려운 실정이다. 그래픽=박혜수 기자

게임업계에서는 이런 현상의 배경으로 판호 발급의 지연을 꼽는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이 판호를 즉시 내주지 않는 편"이라며 "일부 관심있는 유저들은 처음 출시된 국가의 서비스를 우회해 즐기곤 한다"고 말했다. 이미 주 고객층은 게임을 해본 터라 중국에 정식 출시됐을 때 반응이 좋지 않을 수 있다는 얘기다.

중국 실정에 맞춘 현지화 과정에서 일부 흥미 요소가 배제되는 면도 있다고 본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 회장은 "한국 게임들은 확률형 게임 기반이 많아 중국 내에선 규제에 걸린다"며 "이를 변경하다 보니 MSG(조미료) 빠진 게임이 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중국의 게임 개발력이 올라오면서 유저들이 눈이 높아졌으며, 중국이 판호 발급을 중단한 동안 중국 유저들은 한국 게임을 잊었을 가능성도 크다"고 설명했다.

업계 한 관계자도 "중국 내 직접적인 서비스가 어려워 퍼블리싱도 찾아야 하고, 중국 당국 규제에 맞춘다면 거의 게임을 새로 개발해야 하기에 출시도 늦어지는데 이 과정에서 매력적인 요소들이 사라지는 경향이 있는 듯하다"고 동의했다.

그렇다 보니 중국 판호 발급이 무용지물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업계 다수의 관계자들은 최근 중국 시장에서의 성공을 중점으로 두지 않는 분위기라고 입을 모았다. 한 게임사 관계자는 "중국 외자판호 받을 수 있으면 좋지만, 안 돼도 어쩔 수 없다"며 "중국 시장에서 성과 거두기가 어려우니 다른 해외 시장을 더 눈여겨보는 듯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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