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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시작부터 삐그덕···7·6 통신대책, 이대로 괜찮나

IT 통신 NW리포트

시작부터 삐그덕···7·6 통신대책, 이대로 괜찮나

등록 2023.07.13 14:16

임재덕

  기자

제4이통 '역대급 바겐세일'에도 "지원자 있을지 의문"통신3社 마케팅 경쟁환경 조성책엔 '탁상행정' 비판도"저렴한 요금제 유도하는 한편, 시행 과정서 개선해야"

통신시장 경쟁 촉진으로 가계통신비 부담을 낮추려는 '7·6 통신대책'이 나온 지 일주일, 업계에선 기대보다 우려가 더 크다. 새로운 이동통신사를 유치하고 중소 알뜰폰 회사들의 합병을 유도해 통신 3사에 대적하도록 하는 계획은 거창하나, 정작 당사자들은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특히 새로운 경쟁상대를 만드는 데만 주력하다 보니, 국민들이 기대하던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폐지와 같은 직접적인 가계통신비 절감 대책이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온라인상에서 '5G 단말기도 LTE 요금제로 개통할 수 있다'는 곁다리 정책이 최대 화두가 된 점이 이를 방증한다.

역대급 특혜에도 매력 없는 제4이통···알맹이 없는 알뜰폰 육성책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난 6일 발표한 '통신시장 경쟁촉진 방안' 핵심은 ▲통신시장의 경쟁구조 다변화 ▲통신3사 마케팅 경쟁환경 조성 ▲인프라 투자 활성화다. 이 중 가장 큰 공을 들인 건 경쟁구도 다변화다. 정부의 구상은 명확하다. 신규사업자(제4이동통신사)와 알뜰폰 기업들을 육성해 후발주자로서 저가경쟁을 주도, 자연스러운 가계통신비 절감 효과를 보겠다는 것이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본관 브리핑룸에서 '통신시장 경쟁촉진 방안'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본관 브리핑룸에서 '통신시장 경쟁촉진 방안'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그에 맞춰 신규사업자 유치에 '역대급 혜택'을 제시했다. 우선 신규사업자가 차별화된 5G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28㎓ 대역 전용주파수(3년)와 앵커주파수(700㎒ 또는 1.8㎓ 대역)를 함께 할당한다.

원하는 권역을 선택해 사업할 수 있도록 길도 열어준다. 전국 단위 기준 주파수 할당 최저경쟁가격은 740억원에 망 구축 의무는 6000대다. 2018년 5G 주파수 할당 당시 2072억원의 최저경쟁가격과 사업자당 1만5000대의 망 구축 의무를 부과한 것과 비교하면 파격적인 조건이다. 권역별 최저경쟁가격은 전국 단위 대비 2~45%, 권역별 의무 구축 기지국 수는 148~2726대다.

할당대가 납부방식도 신규사업자의 사업 초기 진입 부담을 고려, 주파수 이용 기간 후기에 부담이 증가하도록 개선한다. 1년 차에 총액의 25%를 납부한 뒤 균등 분납하던 것을, 1년 차에 총액의 10%만 납부하고 점증 분납하는 식이다.

진입장벽도 완화한다. 신규사업자가 시장진입 초기에 원활한 서비스 제공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 자사 네트워크 미구축 지역에서 기지국·코어망 등 타사 네트워크를 공동이용(로밍) 할 수 있도록 개선하는 한편, 투자부담 경감을 위해 정책금융(최대 4000억원)·세액공제·단말유통 등도 지원한다.

아울러 신규사업자의 신청이 있을 경우 통신시장에 외국인 참가를 촉진하기 위한 제도 개선도 추진할 예정이다. 현행 전기통신법상 국내 기간통신사에 대한 외국인 직접 지분 취득 한도가 49%인데, 원할 경우 한도를 상향해 주는 방안이 한 예다.

정부가 지난 6일 발표한 통신시장 경쟁촉진 방안 주요내용과 업계 우려사항. 그래픽=홍연택 기자정부가 지난 6일 발표한 통신시장 경쟁촉진 방안 주요내용과 업계 우려사항. 그래픽=홍연택 기자

그럴싸한 혜택이지만, 선뜻 나서는 기업이 없을 것이란 게 업계 중론이다. 5G 28㎓ 주파수는 경쟁력 있는 사업을 하기 어렵고 전국망을 구축하자니 비용 부담이 크다. 게다가 큰돈을 들여 수익을 낼 만하면, 통신업을 대상으로 한 정부의 강력한 규제가 기다리고 있으니 이윤추구를 목적으로 하는 기업들엔 매력적이지 않은 선택지인 셈이다.

시민단체 소비자주권시민회의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이익이 보장되지 않는 시장에 천문학적 금액이 투자되는 사업에 영리를 추구하는 사업자가 튼튼한 자금력을 가지고 뛰어들지도 의문이고, 자칫 소비자들의 피해와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다"면서 "그럼에도 통신시장의 경쟁구조 개선을 위해 신규 사업자에게 많은 파격적인 특혜까지 주면서 실패한 28㎓ 대역의 사업자를 확보하는 것이 실질적인 시장경쟁을 촉진하는데 도움이 될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알뜰폰 육성책도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정부는 알뜰폰 사업자의 자생력을 키우고자 '도매제공 의무제도'를 상설화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선 국회에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이 필요한데, 반대기류가 감지돼 장기화할 가능성이 크다. 또 도매대가 산정방식을 다양화한다지만, 구체적인 방안은 정해진 게 없다.

자체설비 보유 사업자(풀MVNO) 육성책도 애매하다. 투자에 대한 미끼는 데이터를 대량 선구매할 경우 할인폭을 크게 해주겠다는 건데, 기업 입장에선 도매대가 개선안 확정 없이 섣부르게 투자하기 어렵다.

단통법 폐지 기대 컸는데···현실은 의미 없는 '추가지원금 한도↑'
국민들의 가계통신비 절감에 즉각적인 효과를 주는 '통신3사 마케팅 경쟁환경 조성' 항목도 비판 대상이다. 사실 국민들은 지원금의 상한선을 정해둔 단통법의 폐지를 바랐다. 그러면 자연스레 통신사 간 지원금 경쟁이 촉진돼 저렴하게 단말기를 구매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에서다.

그러나 정부는 유통망의 추가지원금 한도를 공시지원금의 15→30%로 상향하는 걸로 갈음했다. 이마저도 업계에서는 통신사들이 공시지원금 자체를 낮게 책정하면 추가지원금 상향이 무의미해지는 거라 큰 의미가 없다는 평가다. 단말기 출고가 인하도 무산됐다. 애플과 세계 시장에서 싸우는 삼성전자의 경쟁력을 저해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대신 다양한 중저가 단말이 출시될 수 있도록 힘쓴다는 방침이다.

그렇다 보니 그나마 부수적인 정책들이 국민들의 관심을 받았다. 대표적인 게 단말의 종류와 관계없이 LTE·5G 요금제를 선택해 가입할 수 있도록 하는 개선안이다. 현재 통신사향 5G 단말기는 5G 요금제만 가입할 수 있다. 초고속인터넷 약정기간 후반부 위약금을 인하하고, 이동전화 선택약정 할인제도를 2년에서 1년 중심으로 변경하는 방안도 누리꾼들 사이에서 회자됐다.

다만, 업계에선 이마저도 현장을 모르고 내놓은 정책이란 비판이 많다. 한 관계자는 "현재도 1년 약정으로 통신사 요금에 가입할 수 있지만 대부분이 2년을 선택한다"면서 "단말기 가격이 고가라 2년 약정을 쓰는 관행이 금세 없어지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최적요금제 고지' 긍정 평가···"점차 개선해 가야"
전문가들은 이번 방안의 최종 목표인 가계통신비 인하를 실현하려면 저렴하고 합리적인 요금제가 나올 수 있도록 유도하는 한편, 이번 대책을 실천하는 과정에서 실정에 맞도록 개선해 나가야 한다고 지난 10일 열린 토론회에서 조언했다.

특히 이번 방안에 포함된 이용자의 이용패턴에 기반한 '최적요금제' 고지 의무를 속도감 있게 진행할 것을 주문한다.

황동현 한성대학교 컴퓨터공학과 교수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투명하고 공정하며 저렴한 요금이 제공돼야 한다"며 "정부가 준비 중인 통신요금 정보제공을 통한 고지의무가 시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현주 한국소비자원 시장조사국장도 "소비자의 실제 사용량을 반영한 요금제가 확대되고, 소비자들이 본인의 생활패턴에 가장 적합한 요금제를 선택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강화해야 한다"고 동의했다.

더 나아가 통신사들의 협조도 뒷받침돼야 한다. 정훈 청주대학교 회계학과 교수는 "통신 사업자들은 본원적인 통신서비스의 품질과 가격 경쟁에 집중해야 한다"며 "단말기보조금, 멤버십, OTT 제공 등과 같은 부가 서비스를 통한 경쟁을 지양할 것"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이정순 과기정통부 통신이용제도과장은 "5G가 상용화된 지 상당 시간 지났기 때문에 개선시점이 늦은 면이 있어 아쉽다"면서 "데이터 소량 이용자도 다양한 요금제 선택권을 가질 수 있도록 요금경쟁 촉진 정책을 추진해 이용자 후생을 높이는 방향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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