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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경영진 전부 사퇴하라"···주총서 진땀 뺀 한국타이어

산업 자동차

"경영진 전부 사퇴하라"···주총서 진땀 뺀 한국타이어

등록 2023.03.29 17:45

박경보

  기자

조현범 회장 구속에 대전공장 화재까지 겹악재 본사 찾아 피켓 든 노조···대전공장 정상화 촉구

"경영진 전부 사퇴하라"···주총서 진땀 뺀 한국타이어 기사의 사진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가 29일 정기주주총회에서 주주와 노동조합으로부터 강한 질타를 받으며 진땀을 뺐다. 노조는 조현범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이 대전공장 화재와 오너리스크에 책임지고 사퇴하라며 사측을 강하게 몰아붙였다.

한국타이어는 이날 오전 경기도 성남시에 위치한 본사 사옥에서 제 11기 정기주총을 열고 지난해 재무제표 및 배당‧이사 보수한도 승인 안건을 통과시켰다. 한국타이어는 주주들에게 1주당 800원(보통주 기준)을 지급하고 이사 보수한도를 기존 50억원에서 70억원으로 늘리기로 했다.

이날 주총에 따르면 한국타이어는 지난해 매출액(연결기준) 8조3942억원, 영업이익 705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17.5%, 9.9%씩 늘어난 수치다.

이수일 한국타이어 사장은 "올해는 고금리와 고물가를 포함한 대내외 경영환경이 녹록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신차용 타이어 부문에서 전기차 모델 공급 비중을 20% 수준까지 끌어올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타이어는 올해 매출액을 전년 대비 5% 늘리고 고인치 타이어 판매 비중을 45%까지 확대해 수익성을 제고한다는 방침이다.

주총에서 통과된 안건은 특별한 내용이 없었지만 주총장에는 상당한 긴장감이 조성됐다. 일부 주주들과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타이어지회 소속 조합원들이 경영진의 사퇴를 요구했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27일 검찰은 조현범 한국타이어 회장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및 배임, 공정거래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조 회장은 한국타이어가 지난 2014∼2017년 계열사 한국프리시전웍스(MKT)로부터 약 875억원 규모의 타이어 몰드를 다른 제조사보다 비싼 가격에 구매하는 방식으로 부당 지원한 과정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다. 조 회장은 2017∼2022년 회삿돈으로 자택의 가구나 외제차 구입·리스 등에 쓴 혐의도 받고 있다.

앞서 지난 12일에는 한국타이어 대전공장에 대형 화재가 발생해 소방당국이 13시간 동안 진화작업을 벌였다. 대전공장의 하루 평균 타이어 생산량은 4만~4만5000개 수준으로, 전체 매출액의 16% 가량을 차지하는 사업장이다. 이날 화재로 대전공장은 가동이 중단된 상태다.

이 같은 대형 악재가 잇따라 터진 이후 조현범 회장과 이수일 대표 등 경영진에 대한 책임론이 불거진 상태다. 이날 노조 조합원들은 본사 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너일가와 경영진의 사퇴를 촉구했다. 앞서 지난 21일에도 민주노총과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이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타이어 경영진 사퇴와 국민연금의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를 요구한 바 있다.

노조 측은 "한국타이어는 승계과정에서 벌어진 형제의 난과 오너일가의 범죄행위로 인해 기업가치가 끊임없이 추락하고 있다"며 "기업을 사유화하고 전횡을 일삼은 오너일가는 경영일선에서 책임지고 물러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2019년 조현범 회장 구속당시 내부감시와 통제기능을 강화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오너일가의 전횡을 막지 못했다"며 "조 회장 취임 이후 핵심사업인 타이어에 대한 투자를 축소하고 기업의 인수합병(M&A)과 단기금융상품에 투자를 늘리는 등 지속가능한 경영에도 소홀했다"고 꼬집었다.

주총에 참여한 일부 조합원들과 주주들도 사측에 ▲대전공장 정상화를 위한 대책 ▲오너일가의 사퇴 ▲지속가능한 책임경영 강화 등을 요구하며 이 대표를 질책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대전공장 화재 이후 한국타이어의 노사갈등은 더욱 격화되는 모양새다. 사업규모를 줄이려는 사측이 대전공장 화재를 핑계로 전환배치를 추진하는 것 아니냐는 게 노조의 주장이다. 노조는 주총 다음날인 30일에도 대전공장 앞에서 집회를 열고 조속한 공장 정상화를 촉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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