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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새 수장 노연홍 "내 키워드는 '성과'···제약바이오 R&D지원 중요"

유통·바이오 제약·바이오

새 수장 노연홍 "내 키워드는 '성과'···제약바이오 R&D지원 중요"

등록 2023.03.29 15:04

유수인

  기자

한국제약바이오협회장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정부, 6대 강국 도약 천명···"선언에 그쳐선 안 돼" 국산 원료 약가우대 기간 5년으로 늘려야

노연홍 한국제약바이오협회장노연홍 한국제약바이오협회장

"내 캐치프라이즈가 뭐냐고 묻는다면 '성과를 내겠다'이다. 제약바이오산업에서는 성과를 내지 않으면 죽는다. 블록버스터 신약 개발과 제약강국 도약을 위해선 정부의 연구개발(R&D) 지원 정책에 혁신이 필요하다."

노연홍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회장은 29일 서울 방배동 회관에서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올해 목표와 정부 건의사항 등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노 회장에 따르면, 올해 산업계의 추진전략 중 하나는 블록버스터 신약 창출 생태계 조성이다. 이에 제약바이오협회는 2027년까지 글로벌 블록버스터 신약을 2개 만들고 글로벌 50대 제약·바이오 기업을 3개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그러나 목표 달성을 위해선 R&D 지원정책에 혁신이 필요하다는 게 노 회장의 주장이다.

그는 "제약바이오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건 성과를 내는 거라고 본다. 기술이 좋아도 다른 방법이 동원되지 않아 성공하지 못한다면 죽을 수밖에 없다"며 "하지만 우리 산업계가 축적한 자본 능력은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노 회장은 "정부가 R&D에 많은 비용을 지원해줬다고 하지만 블록버스터 약물이 나오지 않았다. 비판적인 시각에서 바라보면, 너무 쪼개서 나눠주고 있다"라며 "신약개발에는 상당히 큰 자본이 들어간다. 100만원이 필요한 기업에게 50만원을 준다고 해서 50%의 성과를 내는 게 아니다. 이 기업은 0% 성과를 내게 된다"고 꼬집었다.

그러며 "또 너무 단기간에 성과를 내길 바란다. 충분한 기간과 자금을 주지 않고 성과만 내길 바란다. 대규모 정책 펀드 조성 등이 필요하다"며 "이번에 정부가 R&D 자금 관련 거버넌스 구축 및 방법 혁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는데, 퀀텀 점프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경제시장은 어렵지만 정부와 산업계가 힘을 합쳐 해결해 나갈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노 회장은 정부의 산업 육성·지원 정책 등을 바로 추진해야 효과를 볼 수 있을 거라고 주장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 2월 바이오헬스 신시장 창출 전략회의를 열고 6대 제약바이오 강국 실현을 위해 국무총리 직속 디지털·바이오헬스 혁신위원회 설치 등 5대 주요 목표를 내놨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24일 3차 제약바이오산업 육성·지원 5개년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노 회장은 "정부가 2027년까지 목표를 설정했지만 벌써 4년밖에 남지 않아 쉽지 않은 일정이다. 산업계가 최대한 협조하겠지만 신속하게 이뤄지지 않으면 목표를 맞추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실행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선언적 의미로 그쳐선 안 되고, 실질적으로 이행할 방안을 조속한 시일 내에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 회장은 '디지털'과 '제약바이오'의 융합이 제약산업을 성장하는 촉진제가 될 것이라고 봤다.

그는 "우리가 제약바이오 분야에서는 선진국에 비해 조금 떨어지는게 사실이다. 하지만 디지털 관련 기술은 앞서가고 있다. 두 분야를 융합한다면 더 빨리 발전할 수 있지 않겠느냐. 자신감도 표명하는 벤처들도 꽤 있다"고 했다.

이어 "중요한 건 데이터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국민건강데이터는 유래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의 빅데이터를 구축했는데, 이러 것들이 합쳐질 때 지금과는 다른 생태계가 조성될 거라고 생각한다. 물론 개인정보 보호가 중요하기 때문에 이를 신약개발 등에 잘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이 강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 회장은 제약주권에 필수적인 원료의약품 자국화 실현 등을 위한 정부의 대책 마련도 촉구했다.

그는 "기업은 기본적으로 이윤이 나야 상품을 생산한다. 현재 자국 생산 원료의약품을 사용한 제품에 대해 약가 우대를 해주는 정책이 있긴 하지만 기간이 1년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며 "중국이나 인도에서 만드는 원료의약품이 워낙 가격 경쟁력이 있어서 아무리 당위적으로 국산 원료를 사용해야 한다고 해도 이익이 나지 않는 한 사용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판데믹 이전에는 국제적 공급망 분업체계가 유지돼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중국 또는 인도에서 가격경쟁력 있는 원료의약품 수입해서 만드는 회사들이 예측하지 못한 정치적 상황 등에 따라 공급 받지 못하게 된다면 필수의약품 생산 위기가 올 수 있다"며 "특정질환에 대한 의약품 생산을 못하면 환자 개개인뿐만 아니라 국가 전체에 문제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며 "꼭 필요한 부분의 원료자급률이 25% 밑으로 머물고 있다. 최소한 50% 이상으로 끌어올려야 한다"며 "국산 원료에 대한 약가우대 기간도 5년 이상으로 연장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했다.

노 회장은 "산업계 역시 정부의 육성‧지원 정책에 적극 부응해 지속적 혁신을 해나갈 것이다. 산업계와 정부가 합심해 역량을 집중할 때 빠른 시일 내 국가 미래를 좌우할 제약바이오 글로벌 중심국가 도약이 실현될 거라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노 회장은 제27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보건복지부 보험급여과장, 보건의료정책본부장, 대통령실 보건복지비서관 등을 거쳐 식품의약품안전청장, 대통령실 고용복지수석비서관 등을 역임했다. 지난 1일부터는 제22대 한국제약바이오협회장으로 취임해 2년간 회장직을 수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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